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의 말 / 하노이 여행

'터프 이너프'(데보라 넬슨 지음, 김선형 옮김)의 수전 손택 편 중 베트남 전쟁 반전운동 부분을 읽는다. 


1975년11월4일 베트남 By Hans Peters / Anefo, CC0, 위키미디어커먼즈 * 1975년4월30일에 베트남전쟁이 종결되었다. cf. 베트남 전쟁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9b2431a




1975년 6월 《뉴욕 리뷰 오브 북스》는 특별판을 발행하며 일부 기고가들에게 전쟁과 그 결말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는 글을 청탁했다. 손택은 반전운동의 무용함에 대해 짧고 신랄한 단상을 실었는데, 이 글은 반전운동이 무력함과 벌인 로맨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베트남 사람들은 ‘정치적으로’ 승리했고 반전운동은 패배했다"는 핵심적 인식이 손택의 우울과 환멸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손택은 반전운동이 언제나 반정치적이었고 자신의 무고함에 지나치게 몰입했다고 불평했다.

60년대가 삶을 "다시 흥미롭게" 만들었다면, 70년대에 이룩해야 할 과업은 정치적으로 도덕적인 성년에 다다르는 것이다.

손택은 반전운동의 무능이 감정에 기운 방향성 때문이라고 본다. 무고함과 미덕에 스스로 만족하는 허영심, 연민으로 동일시하는 능력을 즐기는 행태로 말이다.

반전운동을 과도하게 단순화하는 손택의 관점은 점점 더 그녀의 작품에 뚜렷하게 드러나는 감정에 대한 양가감정에서 나온다. 감정의 유혹과 함께 위협을 함께 느끼는 것이다.

1960년대가 정치를 "다시 흥미롭게" 만들었다고 1975년에 말할 때, 손택은 이 시대가 정치에 활력을 불어넣고 개인성, 강렬한 감정, 그리고 훗날 그녀가 그토록 괴로워했던 무력함의 낭만적 드라마를 부활시켰다고 암묵적으로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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