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테판 츠바이크가 쓴 '광기와 우연의 역사'(정상원 역) 중 '동로마 제국의 종말'로부터 발췌한다. 최근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에 관해 읽었는지라 관심이 절로 갔다. 츠바이크는 직접 본 것처럼 생생하게 묘사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죽기 전에 꼭 알아야 할 세계 역사 1001 Days, 2009. 8. 20., 마이클 우드, 피터 퍼타도, 박누리, 김희진)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799613&cid=43082&categoryId=43082




Hagia Sophia-사진: UnsplashZen zeee 


비잔틴건축 하기아 소피아 성당 - Daum 백과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203XX77700037 (임석재의 서양건축사)





드디어 마지막 장면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무아경에 빠져서 제국의 몰락을 탄식한다. 유럽 역사를 통틀어 가장 감동적인, 잊지 못할 장면이다.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찬란한 대성당이던 하기아 소피아는 동서 두 교회 결속의 날 이후로 정교도와 가톨릭 신도 양측에게 기피의 대상이었다. 이제 이곳으로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들이 모여든다. 신하들은 황제를 에워싼다. 귀족들, 정교회와 가톨릭 사제들, 제노바와 베네치아의 병사와 선원들 모두 무장을 하고 있다. 그들 뒤에는 수천 명이 말없이 경건하게 무릎을 꿇고 있다. 불안과 근심으로 넋이 나가버린 가여운 민중이다. 촛불은 성당의 아치형 천장에 그득한 어둠과 힘겹게 싸우며, 하나의 몸뚱이처럼 보이는 물체를 비추고 있다. 한마음으로 머리를 숙여 기도하는 군중이다. 비잔티움의 영혼이 여기서 신께 기도를 드리고 있다. 정교회 대주교가 큰 목소리로 선창하면 합창단은 노래로 화답한다. 다시 한 번 음악이, 서양의 성스럽고 영원한 목소리가 이 공간에 울려

퍼진다. 그러고서 황제를 필두로 한 사람씩 제단 앞으로 나가서 신앙의 위안을 얻는다. 멈추지 않는 기도 소리가 파도가 되어 둥근 천장까지 밀려들며 울려 퍼진다. 동로마 제국 최후의 미사이자 제국을 장사 지내는 미사가 시작되었다. 기독교 신앙은 유스티니아누스 황제가 세운 성당에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숨을 쉬었다. - 동로마 제국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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