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우리디케의 부활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 신화'(이디스 해밀턴/서미석 역)의 '제2부 사랑과 모험 이야기' 중 '제6장 연인들에 대한 짤막한 이야기 여덟 편'이 아래 옮긴 글의 출처이다.
Edith Hamilton(퍼블릭도메인,위키미디어커먼즈)
오르페우스는 사랑을 위해 이제껏 어떤 남자도 감히 해보지 않은 일을 하려고 했다. 저승으로 가는 무서운 여행을 감행한 것이다.
오 저승의 왕이여, 당신도 늙은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이야기가/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계시겠죠, 예전에/당신이 프로세르피나를 납치한 것을 꽃들이 지켜보았다는 것을./그러니 어여쁜 에우리디케를 위해 운명의 베틀에서 너무 빨리/끊어져버린 생명의 천을 다시 짜주세요./ 보세요, 제가 청하는 것은 미미한 것이랍니다./에우리디케를 달라는 것이 아니라 잠시 빌려달라는 것입니다./수명이 다하는 날 그녀는 다시 당신의 것이 될 테니 말입니다.
그들은 에우리디케를 불러 오르페우스에게 내주었으나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두 사람이 지상에 닿을 때까지 에우리디케가 뒤를 따라오는 동안 오르페우스는 결코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된다는 조건이었다. 두 사람은 하데스의 커다란 문들을 통과해 암흑 밖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계속 위로 올라갔다. 오르페우스는 에우리디케가 제 뒤에 있다는 것을 분명 느꼈지만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딱 한 번만 돌아보았으면 하고 간절히 바랐다. 거의 지상에 도착할 무렵 암흑은 회색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제 오르페우스는 기쁘게 지상의 빛 속으로 발을 막 들여놓았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너무 성급했다. 에우리디케는 아직 암흑의 동굴을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오르페우스는 희미한 빛 속에 서 있는 에우리디케를 보았고 아내를 잡으려 팔을 뻗었다. 그 순간 에우리디케는 사라졌다. 그녀는 다시 어둠 속으로 미끄러져 돌아가고 만 것이다. 오르페우스가 들은 것은 희미한 단 한마디였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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