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으로'(올리비아 랭)에 등장한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 부부 이야기.


The road to Grantchester(January 21, 2013) by John Sutton, CC BY-SA 2.0, 위키미디어커먼즈 Grantchester - Wikipedia






플라스는 미국인 친구에게 그녀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테라코타 흉상을 선물로 받는다. 그런데 흉상의 머리 부분이 마음에 거슬린다. 어쩐지 자신과 닮지 않은 것 같아서이다. 입술은 너무 두툼한 것 같고 눈이 너무 몰려 있다. 그 흉상을 자신의 방에 가져다 두기가 영 내키질 않는다. 그렇다고 내다 버리자니 그 역시 마음에 걸린다. 그래서 테드와 실비아 두 사람은 흉상을 들고 그랜트체스터Grantchester 방향의 예선로曳船路●를 따라 걷다가 한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내려놓으며 흉상이 버드나무의 누런 잎들이 이리저리 나부끼며 물에 잠기는 모습을 감상하도록 둔다. ●하천, 운하 등 내륙 수로를 운항하는 선박을 예인하기 위해 기슭을 따라서 낸 길.

두 사람은 무슨 생각으로 이랬던 것일까? 혹시나 불운이 닥칠까 봐 걱정되어 의미를 부여할 만한 행동을 통해서 그 불길한 기운을 떼어내려 했을까? 그랬다면 헛된 시도였다. 얼마 못가서 불안감이 더욱 고조되었으니 말이다. 모형에게 닥친 해악이 사람에게도 닥칠지 모른다는 원초적 공포는 끝내 떨쳐지지 않았다. 나중에 휴스는 그 흉상이 어떻게 되었을지 걱정한다. - 제6장 사라진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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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리비아 랭 - 강으로 / 생일 편지
    from 에그몬트 서곡 2024-01-18 18:05 
    Poet Ted Hughes 2004 By Reginald gray - 퍼블릭 도메인, 위키미디어 커먼즈https://blog.aladin.co.kr/790598133/15230504 실비아 플라스와 테드 휴즈의 이 일화는 휴즈의 시집 '생일편지'에 시가 되어 담긴 내용이다. https://en.wikipedia.org/wiki/Birthday_Lett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