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무리에 합류하지 않고 다시 둘이 된 두 사람은 갈 곳이 없다. 그 둘은 자신들 뿐이다.
'마을의 로미오와 줄리엣' 삽화(1919) by Ernst Würtenberger (1868-1934) -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
발터 벤야민의 '서사 기억 비평의 자리'에 고트프리트 켈러에 대한 글이 실려 있고, 페터 한트케의 소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에 켈러가 쓴 '녹색의 하인리히'가 등장한다.
켈러 조각상 (취리히, 스위스) By Roland zh - Own work, CC BY-SA 3.0, 위키미디어커먼즈
작은 패거리는 이제 더욱 시끄러워지고 한껏 흥분이 고조되었다. 꽤 도수 높은 포도주 때문에 얼큰히 취했다. 그때 갑자기 바이올린 연주자가 출발을 재촉했다.
일행은 둘이 빠진 것도 알지 못한 채 강가를 거슬러 올라갔다. 바이올린 소리, 여인들의 깔깔대는 웃음, 남자들의 환호성이 한참 동안이나 밤의 정적을 뚫고 울렸다. 이윽고 모든 소리가 잦아들더니 사방이 고요해졌다.
"저들에게서는 빠져 나왔구나." 잘리가 말했다."하지만 우리 자신에게서는 어떻게 도망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