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같은 불볕더위라면 제 아무리 루소라도 야외 교육을 고수할 순 없으리라.
루소의 에밀(1782년판) 퍼블릭도메인, 위키미디어커먼즈
아이들을 위한 야외 교육, 즉 신체를 추위와 피로, 비와 태양에 내맡길 것을 저서 《에밀Émile》에서 주장한 그는, 아이들에게 옷을 지나치게 많이 입힘으로써 자연의 영향으로부터 몸을 미리 보호하는 해로운 습관을 개탄했다. 아이들이 햇볕을 좀 쬐어서 "아직 너무 연하고 약한 피부가 극한의 더위를 통해 왕성히 땀을 흘리며, 이에 당연히 뒤따르는 피로를 느낄 수 있게" 하지 못하는 것을 안타까워한 것이다. 또한 루소는 "햇빛이 여느 달보다 8월에 더욱 강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그의 관점에서 해결책은 간단했다. 다음처럼 햇빛과의 관계에 변화를 약속하면 되는 것이었다. "아이가 자라남에 따라 섬유 조직이 강해지므로 점차 햇빛에 용감히 맞서게 하는 습관을 들이십시오. 조금씩 단계를 높여나가면 열대 지방의 타는 듯한 열기에도 아이를 무사히 단련시킬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햇빛에 살갗을 노출하는 것을 진정으로 찬양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었다. 기쁨을 주는 행위의 목록에 올리는 정도였다. 물론 1793년, 1803년, 1811년 여름의 불볕더위는 보통 사람들의 마음속 깊이 햇빛에 대한 혐오를 뿌리내리게 했다. 의사인 퓌스테Joseph Fuster는 1793년의 더위에 대해, "햇빛에 노출된 사물들은 만지면 몹시 뜨거울 정도로 달구어졌다. 사람과 짐승은 질식사했고 야채와 과일은 햇빛에 시들거나 벌레가 먹었다. 가구와 목제품은 부서지고 문과 창문은 모두 뒤틀렸다. 막 도축된 고기도 얼마 가지 않아 상해버렸다. 땀이 비 오듯 쏟아져서 몸은 땀으로 줄곧 목욕을 하는 것처럼 무척 불쾌했다"고 전한다. - 햇빛, 또는 평온한 날씨의 맛(크리스토프 그랑제)
크리스토프 그랑제 Christophe Granger 역사학자. 저서로 《여름의 신체Les Corps d’été》(2009), 《수아송의 화병은 존재하지 않는다. 프랑스 역사에 대한 그밖의 잔혹한 진실들Le Vase de Soissons n’existe pas et autres vérités cruelles sur l’histoire de France》(2013)이 있으며 오트르망Autrement 출판사의 ‘사물의 교훈Leçons de choses’ 총서를 기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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