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학자 메리 메콜리프가 쓴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최애리 옮김)에 클로드 모네의 재혼사가 길게 나오는데 그 중 ‘제24장 어둠 속의 총성│1897’로부터 의붓딸 블랑슈와 모네의 친아들 장이 결혼하는 대목만 가져온다. 갑툭튀 피사로 지못미! (블랑슈의 엄마 알리스는 부유한 부르주아 출신이다.)

블랑슈의 정물화 By Blanche Hoschedé Monet -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피사로 부부 1877 Public Domain, 위키미디어 커먼즈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던 모네 역시 그해 여름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그의 맏아들 장이 알리스의 딸 블랑슈 오셰데와 사랑에 빠져 결혼하기를 원했던 것이다. 비록 친남매 사이는 아니었지만 같은 가정에서 자란 터라, 모네로서는 무척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알리스는 그 결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며 결혼 준비를 강행했다. 그 준비 중에는 피사로를 하객 명단에서 제외시킨다는 결정도 포함되었으니, 그의 사회적 지위가 보잘것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결정에는 물론 피사로의 급진적 정치관과 꾀죄죄한 행색도 한몫을 했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사로의 아내가 농부 출신으로 결혼 전에는 피사로 어머니의 하녀였다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그것은 불유쾌한 결정이었고, 모네는 오랜 친구에게 변명을 해야 하는 구차한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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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9-23 1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네가 그린 수련연작은 색감이 참 예뻤어요. 지베르니의 풍경이 좋다고 하더라구요.
블랑슈 모네는 딸이 아니라 며느리라고 생각해야 할까요. 아들과 재혼한 부인의 딸이 결혼하면서 가족관계가 그렇게 되는 군요.
잘읽었습니다. 서곡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서곡 2023-09-23 18:56   좋아요 1 | URL
혈연은 아니니까 가능한 일이겠지요 딸로 키웠는데 며느리가 되는 거라 모네의 입장에선 충분히 곤혹스러울 수 있지만 딸의 엄마 입장에서는 딸이 ‘출가‘하지 않아도 되니 장점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도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