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유문화사 '사랑에 빠진 여인들'의 역자(손영주)해설로부터 옮긴다.

Women in Love (1969) Fair use, https://en.wikipedia.org/w/index.php?curid=9371230 


로렌스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국영화이다. 원작과 달리 영화는 로렌스가 작품을 집필한 시기인 1차 세계대전이 시간적 배경이다. https://www.koreafilm.or.kr/movie/PM_009465



한국영어영문학회의 '영국 현대소설'에 '연애하는 여인들'의 역자 김정매 교수가 로렌스의 이 장편에 대해 글을 썼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은 서구 문명의 종말을 직감하면서도 새로운 삶의 비전을 포기할 수 없었던 한 영혼의 치열하고 처절한 고투를 담고 있으며, 현대 서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가차 없는 해부와 극복을 모색한 영문학사상 가장 중요한 걸작 가운데 하나임은 분명하다.

작품 전체에 권태와 우울의 정조가 만연하며, 등장인물들은 불모의 감정을 전염병처럼 나누어 갖고 있다. 『사랑에 빠진 여인들』은 원고의 대부분이 세계 대전 중에 집필되었다. 작중 인물들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비통함과 쓰라림의 근저에는 분명 이 전쟁이 놓여 있지만 작가는 시간적 배경을 명시하지는 않는다.

전쟁은 탄광촌의 내적·외적 지형도를 바꾸어 버린 근대 산업자본주의의 기계화와 직결되어 있으며, 이러한 현실을 살아온 사람들의 의식/무의식과 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작품 속에서 전쟁은 누구에게나 어디서나 진행형이다. 서부터 연인, 친구, 부부뿐 아니라 부모와 자식, 광부와 탄광 소유주 간에 말과 몸, 또는 무기를 동원한 싸움이 일어난다.

파탄이 난 서구의 운명을 적시하되 비관적 숙명론이나 니힐리즘은 피해야 했다. 예술의 가능성을 믿었지만 삶과 결별한 예술지상주의로 빠지면 안 되었다. - 역자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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