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연필'(김지승 지음)의 '2부 연필들' 중 '다와다 요코의 연필'이 아래 옮긴 글의 출처이다.


Butterflies, 1950 - M.C. Escher - WikiArt.org





Fish, 1942 - M.C. Escher - WikiArt.org






극이 진행되는 두 시간 남짓 그 공간에서 가끔 나비가 팔랑, 물고기가 꿈틀 했다. 단상 위 언어극의 주인공은 독일에 체류하는 일본인 여성 작가, 다와다 요코였다.

작가와의 대화가 끝난 뒤 ‘나비와 물고기의 시간’이라고 연필로 힘주어 쓴 노트 페이지 아래에 다와다 요코의 서명을 받았다. 그가 필기구를 갖고 있지 않아서 내 연필을 건넸다.

몇 년 전 우연히 독일에서 만났을 때도 그에게 펜이 아닌 연필을 내밀었던 기억이 있었다. 그때와 같은 연필이었다.

혹시 건네고 받는 그 짧은 순간 그 모두가 밀고 당기며 그의 머릿속도 나비와 물고기로 가득 찼을까.

입에서 나오는 대부분의 단어는 내 감정과 딱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그때 나는 모국어에도 역시 내 마음과 딱 맞아떨어지는 단어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다와다 요코, 『영혼 없는 작가』(최윤영 옮김,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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