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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의 오키나와 ㅣ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3
김민주 지음 / 세나북스 / 2022년 1월
평점 :
한 달 살기는 내게 꿈이다. 반드시 이루어지는 꿈. 제주도 한 달 살기, 동남아 한 달 살기 등 한 달 살기가 한창 붐이었을 때가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말이다. 김민주 저자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 여름을 오키나와에서 보냈다.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오키나와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자의 일정은 나하에서 시작해 자탄초와 온나손을 거쳐 다시 나하로 이어진다. 누구나 그렇듯 설레는 마음을 가득 안고 출발한 여행은 순탄치 않았다. 특히 번화가가 아닌 시골 분위기의 여행지를 갈 때는 준비를 해야 하는 이유다.
첫 날부터 숙소와 식사에 문제가 있었다. 여성 전용 도미토리를 예약했건만 소통의 문제로 남녀 혼성 도미토리가 예약되어 있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숙소 문제는 언제나 민감하기 때문에 철저히 확인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일본을 가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질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격세지감. 일본도 예전의 일본같지 않은 것 같다.
나하시는 일본 중에서도 대중교통이 많이 불편한 곳이란다. 저자가 국제거리를 가려고 해도 15분 거리를 30분 정도 걸었다고 한다. 나하를 여행할 때는 비교적 여유로운 일정으로 보내야 할 것 같다.
공설시장에서 한국인의 관점으로 오래되고 허름한 곳이 맛집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식사를 했으나 최악의 경험이었다. 다행히 후에 친구를 만나 염소고기 요리가 최악의 경험을 돌려 놓았을 뿐이다.
일본에서는 고구마 뿌리식 교제를 많이 한다고 한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도 자신의 지인을 거리낌없이 소개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본인 동창회 모임에도 초대해서 서로 고구마 뿌리처럼 엮이는 인맥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없는 아주 생소한 문화지만 꽤 흥미롭다.
오키나와는 원래 일본의 영토가 아니라 우리나라처럼 류큐 왕국이라는 독립된 국가였단다. 일본이 강제로 편입하여 일본 영토가 되었지만 그들은 아직도 류큐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면 간간히 류큐 독립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사자 형상을 한 오키나와의 수호신 '시샤'는 우리나라 전통 수호신인 '해태'를 떠오르게 한다.
토마리 이유마치 수산시장에서 먹은 참치덮밥은 오키나와에서 먹은 음식 중 최고의 하나로 꼽는단다. 국제거리에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유람을 즐긴다음 들른 류큐요리 전문점 '후쿠야'에서의 경험은 색다르다. 메뉴판이 일본어가 아니라 오키나와 방언인 '류큐어'로 되어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마치 우리나라 제주도에서 제주도 방언으로 되어 있는 메뉴를 보는 느낌이랄까?
다음 일정으로 들른 자란초에서는 아메리칸 빌리지와 사키마 미술관을 꼭 들러보고 싶다. 스나베의 맛집 '하마야'에서 맛있는 영양밥 '쥬시'를 맛보고 싶어졌다. 아메리칸 빌리지에는 높이 60미터, 지름 45미터의 대관람차를 꼭 타봐야 한다는데 저자가 찾아간 날은 점검이 있는 날이었다. 오키나와 시내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으니 얼마나 서운했을까?
사키마 미술관에는 오키나와 전투의 참상에 대한 작품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다고 한다. 일본 전체에 있는 미군의 70%가 주둔할 정도로 전략적 요충지인 오키나와는 전투로 인한 피해를 많이 입었다. 아마도 후세에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하는 교훈으로 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일본어를 잘하는 저자는 일본에서 다양한 지인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혼자 여행을 하면서 가질 수 있는 흔한 기회가 아니다. 마지막 날 지인들에게 대접한 불고기, 파전 등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한다.
놀라운 것은 일본인들이 불고기 맛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한국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아이를 통한 한류의 위력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외국에 나가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고 한다. 팬데믹 상황 전에 동남아와 일본, 중국을 다녀온 적이 있다. 지금부터 준비해서 일본, 북미, 남미, 유럽을 여행하는 계획을 짜고 싶다. 다시 한 번 자랑스러운 한국인의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하고 싶다. 더불어 달라진 한류의 위상을 전세계를 다니면서 느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