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문학자 석영중 교수의 '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가 아래 글의 출처이다. 

'백치'를 위한 드로잉 By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http://az.lib.ru/d/dostoewskij_f_m/text_0810.shtml


석영중 교수는 '백치' 강의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을 올해 출간했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2952986 "카드 한 장에 인생을 걸듯 이 소설에 모든 걸 걸었다" (석영중) '백치'에 대한 이 칼럼은 '매핑 도스토옙스키'로 묶였다.





도스토옙스키가 『백치』에서 추구한 얼굴들은 모두 중세적인 그리스도 상의 전통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형대 사건 이후 도스토옙스키의 지상에서의 삶의 최종적인 목적은 중세적인 지복 직관Visio >beatifica, 즉 그리스도를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었다. 중세적인 전통 속에서 그리스도와의 시선 교환은 내세에서 받을 은총을 미리 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관자는 성화 앞에 서서 그리스도의 이미지를 정면으로 응시하면서 구원에의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중세 성화는 관자에게 은총과 정죄의 기회를 주는 기능, 구원에의 희망을 주는 기능을 했다.*

* 마리우스 리멜레와 베른트 슈티글러, 『보는 눈의 여덟가지 얼굴』, 문화학연구회 옮김(서울: 글항아리, 2015), 40쪽.

이것은 미적 체험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해서 중세 회화를 예술이 아닌 것이라 하기도 어렵다. 그것은 분명 예술 작품이지만 그 기능은 미적 체험을 훌쩍 뛰어넘어 종교적, 교훈적, 철학적 영역으로 진입한다. 그런 그림을 바라본다는 것은 아름다움의 체험이 아니라 일종의 자기 성찰, 구원, 명상, 침잠, 묵상이다. 바라보기가 변신이 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 5. 『백치』: 아름다움, 신경 미학을 넘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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