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삼월에 읽은 박솔뫼 소설집 '겨울의 눈빛'은 무덤덤하게 당대의 디스토피아를 보여준다. 박솔뫼 소설 속 인물들은 저자 자신을 닮아 있는 듯하다. 표제작 '겨울의 눈빛'(창작과 비평 2013 여름호 수록)은 2014년 문지문학상을 받았다. 


["뻔한 플롯은 싫다" 작가의 고집 담긴 단편들]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710121939542103


박솔뫼의 2012년 6월칼럼 http://www.leeinseong.pe.kr/487  출처: 소설가 이인성 홈페이지

박솔뫼의 ‘겨울의 눈빛‘은 고리 지역에서의 치명적인 원전 사고를 가정해보는 소설이다. 박솔뫼만의 무감한 문체와 더불어 이미 진행 중인 인류의 불행이 선명히 환기되고 있다. 소설과 극의 경계를 실험하는 듯한 박솔뫼의 작품을 읽다 보면 작가가 자신의 인물들에게 끊임없이 무기력을 연기시키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중략) 슬픔과 환멸, 혹은 모멸과 분노의 감정을 통해서만 미래를 그려낼 수 있는 소설들과 더불어 한국 문학의 밝은 미래를 점칠 수 있다는 사실은 정말로 지독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_조연정 (출처: 심사평) - P18

며칠 전에는 부산이 고향인 사람이 이 소설을 읽고 고리에 살고 있는 사람에게 권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돌아오는 길에 계속 그 이야기를 생각했다. 부산에 갈 때면 특히나 해운대에 갈 때면 뭔가 한 축이 무너지고 있는 그런 기분이 들었고 나는 그 무엇인가 어긋나 있는 것 같은 해운대의 풍경을 계속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인지 자꾸만 부산에 대해 쓰는가 하면 고개를 끄덕이다 말고 그렇지만! 하고 또 딴소리를 하겠지만 부산의 길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밤들은 계속 된다.

상금을 받으면 부산에 가야지.

2014년 박솔뫼 (출처: 수상소감) - P21

에너지 준위가 낮은 고요하고 차가운 시대에 우리는 어쩌면 ‘원자력‘으로부터 새로운 사유를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반-환경적인 제도인 원자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의식을 가져야겠지만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원자가 붕괴하는 양상을 통해서는 개인의 관계성에 대해 물음을 던져보는 것이다. 우리의 심정에 버티고 있는 견고한 핵이 붕괴하면 과연 어떤 에너지가 분출될 것인가. _허윤진 (출처: 선정의 말)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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