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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어깨 위 죄책감
도리스 볼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생각의집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죄책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사이코패스가 아닌한 죄책감은 한 인간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보여주는 지표가 아닐까? 나 또한 평소 죄책감을 많이 느끼는 타입이다. 그렇다고 매일 죄책감에 시달려서 일을 못하는 정도는 아니다.
이 책 (내 어깨 위 죄책감>의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이 좋거나 나쁘다는 판단을 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 편이 훨씬 현명할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은 우리가 법을 어겼거나 잘못을 했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다만 우리가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는 결과라는 것이다. 결국 동일한 문제에 대해서 사람에 따라 죄책감을 느끼는 정도의 차이는 그 사람이 스스로 내린 평가에 기인한다. 즉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받아들이고, 죄책감의 뿌리가 무엇인지 곰곰 생각해 보기를 권한다. 어차피 죄책감을 없앨 수 없다면 최소화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죄책감은 나 자신이 내린 평가와 결론으로부터 발생하가 때문에 먼저 내가 내린 평가에 대해 점검해야 한다. 노트 한 권을 준비해서 아래 7단계를 따라해 본다.
[1단계] 전체적으로 살펴본다
[2단계] 상황 리스트와 감정의 ABC를 작성한다
[3단계] 평가와 결론을 점검한다
[4단계]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5단계] 또 한 번 ABC를 작성한다
[6단계] 실수 많은 인간임을 받아들인다
[7단계] 행동과 인간을 구분한다
먼저 죄책감을 느끼게 한 사건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내가 어떤 행동을 했고, 나는 그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알아본다. 그 때 나의 기분과 기분에 따라 어떤 행동을 했는지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을 살펴보고 실제 일어난 사실과 일치하는지 알아본다. 그리고 그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기분과 행동으로 이끄는지 살펴본다. 그리고 새로운 대화를 연습하고 실행에 옮긴다.
다시 죄책감을 느끼게 했던 상황을 인지하고, 평가를 내린 후 내가 느끼는 감정과 그에 따른 행동을 적는다. 내가 내린 평가와 결론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이끌어 줄때까지 평가를 수정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마지막으로 스스로가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인간임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리고 내가 한 행동에 대한 평가만 하고 본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는 연습을 한다.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전해 볼 만하다.
나는 죄책감을 보통사람보다 조금더 많이 느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1부에서 누구보다 빨리 죄책감에 빠져드는 사람의 특징을 알려준다. 완벽주의 성향, 자괴감과 열등감, 남의 문제와 고통에 민감하고 그 책임을 통감하는 등 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의 80~90% 정도 해당하는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보다 죄책감을 잘 느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사람이 아니라 사람이 한 행동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7단계를 통해 수정과 반복하는 방법도 배웠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 수습이 아니라 예방이 아닐까? 죄책감도 다른 사고들처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죄책감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완벽주의를 버려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모든 직위는 의무가 아니라 나의 의지와 바람임을 인식하고, 강압을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한다.
엠제이 드마코의 <부의 추월차선>과 <언스크립티드>를 통해서 부를 바라보는 시선과 부자들의 음모(?), 그리고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가 부자가 되는 길을 방해하는 가장 큰 장애물이 사회가 짜놓은 부정적인 각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죄책감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어릴 적부터 당연하다고 배우고 몸에 익힌 가치관이 우리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한다. 어릴 때부터 사회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각본대로 살아야 하고, 그 각본에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우리 마음에서 죄책감을 소환하라고 쇠뇌당한 것은 아닐까?
이제는 남에 의해 강요된 시스템과 가치관으로 스스로가 힘들기 보다는 최소한의 테두리 속에서 나 스스로를 자유롭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