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06. 토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길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는 것만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그리고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사람에게 안전 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안전 기지의 역할을 맡아주면 그는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이나 현재 기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일단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변화를 향한 큰 힘이 생겨난다. 안전 기지라는 역할의 특성이 주체적인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안전 기지인 사람은 주체성을 침범하지 않는다. 뭐가 됐든 상대방의 자유의사에 맡김으로써 애당초 책임감이라는 것 자체를 상대방의 것으로 되돌린다. 쓸데없는 간섭이나 방해 없이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긍정해줌으로써
그 사람 본연의 빛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쓴다고 모든 회피형 인간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히키코모리 같은 경우는 오랜 시간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바뀌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동시에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강하게 품고 있다. 그런 마음을 지워내고 새롭게 도전해보려는 용기를 주는 것도 안전 기지가 되는 존재가 지켜봐주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회피하는 습관의 뿌리
상처받았던 경험이 많아 그 경험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 회피하는 습관이 오래 지속되는 것만은 아니다. 회복이 힘든 경우는 원래 애착 성향이 회피형인데다가 후천적으로 상처받은 경험까지 있어서 증세가 강화된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는 회피하는 습관만을 고치기 보다는 어린 시절의 문제와 함께 치료해야 한다. 오랫동안 히키코모리로 살던 k씨는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을 미루어보았을 때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사건을 겪고 나서 대인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거리를 두는 관계에 머무르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생각 차이에서 발생한 오해였고,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k씨 자체가 이미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타인이 지옥이라 느끼는 사람
하지만 k씨의 대인 관계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가 보였다. 그는 집단에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었지만, 누구와 단 둘이 있게 되면 어색했다고 말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는 부모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반응해주고 말을 해줬으면 했지만 아버지는 k씨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자 그는 점차 아버지에게 말을 걸지 않게 됐다. 반응을 원하는 마음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바뀌어 인간에 대한 거부감을 더 강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어머니와는 좀 더 편한 사이였지만 점차 틀어졌다. 어머니는 교사로서 항상 뭔가를 가르치거나 지도하려고 했다.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k씨에게 그런 태도가 지속되자 k씨는 점차 어머니에게 반발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자 둘은 입만 열면 싸우게 되었다. 10년동안 그렇게 서로 싸웠고 k씨에게 타인은 지옥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이후 그 누구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것은 회피형 인간이 자주 보이는 방어 반응의 하나인데 친밀함을 원해 접근하는 상대를 깔보거나, 의심하는 태도를 취한다. 속마음을 내보이는 일도, 털어놓고 의논하는 일도 없으며,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곧바로 외면해버리거나 주변 사람이 곤란에 처해도 자신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냉랭한 태도를 취한다.
k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회피형 성격이 어디에서 유래되었고, 어떻게 그동안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서서히 알게 되었다. 히키코모리가 된 상황도 이 모든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였던 것이다.

회피형 인간이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도망칠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럴 경우,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는 것만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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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04. 목

