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예술'(윤혜정) 중 '루이즈 부르주아_ 인간을 품고 사는 인간들을 위해'(IV. 여성Woman)로부터


https://youtu.be/tOwFf45PKBM Louise Bourgeois: The Smell of Eucalyptus


"실제 삶에서 나는 스스로를 희생자라고 봅니다. 그게 내가 예술을 하게 된 이유죠. 예술에서만큼은, 나는 희생자가 아니라 킬러일 수 있으니까요."

본래 수학과 기하학을 전공한 부르주아는 각별했던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 그리고 안정된 체계라 믿은 수학과 기하학도 정서적 불안감을 해소해 줄 수 없음을 깨달은 스무 살 무렵부터 미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부르주아는 예술계에서도 손꼽히는 대기만성형 작가다. 사십 대가 다 되어서 미술가로 본격 활동했고, 육십 대에 비로소 주류 미술계에서 인정받기 시작했다. 1982년 일흔이 넘은 나이에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여성 작가 최초로 회고전을 열었고, 1993년 여든두 살에 베니스비엔날레 미국관 작가로 참가했고, 1999년 여든여덟 살에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평생공로상을 수상했다.

루이즈 부르주아처럼 세계 대전을 두 번이나 겪으며 사적 역사를 구축할 만큼 오래 살거나 끝까지 작업한 여성 작가는 드물다. 1960년대 말에 근대성을 떨쳐 내려는 혁명의 분위기가 본격화되고, 이에 따라 성性, 페미니즘, 몸의 정치학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비로소 부르주아에 대한 재평가도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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