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헤스의 말 : 언어의 미로 속에서, 여든의 인터뷰'로부터
East Lansing, United States - 사진: Unsplash의Laura Baker 보르헤스는 미국의 이스트랜싱에서 머무를 때 꾼 꿈으로 '셰익스피어의 기억'을 썼다고 밝힌다.
María Kodama at the 2010 Frankfurt Book Fair By Patricio.lorente
아래 발췌글 속의 마리아 코다마는 1986년 보르헤스와 결혼하고 그해 보르헤스는 세상을 떠난다. 코다마는 올해 3월 별세했다. https://v.daum.net/v/20230328024049986 코다마가 쓴 책이 있고 또 'Borges and Memory'란 책의 서문을 썼으며, 우리 나라에 번역된(현재는 품절) ‘작가의 창 - 글쓰기의 50가지 풍경’의 마지막 순서가 ‘마리아 코다마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다. https://v.daum.net/v/20160111130106768
이 인터뷰는 1980년 4월 매사추세츠공과대학에서 열렸다.
미국의 이스트랜싱에서 머무르고 있을 때 나는 꿈을 꾸었어요. 꿈에서 깼을 때 내용이 하나도 기억나지 않더군요. 그런데 다음과 같은 문장이 뇌리에 남아 있었어요. "나는 너에게 셰익스피어의 기억을 팔려고 한다." 그런 다음 잠자리에서 일어났어요. 그 얘기를 친구인 마리아 코다마에게 해주니 그녀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거기에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나는 기다렸어요. 기다리는 동안 성령 혹은 영감, 뮤즈, 오늘날의 사람들이 말하는 잠재의식이 나에게 주고자 하는 것에 간섭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지요. 그런 다음 이야기를 썼어요. 그 이야기가 지금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출간되고 있는데, 제목은 『셰익스피어의 기억』이랍니다.
그러나 내 작품에서는 셰익스피어의 기억을 사고팔지 않아요. 그냥 주고, 받는 것이죠. 시작 부분에서는 그게 선물처럼 느껴져요. 그러나 결말 부분에서는 그 기억에 관해 참을 수 없는 어떤 것이 생기게 되죠. 그래서 그 사람은 셰익스피어의 개인적인 기억의 무게에 짓눌려 사라지고 만답니다. - 그러나 나는 꿈을 더 선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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