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프 이너프'의 시몬 베유 편을 계속 읽는다.
A commemorative plaque on the exterior of the apartment building on Riverside Drive in New York City where Weil lived in 1942 By ChristopherHickey - Own work, CC BY-SA 4.0, 위키미디어커먼즈
[중력과 은총 - 시몬 베유는 나의 멘토] (이어령) https://www.khan.co.kr/culture/book/article/201402052159575
유대‒기독교 전통은 맹목적 필연의 비합리성과 무의미에 호의적일 수 없었다. 기독교의 구원 서사는 수난을 해명하고 수난에 의미를 부여하고 궁극적으로는 보상을 내린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비극이라는 양식을 파괴한다.
베유에게 고통은 인간의 힘과 인간의 주권이라는 환상이 박살 나는 근거다.
베유의 말을 풀어 쓰자면, 고통으로 인해 우리는 우리가 만물이 아니며, 한계가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비극적 모드의 정교한 언술을 통해 베유는 소위 우리가 공감능력 또는 공감이라고 부르는 정서를 회의한다.
베유는 글쓰기 또한 자아가 사라지고 자아를 지우는 형식이라 상상했기에 멸절의 한 구성요소라고 보았다.
베유의 산문에는 몹시 기초적이고 원소적인 구석이 있으며, 덕분에 베유는 친숙하고 아마 보편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동시에 아득하게 거리감이 있는 세계를 창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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