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자들은 출생의 순간 환영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경험한다.

딸이라는 이유 때문에 윗목에 밀쳐지거나 어른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 돌린 기억을 무의식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다.

그 경험은 당사자의 첫 번째 정서가 될 뿐 아니라 세계관의 밑그림이 된다. - P232

여자들이 자신의 결핍감을 소중히 간직한 채로 포기하지 않으려 하듯, 우리 사회도 못 받은 사과와 덜 먹은 끼니들에 대해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우리는 결핍의 빈 곳을 소중히 간직한 채 박탈의 허공을 디디고 서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무리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져도 소용 없는 일이다. 자본주의는 다시 개인의 결핍감을 자극하며 성장하고 있으므로.
- P233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얄라알라 2022-07-05 12: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김형경 소설가의 심리 에세이, 제목을 처음 들어봐서 신간인가 했더니 2015년 작이네요.
기회 되면 읽어봐야겠습니다

서곡 2022-07-05 13:51   좋아요 0 | URL
네! 조금씩 읽는데 생각할 거리를 주어서 좋아요~ 즐독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