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지식백과] 한계령 (낯선 문학 가깝게 보기 : 한국현대문학, 2013. 11., 김동현, 정선태)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411870&cid=41773&categoryId=50391


By User:콩가루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소소한 도서관]'좋은 나라'로 갈 수 있을까..양귀자 '원미동 사람들' https://v.daum.net/v/20171213171138305


'한계령'(1987)은 '원미동 사람들' 마지막 수록작이다.






마음이 심란한 까닭에 일손도 잡히지 않았다. 대충 들춰보았던 조간들을 끌어당겨 꼼꼼히 기사들을 읽어나가자니 더욱 머리가 띵해왔다. 신문마다 서명자 명단이 가지런하게 박혀 있고 일단 혹은 이단 기사들의 의미심장한 문구들이 명멸하였다. 봄이라 해도 날씨는 무더웠다. 창가에 앉으면 바람이 시원했다. 2층이므로 창에 서면 원미동 거리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행복사진관 엄씨가 세 딸을 거느리고 시장길로 올라가고 있는 게 보였다. 써니전자의 시내 아빠는 요즘 새로 산 오토바이 때문에 늘 싱글벙글이었다. 지금도 그는 시내를 태우고 동네를 몇 바퀴씩 돌고 있었다. 냉동오징어를 궤짝째 떼어온 김반장네 형제슈퍼는 모여든 여자들로 시끄러웠다. 김반장의 구성진 너스레에 누가 안 넘어갈 것인가. 오늘 저녁 원미동 사람들은 모두 오징어요리를 먹게 될 모양이었다. 그들이 아니더라도 거리는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부천시 원미동이 고향이 될 어린아이들이, 훗날 이 거리를 떠올리며 위안을 받을 꼬마치들이 쉴새없이 소리 지르고, 울어대고, 달려가고 있었다. - 한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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