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의 오키나와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3
김민주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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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살기는 내게 꿈이다. 반드시 이루어지는 꿈. 제주도 한 달 살기, 동남아 한 달 살기 등 한 달 살기가 한창 붐이었을 때가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말이다. 김민주 저자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여름을 오키나와에서 보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오키나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자의 일정은 나하에서 시작해 자탄초와 온나손을 거쳐 다시 나하로 이어진다. 누구나 그렇듯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출발한 여행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번화가가 아닌 시골 분위기의 여행지를 갈 때는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첫 날부터 숙소와 식사에 문제가 있었다. 여성 전용 도미토리를 예약했건만 소통의 문제로 남녀 혼성 도미토리가 예약되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숙소 문제는 언제나 민감하기 때문에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을 가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격세지감. 일본도 예전의 일본같지 않은 것 같다.



나하시는 일본 중에서도 대중교통이 많이 불편한 곳이란다. 저자가 국제거리를 가려고 해도 15분 거리를 30분 정도 걸었다고 한다. 나하를 여행할 때는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공설시장에서 한국인의 관점으로 오래되고 허름한 곳이 맛집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식사를 했으나 최악의 경험이었다. 다행히 후에 친구를 만나 염소고기 요리가 최악의 경험을 돌려 놓았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고구마 뿌리식 교제를 많이 한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지인을 거리낌없이 소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본인 동창회 모임에도 초대해서 서로 고구마 뿌리처럼 엮이는 인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아주 생소한 문화지만 꽤 흥미롭다.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류큐 왕국이라는 독립된 국가였단다. 일본이 강제로 편입하여 일본 영토가 되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류큐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면 간간히 류큐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사자 형상을 한 오키나와의 수호신 '시샤'는 우리나라 전통 수호신인 '해태'를 떠오르게 한다.



토마리 이유마치 수산시장에서 먹은 참치덮밥은 오키나와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의 하나로 꼽는단다. 국제거리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유람을 즐긴다음 들른 류큐요리 전문점 '후쿠야'에서의 경험은 색다르다. 메뉴판이 일본어가 아니라 오키나와 방언인 '류큐어'로 되어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치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제주도 방언으로 되어 있는 메뉴를 보는 느낌이랄까?



다음 일정으로 들른 자란초에서는 아메리칸 빌리지와 사키마 미술관을 꼭 들러보고 싶다. 스나베의 맛집 '하마야'에서 맛있는 영양밥 '쥬시'를 맛보고 싶어졌다.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높이 60미터, 지름 45미터의 대관람차를 꼭 타봐야 한다는데 저자가 찾아간 날은 점검이 있는 날이었다. 오키나와 시내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니 얼마나 서운했을까?



사키마 미술관에는 오키나와 전투의 참상에 대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일본 전체에 있는 미군의 70%가 주둔할 정도로 전략적 요충지인 오키나와는 전투로 인한 피해를 많이 입었다. 아마도 후세에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하는 교훈으로 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어를 잘하는 저자는 일본에서 다양한 지인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가질 수 있는 흔한 기회가 아니다. 마지막 날 지인들에게 대접한 불고기, 파전 등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일본인들이 불고기 맛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아이를 통한 한류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팬데믹 상황 전에 동남아와 일본, 중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일본, 북미, 남미, 유럽을 여행하는 계획을 짜고 싶다.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 더불어 달라진 한류의 위상을 전세계를 다니면서 느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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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공식 - 우아하게 내 몫을 챙기는
쟈스민 한 지음 / 토네이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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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다보면 인생책을 만난다고 한다. 이 책은 내가 정말 우연히 만난 인생책이다. 말하는 방식이 사람들의 삶의 방식부터 성공까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련된 책이 범람하고 있다. 사실 아무런 기대없이 책을 들었다.



누군가는 이 책이 데일 카네기의 영원한 명저 <인간관계론>에 필적한다고 한다. 아직 인간관계론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잘은 모르지만 그 정도라면 나의 예감은 맞은 듯 하다.



<말의 공식>은 심리학에 기반한 말하는 방식을 수학으로 풀었다. 수학도 복잡한 함수나 미적분이 아니라 단순한 사칙연산으로 말이다. 말을 할 때 무엇을 더하고(+), 무엇을 빼고(-), 무엇을 곱하고(X), 무엇을 나눌지(%)에 대해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다.



말의 공식은 말이라는 감성적 영역과 공식이라는 논리적 영역을 절묘하게 결합한다. 주로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는 말의 힘에 대해 다루기 때문에 협상의 사례가 많이 등장한다. 어떤 형태로든 협상의 연속인 우리 삶 속에서 지침서로 활용할만하다.



