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읽는 중인 제로 웨이스트 산문집 '비닐봉지는 안 주셔도 돼요'를 쓴 최정화 작가의 단편이 실려 있어서 고른 2016 젊은 작가상 작품집 수록작 중 대상작 '너무 한낮의 연애' - 제목만 알고 있다가 이제야 읽었다.

(2018년 KBS 드라마스페셜로 제작되었다. 최강희 고준 주연, KBS 홈피로 가면 무료로 전체 다시보기가 가능하다. https://vod.kbs.co.kr/index.html?source=episode&sname=vod&stype=vod&local_station_code=00&program_id=PS-2018089342-01-000)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7051806&plink=SEARCH&cooper=SBSNEWSSEARCH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가 떠올랐다. 여주인공이 시골로 가버리자 남주인공이 찾아가고 느티나무가 등장한다. 내용은 물론 많이 다르지만.


양희가 돌아서서 동네 어귀의 나무를 가리켰다. 거대한 느티나무였다. 수피가 벗겨지고 벗겨져 저렇게 한없이 벗겨져도 더 벗겨질 수피가 있다는 게 새삼스러운 느티나무였다.

짐을 챙겨서 나가려는데 무대 인사를 끝낸 양희가 들어가지 않고 서 있는 것이 보였다. 필용이 의아해하며 걸음을 멈췄다. 양희는 그냥 서 있었다, 무대 위에서 필용을 내려다보며. 남자 관객이 또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브라보, 하고 휘파람을 불었는데도 양희는 대기실로 돌아가지 않았다. 그러다 두 팔을 들어 어깨너비가 넘게 벌렸다. 그 어느 밤의 느티나무처럼. 그리고 바람을 타듯 팔을 조금씩 조금씩 흔들었다. - 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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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3-01-29 11:0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지는 아무래도 저를 위한 거네요 ㅎㅎ 여기저기 그런 문장이!
‘소설을 읽는다는 것은 남들한테 관심이 있어야 된다‘이 말 맞는것 같아요. 거꾸로 관심이 없더라도 소설을 읽다보면 관심이 생기는 것 같구요ㅎㅎ

서곡 2023-01-29 11:5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ㅋㅋ 김금희 작가 말이 인상적이라서 옮겼어요 저도 돌이켜보면 정말 여유가 없을 때는 소설을 상대적으로 덜 읽었던 것 같긴 합니다 그럼에도 전혀 안 읽지는 않아서 그래도 여유를 덜 잃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미미님 일요일 즐겁게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