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빌라' 수록작인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로 2020 현대문학상을 받은 백수린 작가의 수상소감으로부터 옮겼다.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는 창작과 비평 2019년 봄호에 발표되었다.
Entwurf, 1990 - Samuel Buri - WikiArt.org
백수린의 '아직 집에는 가지 않을래요'는 '소설 보다 봄 2019'에도 실려 있다.
소설을 쓰는 동안 나는 원고가 막히면 외투를 찾아 입고 그 집 앞으로 가 공사 현장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었다. 그래도 잘 풀리지 않을 때면 친구들에게 취재를 핑계 삼아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소설이 막힐 때마다 나는 그것이 나에게 육아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은커녕 간접적인 경험마저도 거의 없기 때문인 것 같았고,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짐작하는 일이 어김없이 두려워지곤 했다. 그렇지만 ‘나’라는 협소한 세계를 열고 밖으로 나갈 수 있는 문이 내게는 소설뿐이라, 나는 낙담하다가도 노트북 앞으로 되돌아가 소설을 썼다. (백수린) - P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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