-회피형 인간에게 좋은 안전 기지란
안전 기지란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는 존재이다. 그 기본적인 태도는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응답이다. 상대가 원할 때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응답해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안정감에 상처를 입힌다. 또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쓸데없는
참견을 하면 안정감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만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의사와 페이스를 존중해주는 게 중요하다. 안전 기지를 해주는 역할은 상대방이 자식이나 배우자라 해도 독립된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존중하고, 주체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회피형 인간을 대할 때에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회복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야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도 역시 위로나 지원이 필요한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심리 상태가 우선 안정적이어야 비로소 타인에 대한 심리적 배려도 가능해진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배려심이 애당초 부족하다. 특히 인정 욕구가 강한 불안형 인간은 회피형 인간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불만을 갖기 쉽상이고 이로 인해 둘의 관계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불안형 인간이 회피형 인간에게 비나는 퍼붓기 시작하면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이 위협 당하고 있다고 여기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거리를 두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함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게 된다.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회피형 인간은 괴로울 때일수록 관계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이때의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질책을 할 수록 더욱더 멀어질 뿐이고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제일 좋다. 상대방의 기호나 페이스에 맞추면 서서히 그쪽에서 먼저 마음을 열게 된다.
침묵도 충분히 괜찮은 것이라고 받아들여 느긋하게 기다린다. 말하지 않으면 준비가 덜 된 것이고 안심하게 되면 무엇이든 다 말하게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안전 기지가 되도록 노력하고 관계가 양호해지기를 기다려줘야만 회피형 인간은 기운을 차린다.
이런 과정 이후에, 대인 관계가 개선되고 일이나 학업에도 성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지원해준 존재에게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싹트게 된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속에 계속 존재한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부모가 탄탄한 안전 기지가 되어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준다. 서예가 다케다 소운 씨와 영국의 작가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이다.
다케다는 어린 시절 소위 ‘분위기를 흐리는 아이‘ 였지만 부모로부터 항상 긍정적인 말을 들어와서 그가 어떤 문제에 닥치더라도 꿋꿋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톨킨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셨지만 그는 소극적이거나 주눅 드는 일 없이 여유 있는 인생을 보냈다. 생전의 어머니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3살 때 사망하고, 어머니는 가톨릭으로 개종한 상황에서 톨킨의 가족은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가정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아들들을 사랑하며 소중히 키웠고 교육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였다. 톨킨이 12살 때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신부가 후견인으로 아버지 역할을 해준 것도 어느 의미에서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 덕분이었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 탄탄한 안전 기지 안에서 빈틈없는 보호를 받고 자란 사람은 훗날 어떤 일이 닥쳐도 마음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정감과 관심의 공유가 마음의 문을 연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과의 접점이 적고 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전혀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피형 인간의 경우 바깥 세계와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흥미의 영역이다. 그래서 흥미를 공유하는 것이 회피형 인간과의 관계에서 한층 더 중요하다. 회피형 인간이 흥미를 갖고 있는 영역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그것이 친밀함의 원천이다. 돕는 사람 입장에서는 회피형 인간과 관심을 공유할 수 없는 것에도 경의 표해주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서 공감해줘야 신뢰가 쌓이기 시작한다.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레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얘기하게 되고 이것이 회피형 인간이 한 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게 대화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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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29. 금

*계면쩍다 : ‘겸연쩍다‘의 변한말.(겸연쩍다 : 쑥스럽거나 미안하여 어색하다.)

-사람과의 관계가 인생을 움직인다
이 챕터에서는 작가의 이야기를 해준다. 책의 저자 또한 청년이었을 무렵 심각한 회피형 인간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나서 생기는 불편한 감정들 때문에 최소한으로 유급을 하지 않을 정도로만 시험을 보고 수업은 듣지 않았다. 그렇게 생활을 하던 어느 날, 그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프랑스어 시험을 보지 못했고 그 사건으로 인해 그는 1학년 후반기로 학년이 내려가는 강년 제도의 대상이 되었다. 다시 학기가 시작할 때까지 쉬면서 그는 소설을 읽거나 글을 쓰기는 했지만 오히려 혼자 더 고립되는 시기였다.
다시 가을이 찾아오고 그는 프랑스어 수업을 들으려고 했다. 그 수업에는 동아리에서 알게 된 후배 여학생도 있었다. 그는 수업을 듣기 전,
그녀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될까, 만약 그녀와 같은 수업을 듣게 된다면 또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 고민 끝에 그는 자신의 심리 치유사에게 고민을 털어놓는다. 심리 치유사는 웃으며 세상 사람들은 생각보다 자신을 신경쓰지 않는다, 한 작가가 있는데 그도 유급한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나간 수업에서 옆자리의 후배 여학생이 부인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때 그는 정곡을 찔린 듯한 느낌을 받으며 자신이 그 후배 여학생에게 호감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상처를 두려워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한다. 그때 처음으로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기분이 들었다고 한다. 그는 프랑스어 수업에 나가서 예습을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기도 했다. 반년이 지났을 무렵 그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약간 자신감을 회복했고, 내가 두려워하던 것이 도망 다니는 데서 오는 환상임을 알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후배 여학생과의 연애는 실패로 끝났지만 그의 인생에서 있어서 그녀는 은인과 다름없었다.

