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반과 네 시 사이, 잠시 소나기가 내렸다. 오늘의 구름은 무슨 색인가? 바람이 선선하게 불어온다. 

Birds in the clouds, 1960 - Georges Braque - WikiArt.org


오늘의 구름은 연보라색이다. 하늘은 옅은 파랑색이다. 허나 구름이 잔뜩 껴 있어서 하늘이 어떤 색인지 확인하려면 고개를 돌려야 했다. 연보라색 구름이 온 하늘을 덮고 있었다. 그것은 최루탄 연기 같고 담배연기 같아 보였다.

씨안은 누워서 천천히 맥주를 마시며 가사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노래들을 흥얼거렸다. 옥상 바닥은 서늘했다. 그리고 다시 천천히 맥주를 삼켰다. 일어서지도 않고 누운 채였다. 나이가 들어도 옥상에 누워 있고 싶어. 이렇게 연보라색 구름을 온몸으로 맞고 싶어. 그리고 무엇인가에 겸손해져야 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연보라색 구름으로 하겠어. 노래처럼 그렇게 중얼거렸다. 그것은 노래 같기도 하고 혼잣말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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