말의 공식은 관계를 나아지게 하는 관계의 공식이자, 우리가 말하는 말의 값을 올리는 삶의 공식이다. 또한 필자는 협상에 있어서 상대방 못지않게 나도 중요하다는 것을 사실을 일깨운다. 그 동안의 협상을 되돌아 보면 나는 없고 상대방만 있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가진 재료를 어떻게 묶고 배치하느냐에 따라 똑같은 상황에서도 완전히 다른 결과를 얻게 됩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느냐'만큼 중요한 것은 '무엇을 언제 어떻게 보여 주느냐'입니다. 내가 하는 말에 '무엇을 먼저 곱할지'를 생각하면 상대를 매료시키는 설득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에 '어떤 것을 나중에 나눌지'를 계산하면 상대를 망설이게 만드는 위험 요소나 모호함을 줄일 수 있습니다.



말의 공식은 간단하다. 어떤 감정을 더해줄지, 얼마만큼의 위험을 빼줄지, 어떤 관계를 곱해줄지, 얼마나 이득을 나눌지 고민하면 된다. 거기에 내가 가진 재료들을 어떻게 묶어서 배치할 것인가를 결정하면 끝난다. 정말 명료하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덧셈이 필요하다. 상대에게서 무언가를 빼앗아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더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 더해주는 것은 돈이 아닌 무언가다. 나와 상대방의 입장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입장을 더해 버리는 것이 핵심이다.



상대방에게 양보하는 내 것이 줄어들고, 상대방 것을 빼앗아오면 내 것이 늘어나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상대방과 나의 이익 같은 방향을 향하게 하는 것이다. 기막힌 방법이다.



나도 평소에 말을 중언부언 많이 하는 편이다. 잘 경청하려고 하지만 스스로 답답함을 견디지 못하고 부언설명을 아주 자세하게 하고 만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적질깊경'을 실천해 봐야 하겠다.



적질깊경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깊이 경청하기'의 줄임말이다. 적질깊경은 대화가 잘 흘러가지 않을 때 상대에게 더 말하도록 권유하는 기술이다. 내 입장을 말하고 싶은 마음을 잠시 빼는 연습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학에서 사칙연산에 곱셈과 나눗셈이 들어가면 괄호에 따라 식의 계산값이 달라진다. 말에서도 어떻게 배치하느냐에 따라 협상의 결과는 달라진다. 나는 이 괄호를 우선순위로 이해했다. 고객의 상황과 고객의 심리를 파악해서 어떤 소구점이 더 우선인지 파악되면 그 대상에 괄호를 씌우는 것이다. 그러면 상황은 급반전될 것이다.



사람의 심리와 논리의 수학이 만날 수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인생의 진리에 접근해 갈수록 모든 학문의 접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만남으로 더 새로운 인사이트가 많이 생겨나는 이유다.



대화하기 전에 어떤점을 더하고 뺄지, 어떤 관계를 곱하고, 이득을 어떻게 나눌지에 대한 좀더 많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말 때문에 고민하고, 효과적인 협상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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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회사의 브랜딩 - 처음부터 잘난 브랜드는 없다
황조은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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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리퍼블리카, 우아한형제들, 프로그램스, 레이니스트 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도 비바리퍼블리카와 우아한형제들만 안다. 나름 업계동향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인데 아마 4가지 다 생소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자주 쓰는 금융앱인 토스의 회사명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는 레이니스트, 그리고 배달의 민족의 회사명은 우아한형제들, 우리가 자주보는 왓챠의 회사명은 프로그램스다.



브랜딩은 이제 일상 언어가 되었다. 기업에도 제품에도 심지어는 개인에게까지 브랜딩은 최대의 화두다.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의 대부분은 개인의 브랜딩을 다룬 퍼스널 브랜딩이 대부분이다. 제품에 대한 브랜딩도 아이디어나 광고에 몰려 있다. 하지만 어디를 찾아봐도 기업 브랜딩을 다룬 책은 찾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은 그 기업 브랜딩에 대한 이야기로 내가 읽은 최초의 기업 브랜딩 관련책이다. 현대자동차가 대형 세단 에쿠스를 히트시키지 못하고 단종시킨 후 내놓은 모델이 바로 제네시스다. 현대 에쿠스는 당시 현대의 낮은 기업 브랜드로 고급화 이미지를 심을 수 없었다. 현대자동차가 취한 전략은 '현대'를 모두 삭제하고 '제네시스'만을 강조하는 전략이었다. 그 결과는 당연히 성공이다.



