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전(정공채 저)에 실린 편지에서 전혜린은 동생 채린에게 '악의 꽃'에 수록된 보들레르의 시에 곡을 붙인 '여행으로의 초대L'invitation au voyage'(뒤파르크 Duparc 작곡)를 들어보라고 권한다. 아래 가져온 시 '여행으로의 초대'는 문예출판사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이 출처이다. 문예출판사 판본 표지화가  바로 '여행으로의 초대'를 위한 작품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앙리 뒤파르크 (두산백과 두피디아, 두산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085319&cid=40942&categoryId=40464




내 소중한, 내 사랑아,
꿈꾸어보아요.
그곳에서 함께 사는 달콤함을!
한가로이 사랑하고
죽는 날까지 또 사랑할 테요,
그대 닮은 그곳에서!
흐린 하늘의
촉촉한 태양이
내 마음 매혹시키네,
못 믿을 만큼
신비로운 그대 눈동자에
스치듯 반짝이는 눈물로.

그곳엔 오직 질서와 아름다움,
풍요와 고요 그리고 쾌감뿐.

세월의 광택으로
빛나는 가구들로
우리 침실을 장식하리라.
진귀한 꽃들
그 향기와 어우러지는
은은한 호박향
호화로운 천장
깊숙한 거울
동방의 찬란함
그 모든 것이 들려주리라,
내 영혼에 은밀하게
정겨운 그대의 고향 언어를.

그곳엔 오직 질서와 아름다움,
풍요와 고요 그리고 쾌감뿐.

저 운하 위에 잠든 배들을 보아요.
방랑벽에 젖은 채로
그대 소망 아주 작은 것까지
채워주려
세상 끝에서 왔답니다.
— 저무는 저 태양이
물들이고 있어요, 저 벌판과
운하와 도시 곳곳을,
보랏빛과 금빛으로.
이제 세상은 잠들 거예요,
따뜻한 햇빛 속에서.

그곳엔 오직 질서와 아름다움,
풍요와 고요 그리고 쾌감뿐.

- 여행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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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티스 - 풍요, 고요, 쾌감
    from 에그몬트 서곡 2023-10-17 09:11 
    '악의 꽃 (앙리 마티스 에디션)' 해설(정장진)로부터 발췌한다. Luxe, Calme et Volupté ("Luxury, Calm and Pleasure") 1904 By Henri Matis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14994399 이 그림의 제목 '풍요, 고요, 쾌감'은 보들레르의 시집 '악의 꽃'에 실린 시 '여행으로의 초대'로부터 왔다. Duparc: L'invitation au v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