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와 박완서 / 살아 있는 날의 시작
https://blog.aladin.co.kr/790598133/14763938 박경리는 박완서의 장편 '살아 있는 날의 시작' 초판(1980) 발문에 박완서란 여성-사람으로부터 '가냘픈 선'을 발견했다고 쓴다. 박완서의 '살아 있는 날의 시작' 도입부를 보면 여주인공을 묘사하기 위해 저자 박완서는 '간결한 선'이란 말을 썼다. 가냘픈 선과 간결한 선, 이 두 개의 선이 동일하지는 않겠으나 박경리는 박완서가 창조한 소설 속 여성인물과 저자의 유사성을 어느 정도 발견한 게 아닐까.
박완서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60XX69700065 (장석주) '살아 있는 날의 시작' 소개가 있다.
그 여자의 앞모습과 뒷모습은 판이했다. 군살이 붙지 않은 우아하고도 간결한 선과 자신 있고 경쾌한 걸음걸이로 하여 뒤에서 본 그 여자는 스무 살을 갓 넘어선 것처럼 싱싱해 보였다.
그러나 그 여자의 앞모습엔 분명하고도 멀지 않은 노추의 예감 같은 게 서려 있었다. 세필화처럼 공들인 화장 밑엔 물빨래해서 다림질한 비단결처럼 섬세하고 확실한 주름살이 은폐되어 있었고, 목의 주름살은 숫제 적나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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