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근 배우가 낭독한 오디오북으로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박태원)을 듣는 중.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즈'가 언급된 대목을 텍스트로 찾아둔다. 율리시즈는 1922년, 구보씨는 1934년 작.




구보는 그저 율리시즈를 논하고 있는 벗을 깨닫고, 불쑥 그야 ‘제임스 조이스’의 새로운 시험에는 경의를 표해야 마땅할 게지. 그러나 그것이 새롭다는, 오직 그 점만 가지고 과중 평가를 할 까닭이야 없지. 그리고 벗이 그 말에 대하여 항의를 하려 하였을 때, 구보는 의자에서 몸을 일으켜 벗의 등을 치고, 자, 그만 나갑시다.
그들이 밖에 나왔을 때, 그곳엔 황혼이 있었다. 구보는 이 시간에, 이 거리에 맑고 깨끗함을 느끼며 문득 벗을 돌아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 "집으루 가지." 벗은 서슴지 않고 대답하였다. 구보는 대체 누구와 이 황혼을 지내야 할 것인가 망연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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