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23.09.10'에 발표된 김성중 작가의 '앨프리드와 에밀리'(도리스 레싱 저) 서평 중 '금색 공책'(a.k.a. 황금 노트북)에 관한 부분이다. 나도 인상적으로 읽은 복잡하고 야심적인 장편소설이다. 


[도리스 레싱의 황금 노트북 / 경계를 넘는 페미니즘] https://ildaro.com/4079

By Source: http://www.dorislessing.org/thegolden.html





구십 평생에 걸쳐 이란에서 아프리카로, 다시 영국으로, 공산주의자로, 무엇보다 다작하는 여성 작가로서의 그 길고 지난한 싸움. 이를테면 『황금 노트북』의 저자가 되는 것에는 투지가 필요하다. 내가 이 대단한 장편소설을 읽으면서 중간에 적어놓은 메모는 이런 것이다. ‘19세기 소설처럼 쓴 20세기 소설. 사라진 총체성이 여기 있다. 모든 문장에 여성호르몬이 흐른다. 오직 정념 속에서만 날카롭게 번뜩이는 지의 행방이 보인다.’ 이 모든 것을 내가 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 레싱은 어떻게 이 대단한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을까? 결국 이 소설을 해내리라는 자신감 말이다.

그런데 애나 울프―버지니아 울프의 성을 물려받은 여주인공―는 창작이 막혀 있는 작가다. 자신감이라고는 없는. 다만 공책에 적혀 있는 말들은 이제 막 만들어진 감정과 통찰로 가득하다. ‘검정 공책’에 적힌 식민지 시절의 젊은이들은 어떤 히피보다 몽롱하고 아름다우며 이어진 ‘빨강 공책’에는…… 그만하자. 일명 ‘금색 공책’에 대한 말을 시작하려면 이 글의 몇 배 분량이 필요하니까. - 김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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