193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유진 오닐이 쓴 '밤으로의 긴 여로' 열린책들 판으로부터 옮긴다.
First edition 1956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54569373
'밤으로의 긴 여로'에 등장한 스윈번의 시 '작별' 원문이다. https://www.poetryfoundation.org/poems/45296/a-leave-taking
By SetteTreSette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한강 작가가 쓴 '밤으로의 긴 여로' 독후감인데 스윈번의 시 '작별' 재인용으로 끝난다.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70325&cid=58814&categoryId=58831 (세계문학의 고전)
cf.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에 작가인 화자가 쓴 '작별'이란 작품의 존재가 언급된다. 실제 한강이 발표한 '작별'(문학과사회 2017 겨울호)은 2018 김유정문학상 수상작이다.
제이미 (얼굴에서 손을 떼고 탁자 위를 응시하고 있다. 그 역시 술이 확 깨어 있다. 멍하니) 소용없어요, 아버지. (스윈번의 「작별」을 인용하는데, 담담하면서도 비통한 슬픔을 담아 멋지게 낭송한다)
이제 일어나 떠나자. 그녀는 알지 못하니. 큰 바람처럼 바다를 향해 가자, 모래와 포말이 날리는 곳으로. 여기 있는 게 무슨 소용인가? 아무 소용 없으니, 여기 모든 것들이 그러하고 모든 세상이 눈물처럼 쓰디쓰네. 아무리 그렇게 보여 주려 해도 그녀는 알지 못하니.
메리 (주변을 돌아보며) 꼭 찾아야 되는 건데. 완전히 잃어버릴 수는 없어. (제이미의 의자 뒤편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제이미 (메리의 얼굴을 돌아보며 애원한다) 어머니! (메리가 듣는 것 같지 않자 절망적으로 몸을 돌린다) 젠장! 무슨 소용이람? 쓸데없는 짓이야. (더욱 고조된 비통함으로 다시 「작별」을 낭송한다)
그러니 가자, 내 노래들아. 그녀는 듣지 못하니. 두려움 없이 함께 가자. 노래의 시간은 끝났으니 침묵을 지키자. 옛것들도, 소중한 것들도 모두 끝났으니. 우리가 그녀를 사랑하는 만큼 그녀는 당신도 나도 사랑하지 않으니. 그래, 우리가 아무리 귀에 대고 천사의 노래를 부른다 해도, 그녀는 듣지 못하니.
- 4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