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시 '장미 병들어'(1939)에 대한 비교문학 논문을 읽었다.
[「薔薇病들어」라는 시는 그 언어와 구성이 상대적으로 단순한 탓인지 비평가들의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다. 이 논문은 윤동주의 「薔薇病들어」를 읽는 한 가지 방법으로, 이 시를 블레이크의 「병든 장미」와 관련시켜 읽는다. 두 시는 정지용의 1926년 시,「카페·프란스」에서의 “벌레먹은 薔薇”의 심상을 매개로 만나고 있는데, 결국 세 편의 서로 다른 시에서 쓰이고 있는 장미의 상징이 동질적인 것이긴 하지만, 세 시인이 처한 각기 다른 조건 속에서 이 상징이 조금씩 보정된다.
블레이크의 시에서 장미는 이와 같은 정치적, 존재론적 조건 속에 놓여 있던 개인으로서 여성의 상징이었다. 이 상징이, 일제 강점기, 공동체적 질병의 상태를 발견하고 그 치유를 모색하던 우리 시인들이 자기를 바라보는 방식(self-seeing)속에서 변모되고, 이 변모를 통해 제국의 심장부 런던에서 자신이 그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제국에 대해 통렬한 비판을 하는 블레이크의 시 속, 장미의 심상을 확장한다는 것이 이 논문의 주제다.
오, 장미여, 그대 병들었구나
보이지 않는 벌레가
울부짖는 폭풍을 헤치고
밤을 타고 날아와,
붉은 기쁨의 그대 침상을
찾아냈구나
그 놈의 어둡고 은밀한 사랑이
그대 생명을 파괴하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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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es and Beetle, 1890 - Vincent van Gogh - WikiArt.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