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중년'에 나오는, 바로 뒤에 실린 '양탄자 무늬'에도 성스러이 등장하는, 작가의 그것, 다른 말로 대신할 수 없는 그것! 







덴콤은 아주 열심히 문장을 수정했고 또 문체를 아주 중시했다. 그가 도착하게 될 종착점은 그 자신을 위한 최종적 형식이었다. 그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출판 형식은 남들 몰래 출판을 하는 것이었다. 그런 다음 이미 발간된 문장 위에다가 지독할 정도로 수정을 가하여 언제나 초판본을 희생시키면서, 후세를 위하여 그리고 수집가를 위하여 수정본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그날 오전에도 그는 발간된 ‘중년‘에다 연필로 열 군데 이상 수정을 가했다.
- P273

아주 똑똑한 사람이기는 하지만 휴 선생은 처음 읽었을 때는 그것을 알아내지 못했다. 좌절감을 느낀 소설가는 그렇다면 이 세상에서 과연 누가 그것을 알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그처럼 작가의 의도를 놓쳐 버리고 엉뚱한 곳에다 다양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을 보고서 덴콤은 다시 한 번 정말로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지만 그는 오늘날 사람들이 보여 주는 그런 일반적인 마음가짐에 분노하지 않으려 했다. 비록 그렇게 화를 내는 것이 과거에는 다소 위안을 주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 자신의 의도가 천천히 드러나기 때문에 온갖 어리석은 해석들이 오히려 신성한 것으로 여겨지는 듯했다.
- P281

"아, 아니요. 그 문구들은 내가 해낼 수도 있었던 것을 말해 주려 하는 것일 뿐이오." "사람들이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대체로 그들이 실제로 한 것입니다." "대체로 그렇지요. 하지만 나는 바보였소!" "그것은 이미 발생했습니다! 이미 발생했다고요! 두 번째 기회는 일반 대중의 것입니다. 선생님의 관점을 발견하고, 진주알을 집어 드는 것 말입니다!" "오, 진주알! 진주알은 글로 쓰지 않은 것이오. 진주알은 합금되지 않은 것, 그 나머지 것, 잃어버린 것이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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