보통 브랜딩은 제품 위주로 많이 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 이미지가 기업의 모든 제품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기업 브랜딩도 강조되고 있다. 많은 금융회사들이 상품 광고가 아닌 이미지 광고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기업 브랜딩은 한마디로 기업의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 브랜딩에는 기업이 사회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하는지, 기업 구성원은 어떤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향후 미래발전을 위한 비전은 무엇인지를 포괄적으로 담아야 한다.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강남언니"



어떤 생각이 드는가? 저자가 책에서 말한대로 유흥 또는 미용 분야가 떠오르지 않는가? 기업 브랜딩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끌리도록 만들어야 한다. '강남언니'라는 회사는 기업 브랜딩에 비용을 지출할 것이 아니라 이름을 바꾸는 것이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모든 직원이 명함에 회사 이름 넣는 것을 꺼려할 정도라면 말이다. 아무튼 지금은 이미지가 좋아졌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저자는 기업 브랜딩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사의 대표라고 한다. 그래서 시간이 될 때마다 대표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대표의 말 하나 행동 하나가 브랜드를 만들고 확장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기업 브랜딩은 회사의 가장 중요한 업무지만 쉽게 보여지지 않는 영역이다. 그래서 기업에서는 인정을 못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기업 브랜딩이 우선순위에 오르지 않도록, 최대한 사전에 위험을 제거하는 것이 기업 브랜딩 담당자의 최우선 과제라고 한다. 기업 브랜딩이 화두에 오르면 회사에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처음 접하는 기업 브랜딩 책인데 정말 순식간에 읽었다. 실무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사례들도 재미 있다.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했다. 즉 메타라는 회사가 페이스북이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회사명을 변경한다는 것은 그 회사의 최우선 순위가 거기에 있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페이스북이 메타라는 또 다른 서비스를 출시하는 형태가 되었다면 사명 변경만큼 강력한 메시지가 되었을까?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창업을 꿈꾸는 모든 사람들에게 기업 브랜딩에 대한 인사이트를 많이 제공하는 책이다. 어렵지 않으니 기업 브랜딩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은 읽어볼 만하다. 기업 브랜딩이 아니라도 브랜딩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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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죄책감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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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사이코패스가 아닌한 죄책감은 한 인간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나 또한 평소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타입이다. 그렇다고 매일 죄책감에 시달려서 일을 못하는 정도는 아니다.



이 책 (내 어깨 위 죄책감>의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좋거나 나쁘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편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은 우리가 법을 어겼거나 잘못을 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우리가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사람에 따라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그 사람이 스스로 내린 평가에 기인한다. 즉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죄책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없앨 수 없다면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죄책감은 나 자신이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가 때문에 먼저 내가 내린 평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노트 한 권을 준비해서 아래 7단계를 따라해 본다.



[1단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2단계] 상황 리스트와 감정의 ABC를 작성한다


[3단계] 평가와 결론을 점검한다


[4단계]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5단계] 또 한 번 ABC를 작성한다


[6단계] 실수 많은 인간임을 받아들인다


[7단계] 행동과 인간을 구분한다



먼저 죄책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했고,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그 때 나의 기분과 기분에 따라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을 살펴보고 실제 일어난 사실과 일치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그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기분과 행동으로 이끄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다시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상황을 인지하고, 평가를 내린 후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에 따른 행동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끌어 줄때까지 평가를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평가만 하고 본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



나는 죄책감을 보통사람보다 조금더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1부에서 누구보다 빨리 죄책감에 빠져드는 사람의 특징을 알려준다. 완벽주의 성향, 자괴감과 열등감, 남의 문제와 고통에 민감하고 그 책임을 통감하는 등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80~90% 정도 해당하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죄책감을 잘 느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7단계를 통해 수정과 반복하는 방법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 아니라 예방이 아닐까? 죄책감도 다른 사고들처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죄책감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직위는 의무가 아니라 나의 의지와 바람임을 인식하고, 강압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과 <언스크립티드>를 통해서 부를 바라보는 시선과 부자들의 음모(?),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가 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사회가 짜놓은 부정적인 각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죄책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당연하다고 배우고 몸에 익힌 가치관이 우리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어릴 때부터 사회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각본대로 살아야 하고, 그 각본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우리 마음에서 죄책감을 소환하라고 쇠뇌당한 것은 아닐까?



