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홍세화)로부터


Station Parmentier Métro Paris Ligne 3 By Chabe01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어제 부활절에 이어 오늘은 만우절, 올해는 부활절과 만우절이 붙어 있다. 오늘 만우절을 맞아 '만우절 바보'라는 제목의 미국 단편소설을 읽었다. 소설집 '브랜디 대신 커피 한 잔 하시겠어요?'에도 수록. 그리고 재작년 만우절에 읽은 윤성희 작가의 '날마다 만우절'도 함께.


만우절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7m1399a






독자 중에 파르망티에(Parmentier, Antoine Augustin : 1737~1813)라는 사람을 아는 분은 아주 드물 것이다. 그는 프랑스 땅에 감자를 들여와 전파시킨 사람이다.

프랑스 사람들은 새로운 양식을 ‘땅의 사과(pomme de terre)’라고 이름붙였다.

후세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고 굶어 죽는 사람을 줄여준 파르망티에를 기려 마땅했다. 그래서 파르망티에 로(路)라는 길 이름이 프랑스의 이 도시 저 도시에 생겨났다. 파리에도 파르망티에 로가 생겼고, 20세기 초에 그 길 밑으로 지하철이 다니게 되면서 역 이름도 파르망티에라고 붙였다.

노동자들끼리 논의한 끝에 350개가 넘는 파리의 지하철역 중에서 서너 개를 골라 역 이름을 만우절 하루 동안만 바꾸기로 결정했다. 그 서너 개의 역 중에 파르망티에 역도 선정되었다.

그리하여 지하철노동자들은 만우절날 새벽에 PARMENTIER (파르망티에)역에 표시된 PARMENTIER라는 표지판을 모두 POMME DE TERRE(감자)라고 바꾸었다. 서울 지하철에 ‘문익점’이라는 역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그 역 이름을 아무런 예고 없이 ‘목화’라고 바꾼 것과 같다. 혹은 ‘옥수수 박사’의 이름을 딴 ‘김순권’이라는 지하철역이 있다고 가정하면 그 역 이름을 ‘옥수수’로 바꾼 격이다.

사용자들을 골탕먹인 이 만우절행사 때문에 파리의 지하철노동자들 중에 견책받은 사람이 있었을까? 이런 질문을 잠시라도 품은 사람은 프랑스 사회에 속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프랑스 사회는 지하철노동자의 아이디어, 재치, 유머 감각에 찬사를 보냈고 또 그런 아이디어와 재치, 유머 감각을 가진 파리의 지하철노동자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 프랑스의 일반사람들 / 2부 프랑스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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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4-01 20: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서곡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어제는 부활절, 오늘은 만우절이네요.
날씨가 하루가 다르게 따뜻해지고 있어요.
4월에도 좋은 일들 가득하고 건강한 시간 되세요.^^

서곡 2024-04-01 21:10   좋아요 1 | URL
네 이 주 지나면 진짜 봄일듯요...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새 달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