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와다 요코 2012 By jlggb - CC BY 2.0, 위키미디어커먼즈


다와다 요코의 '목욕탕'이 최근 새로 나왔다. '영혼 없는 작가'도 다시 출간되려나.


[비늘 돋는 몸, 잃어버린 말… 경계선 밖으로 밀려난 존재]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30512021002&wlog_tag3=daum 2014년 9월 서울국제작가축제 https://www.news1.kr/articles/?1873404 wt 황정은


다음은 다와다 요코에 대한 책을 낸 독문학자 정항균 교수의 글 중 '목욕탕'에 관한 부분이다.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나는 자신이 사실은 타이피스트라고 말한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그에게 타이핑을 치도록 지시하는 존재는 ‘내’ 안의 타자인 유령이다.

 

“그러고 나서 자정이 되면 내 눈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나는 장님처럼 계속 타자를 쳤다. 나는 점점 더 일감을 많이 받았는데, 그 이유는 유령의 목소리를 알파벳으로 전환시키는 타이피스트들이 최근에 점점 줄어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서술자인 나의 몸 속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타자의 목소리는 진동의 형식으로 ‘나’를 찌르며 신체 내적인 글쓰기를 한다. 서술자는 이처럼 명확한 의식으로 파악할 수 없는 유령의 목소리를 문자텍스트로 전환시키는, 즉 망자의 유령과 소통하며 망자를 표현하는 제의적 글쓰기를 수행해야 한다.

 

서술자의 꿈속에서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이 붓으로 변한 머리카락으로 편지를 쓰는데, 잠옷을 입은 경찰이 그 편지가 완성되면 가져가버린다. 머리카락이 붓이 되어 편지를 쓸 때, 이러한 글쓰기는 이성적인 사유의 글쓰기가 아니라, 정동적인 신체적 글쓰기임을 알 수 있다. 검열의 심급인 경찰이 잠옷을 입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이제 자유로운 무의식적 글쓰기를 통제하는 이성의 작용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고 나서 경찰이 그 여자의 머리에 총을 발사한다. “매번 그 여자의 머리에 새로운 구멍이 열렸다. 그러나 그녀는 쓰러지지 않는다. 마치 타자기인양.”

 

꿈에서 잠옷을 입은 경찰의 역할은 전도되며, 따라서 경찰은 검열을 하는 대신 그 여자의 몸에 구멍을 내며 신체 내의 글쓰기를 수행한다. 즉 그녀의 몸 내부에서 타자기가 작동하며 그녀의 머리에 구멍을 내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꿈속의 그녀는 들뢰즈와 가타리적인 개념을 사용하자면 타자기-되기를 수행한다.]출처: 정항균, 문자의 변신과 제의적 글쓰기 - 다와다 요코의 『변신』에 나타난 문자와 글쓰기 연구(2019)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76507


Pixabay로부터 입수된 Dorothe님의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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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5-22 1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와다요코는 용의자의 야간열차가 출간되면서 알게 되었는데, 설명을 읽어보니 이 책은 초기작이라서 10년 전에 출간된 적이 있는 모양이예요. 10년 전이라고 하면 한참 전 같은데, 생각해보니 2013년이라서 그렇게 오래된 것 같지는 않네요.
서곡님, 잘읽었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서곡 2023-05-22 18:30   좋아요 1 | URL
목욕탕과 영혼없는작가는 을유문화사에서 2011년에 나왔더라고요 저는 작년에야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답니다 새 책이 나오니 반가운데 타이밍이 ㅋ 네 댓글 감사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