이제는 남에 의해 강요된 시스템과 가치관으로 스스로가 힘들기 보다는 최소한의 테두리 속에서 나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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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간이 되었습니다 - 거꾸로 본 인간의 진화
박재용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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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지구상에 최초로 나타난 생물은 아니다. 보통 인간은 동물이 진화한 형태로 본다. 약 38억년에 이르는 지구 생명의 진화 과정 중에 극히 짧은 기간을 차지할 뿐이다. 지금도 인간의 진화론에 회의적인 사람들이 많다. 그러고 보면 진화론을 주장한 다윈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인간은 진화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러나 과연 어떤 동물에서 진화한 것인가에 대한 확실한 해답은 없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논란이 있는 듯 하다. 다만 내가 요즘 느끼는 진화의 관점은 단순하다.



1900년대 사진에 남아있는 사람들의 얼굴과 그 모습들을 2020년의 오늘날 비교해 보면 자명하다. 굳이 1900년까지 가지 않아도 1980년대 대한민국 배우들의 외모와 현대 배우들의 외모를 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다. 물론 화장품과 패션, 유행들이 한 몫 하겠지만 얼굴이 더 하얘지고 더 조각같아 졌다고 해야 할까?



저자는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 시리즈의 <멸종>, <짝짓기>, <경계>를 집필했다.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진화에 대해 할 말이 참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에필로그에 보면 분량의 문제로 이 책에 다 담지 못한 주제에 대한 아쉬움이 잔뜩 묻어 있다.



이 책은 인간 자체의 진화에 대한 부분을 다루었기 때문에 세부적인 뇌와 신경계, 각종 호르몬과 내분비 기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지 못했다고 한다. 저자의 다음 책이 기다려진다.



몸에 난 털이 아주 가늘고 짧으며, 직립보행을 하고, 거리를 잴 수 있는 눈을 가지고, 도구를 사용하며, 말을 하고, 알 대신 새끼를 낳고, 꽤 많은 경우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동물은 사람이 유일합니다.



책을 여는 서문의 첫 문장이다. 저자가 하고 싶은 인간의 특징을 잘 정리한 말이다. 서문에 서술한 내용들은 인간만이 가진 특징은 아니다. 각각 별개로 보면 많은 동물들과 공통점이 많다.



코끼리도 몸에 난 털이 짧고, 캥거루도 직립보행을 하고, 개미와 침팬지도 도구를 사용하며, 포유류 대부분이 새끼를 낳고, 대부분의 바닷새들이 일부일처제를 유지한다. 다만 이 모든 조건을 다 갖춘 건 인간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진화를 한가지 측면에서 보지 않는다. 나는 인간은 영장류에서 진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자는 영장류서의 정체성, 포유류로서의 정체성, 육상 척추동물로서의 정체성과 척수동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한다.



책 부록으로 4가지의 분류도를 제공한다.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로부터 시작되는 호모 계통의 발생도, 영장류 계통의 분류도, 포유류 계통의 분류도, 척삭동물의 분기도를 볼 수 있다.



영장류 계통 분류도를 보면 날원숭이목과 영장목의 분류를 볼 수 있다. 인간은 날지 못하는 영장목, 즉 원숭이 형태에서 진화했다고 본다. 포유류 계통 분류도를 보면 사람과 원숭이는 같은 영장동물이고 설치동물과 같은 영장상목을 구성한다. 토끼와 쥐같은 설치동물과 근원이 같다는 것은 놀랍다.



척삭동물의 분기도를 보면 인간의 진화를 물고기로부터 본다. 특히 먹장어와 척추동물이 같은 뿌리를 가진다는 사실 또한 새롭고 놀랍다.



저자는 포유류, 영장류, 척삭동물 등의 관점에서 인간의 진화를 바라보고, 흔적들을 통해 증거를 제시한다. 설명 뒤에 첨부된 사료와 그림들을 보면 약간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관점을 배우게 된다.



마케팅을 공부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진화심리학을 배우게 된다. 말 그대로 진화론에 기초하여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한 분야다. 물건을 만들어서 잘 팔기 위해서는 인간의 근원적인 욕구와 진화론적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 인간의 구매 행위에는 많은 요소들이 의식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무의식을 지배하는 부분이 바로 진화론이다.



경제활동을 하는 현대인들에게 영업은 필수다. 잘 팔기 위해서는 인간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인간을 잘 이해하려면 진화론에 대한 이해는 필수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진화했느냐 창조되었느냐의 논쟁보다는 무의적인 행동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의 확장이라고 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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