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카프카의 '단식 광대' 결말부가 있습니다.)


지만지 '카프카 단편집'(권혁준 역)에서 '단식 광대'를 읽고 마지막 부분을 옮겨둔다. 

By © Foto H.-P.Haack - Antiquariat Dr. Haack Leipzig → Privatbesitz, CC BY 3.0, 위키미디어커먼즈


By Franz Kafka - ÖNB-ANNO,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커먼즈


'단식 광대'를 오디오북(커뮤니케이션 북스)으로도 들었다. 조원규 시인의 번역으로 그는 찾아보니 보르헤스가 기획한 카프카 단편집 '독수리'(현재 품절이고 중고책으로 구할 수 있다)의 역자. '독수리'에 실린 '단식 광대'가 오디오북 텍스트의 출처이지 싶다.


올해 5월 문학동네에서 '단식 광대'가 실린 카프카 중단편선을 출간했다(이재황 역). 그리고 독문학자 정항균의 '카프카 코드 - 카프카 해석의 코페르니쿠스적 전환'도 나왔다. 


정항균, 카프카의 『단식예술가』에 나타난 신체와 동물-되기의 의미(2020)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574694





"자, 이제 처리하지!"

감독이 이렇게 말했고, 사람들은 단식 광대를 짚더미와 더불어 묻어 버렸다. 그가 있던 우리에는 젊은 표범 한 마리를 집어넣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황폐한 상태에 있던 우리에 이런 맹수가 이리저리 뒹구는 것을 보는 것은 아무리 무딘 감각을 가진 사람에게도 기분 전환이 되었다. 표범에게는 아무 부족한 것이 없었다. 감시인들은 오래 생각하지 않고 표범의 입에 맞는 음식을 가져다주었다. 표범은 자유조차도 그립지 않은 모양이었다. 팽팽해서 거의 찢어질 정도로 모든 필요한 것을 갖추고 있는 표범의 고상한 몸뚱이는 자유까지도 함께 지니고 다니는 것 같았다. 그 자유는 이빨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표범의 목구멍에서는 관중으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뜨거운 열기와 더불어 삶에 대한 기쁨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관중은  그런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 몰려들었으며 그곳을 떠나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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