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는 커피 책에 나온 중앙아메리카의 커피 산지 중 하나인 과테말라를 검색하다가 이 책 '대체로 기분이 좋습니다 - 참으로 과테말라다운 행복을 위하여'를 만났다. 어, 이 분은! 영화 '카모메 식당'에 출연한 배우이고 이 분이 쓴 '나의 핀란드 여행'이란 책을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읽은 적이 있어 뭐랄까 반가운 맘이 들어 읽기 시작했다. 


동생이 과테말라에서 정착한 인연으로 저자는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를 방문하게 된다. 아래 옮긴 글에 나온 이란 여행 이야기는 부수적인 여담으로, 저자는 시간이 촉박하여 친구가 제안한 이란 여행을 못 간다고 거절한 후, 예상 외로 휴가가 더 늘어나는 바람에 대신 과테말라의 동생에게 가기로 한다. 


이 책과 '나의 핀란드 여행' 외에 '검표원이여,오늘 밤도 고마워'란 에세이도 번역되어 있다. 문학을 전공한 저자는 연기하는 일에 더하여 글 쓰고 책 내는 일도 열심이다. 그리고 저자가 출연한 '오 브라더 오 시스터'란 영화를 전에 봤는데 이 배우에게 실제 남동생, 그것도 과테말라에 사는 남동생이 있다니 흥미롭다.

이 책의 저자는 영화 '카모메 식당'으로 알려진 배우로서 위 영상은 함께 사는 오누이가 나오는 영화 '오 브라더 오 시스터'의 예고편이다.





동생이 친구와 통화하면서 "비행기가 나리타를 떠나는 순간에 느끼는 해방감이 죽여줘"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저 녀석은 일본이라는 이 나라와 절대로 맞지 않겠다고 거리감을 느꼈을 정도였다.

동생은 무엇에서 해방되고 싶었을까. 동생이 가고자 한 그곳에 어떤 행복이 기다리고 있었을까.

이란에 귀향하는 친구 부부가 같이 갈 수 있다면 이란을 안내해주겠다며 멋진 여행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란 여행을 떠나기에 내 휴가는 너무 짧았다. 여름휴가라고는 해도 한 달 동안 일이 드문드문 있었고, 무엇보다 중간에 딱 자리 잡은 일이 방해였다. 게다가 출발 예정일은 겨우 2주 후였다. 이란과 이라크의 차이도 모르는 어머니에게 이 여행을 이해시킬 시간이 부족했다. 마지막 철자로 하늘과 땅처럼 차이가 난다.

어머니 얘기까지 할 것도 없다. 예전에 나도 이 이란 친구에게 화면에 나와 연설하는 사담 후세인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요?"라고 묻고 말았다. 현명한 그는 부드럽게 웃으며 잠깐 사이를 두고, "하이리 씨는 김정일이 하는 말을 알아들어요?"라고 되물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소름이 돋을 실언인데, 그 경험 덕분에 나는 외국에서 "중국인!"이라고 불려도 헤실헤실 웃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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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9-17 21: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일본과 핀란드는 거리가 가깝지 않은데, 북유럽스타일이 유행하는 걸 보면 동경한다거나 또는 좋아할만한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요즘엔 잘 모르겠지만 몇 년 전 유행하던 북유럽 디자인은 예쁜 것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서곡님, 주말 잘 보내셨나요. 오늘은 날씨가 조금 더웠어요.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3-09-17 21:38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일부) 일본인들이 특유의 방랑벽이랄까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이 있나 봅니다 이 책의 저자도 여행중독이라고 하고 남동생도 멀리 과테말라까지 가고요 / 네 여름이 순순히 물러가진 않네요 ㅎㅎ 좋은 밤 되십시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