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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자들 1 - 시간, 지구와 바다 ㅣ 발견자들 1
대니얼 J. 부어스틴 지음, 이경희 옮김 / EBS BOOKS / 2022년 3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2/0502/pimg_7905012073399466.jpg)
대니얼 J. 부어스틴은 미국과 세계사에 관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역사학자다. 대표 저서로 과거를 통해 미국 문화의 특징을 광범위하게 다룬 3부작이 있다. <미국인들 : 식민지 경험>, <미국인들 : 국민적 경험>, <미국인들 : 민주적 경험>은 각각 밴크로프트상, 프랜시스 파크먼 상, 이달의 북클럽을 받은 명저 중의 명저다.
심지어 1980년에 집필한 <미합중국의 역사>는 미국 고등학교 역사교과서로 채택될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외에도 <창조자들(1993)>, <탐구자들<1998)>은 꼭 읽어봐야 할 명저다.
이 책 <발견자들>은 3권에 걸쳐 시간, 지구와 바다, 자연, 사회의 4가지 주제를 다룬다. 또 4가지 주제를 15개의 소주제로 나누어 광범위하게 다룬 역사서사다. 책의 말미에 소개되는 참고문헌의 분량도 상상을 초월한다. 수십만 페이지가 넘는 책들을 단 600페이지로 축약하는 필력이 대단함을 느낀다. 향후 특히 관심이 가는 페이지는 참고문헌을 따라 자세히 읽어볼 예정이다.
1권의 내용은 시간, 지구와 바다다. 인류는 시간을 발견하여 월(月), 주(週), 일(日), 시(時), 분(分), 초(秒)로 나누고 나서야 자연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항공기가 없는 시대에 외부 세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통로는 바다를 통해서였다. 그래서 지구의 발견은 바다와 필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지식은 완전하지 않아서 때로는 지식으로 인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지만, 때로는 지식 때문에 새로운 발견을 방해받기도 한다. 저자는 인간 지식의 지도 위에 지금까지 쓰인 가장 기대되는 말이 '미지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저자가 이 책을 완성한 후에도 많은 것들이 발견되고 있다. 즉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끝이 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발견의 역사를 한 사람이 서술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저자는 발견의 필수적인 도구가 되는 시계, 나침반, 망원경, 현미경, 인쇄기, 주조활자 등에 대해서만 다룬다. 정부의 형성, 전쟁, 제국의 흥망성쇠, 문화의 연대기 등을 다루지 않는다. 각각의 세부 주제는 과거부터 현대까지 연대순으로 이루어져 있고, 일부는 세부적으로 겹치기도 한다.
약 160페이지 분량으로 시간의 발견을 다룬다. 고대인들이 생각하는 해와 달의 관념부터 신과 점성술사의 역사를 말한다. 고대인들이 시간의 개념을 깨닫기 시작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을 측정하면서 시간의 규칙성을 발견하고 결국 휴대용 시계를 제작하는 과정은 한 편의 서사시를 방불케 한다.
그리고 발전된 휴대용 시계는 선교사를 통해 중국으로 전파되는 경로도 밝힌다. 특히 시계가 중국과 동양이 아닌 서양에서 먼저 발명되었을까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을 한다. 서양에서는 시계를 국민이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시킨 반면, 중국에서는 신과 하늘의 영역인 역법은 신성시되어 일반인들의 접근이 철저히 금지되었다.
그래서 영국을 포함하여 많은 유럽국가들이 광장에 거대한 시계탑을 건설한 것이 아닐까? 반면 동양의 어느 국가를 여행하더라도 국민이 모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광장에 시계탑이 있는 나라는 한 곳도 없다. 유럽의 식민지배의 영향을 받은 나라를 제외하고 말이다. 시간과 시계,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인 통찰력을 배울 수 있는 부분이다.
저자는 지구의 발견은 바다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본다. 그래서 2번째 테마는 지구와 바다다. 지구의 발견을 설명하는데 바다는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과거의 인류는 지구는 평평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오랫동안 먼 바다로의 항해를 시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산을 향한 경외심으로 산을 통한 활동에 전념한다. 동양으로 향하는 선교의 길은 산을 통해서 시작되었다. 순례자들과 십자군의 원정대는 산을 통해 대륙에서 대륙으로 옮겨다닐 수 있었다. 산을 통해 아시아를 발견하고 전도를 하는 과정은 매우 위험했다.
향후 포르투갈인의 대양 개척을 계기로 바다를 통한 개척활동이 활발해진다. 인도로 가는 항로를 따라 가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도 한다. 뒤이어 아랍인, 중국인들이 개척활동에 합류하면서 세계인들의 교류가 시작된다. 대항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세상의 중심이기를 원하는 나라들끼리의 충돌도 일어나게 된다.
1편에서는 인류가 시간을 발견하고 시간을 활용하기 위해 시계를 만들어 세계로 유통하는 과정을 다룬다. 2편에서는 산을 통해 교류하던 인류가 바다의 항로를 개척하면서 보다 빈번하게 대륙을 발견하고 교류하는 과정을 다룬다. 시간과 바다를 통한 다른 나라의 발견은 인류의 무대를 자신의 지역이 아닌 세계로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권에 담긴 1편과 2편을 읽고 나니 2권과 3권의 내용이 궁금해졌다. 시간을 내서 나머지 2권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감사하게 읽고 주관적인 의견을 적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