7장 : 상처받지 않는 힘은 어디서 나올까?
˝당신의 안전 기지를 찾아라˝

-사람을 치유하는 것은 무엇인가?
심리 상담, 인지행동 요법, 대인 관계 요법 등 여러 심리 기법과 치료법이 있다. 같은 기법을 사용해도 누군가에게는 효과가 있을 수도, 누군가에게는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말로 개선이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치료 기법 자체라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뭔가 다른 요소가 아닐까 하는 논의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어느 연구에서 밝혀진 바로는, 효과를 좌우한 것은 어떤 치료법을 선택했느냐 하는 문제가 아닌, 전혀 다른 요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치료자와 환자 사이가 얼마나 돈독한가 하는 문제였다. 즉 환자의 마음을 정확하게 헤아리고, 어느 때든 환자를 긍정적으로 보며, 기분 좋은 관계를 유지했을 때 우울증이 개선되었던 것이다. 충분한 공감을 바탕으로 긍정적으로 응답해주는 사람과의 애착 관계는 안전 기지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준다. 즉 치료법이 무엇이든, 치료자가 환자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고 안전 기지가 되어주면, 환자가 갖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긍정적으로 변화한다는 말이다.
즉 그 사람의 안전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해결책이라는 것이다.

-안전 기지가 만드는 마법
문제 자체를 개선하려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먼저 안정된 애착 관계를 만들어야 자연스럽게 문제가 해결된다는 말이다. 그러니 문제에
너무 사로잡히지 말고 안정적인 애착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전 기지를 화복하는 일이 핵심이다. 안전 기지를 확보하면 애착도 안정화되기 시작한다. 그러면 가만있어도 문제가 되었던 증상이나 행동이 점점 줄어든다. 옆에서 하라고 부추기지 않아도 스스로 행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문제점을 지적해서 개선을 촉구하는 경우도 있다. 안전 기지란 결코 도망치기 좋은 장소만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립을 전제로 지원해주는 역할을 담당하면서 노력과 자제를 요구하기도 해야 한다. 안전기지가 되어주는 사람도 부담이나 고통이 너무 크면 계속 지원해줄 수가 없고 안전 기지를 잃게 되는 최악의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안전 기지 역할을 하려면 너무 엄격하게 규칙을 강요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나쁜 점에 대해서는 관용을 베풀고, 좋은 점에는 주의를 기울여 그 사람의 마음에 다가가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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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28. 목

*침잠 : 마음을 가라앉혀서 깊이 생각하거나 몰입함

-모리타 마사타케의 경우
모리타 마사타케(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모리타 요법의 창시자)는 자신도 불안신경증을 앓고 있어 학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좋아지기는 커녕 더욱 심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의 경제 원조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어차피 죽었다, 생각하고 해볼 만큼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는 두근거림이 느껴져도 방치하며 자신이 하려고 한 일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그렇게 학업에 몰두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받았고, 부모의 경제 원조도 시작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을 괴롭히던 증상이 사라졌다. 이 사실로 모리타는 한 가지 중요한 진리를 터득했다. 신경증을 증상을 치료하고 싶어도 낫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것을.

-필요는 행동의 어머니
폭로 요법이나 모리타 요법과 달리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이 요법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필요에 의해 충격적인 체험을 하는 일이다. 어머니의 부재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도토루 커피(일본의 커피 전문점)의 창업자 도리바 히로마치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행했던 일들 때문에 대인공포증이나 적면공포증(자기 가족 이외의 사람들 혹은 많은 사람 앞에 나갈 때, 때로는 특정한 인물과 만나거나 할 때 안색이 붉어지는 것을 고민하는 신경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모리타 마사타케가 발견한 것처럼 증상을 치료하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있으면 집중할 수 있는 일, 그것이 이 악순환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내가 먼저 공격한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이 남들에게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적극적으로 행동하여 자기 스타일대로 상황을 만들면 조절하기가 편해진다. 그렇게 해서 성공 체험이 쌓여가면 극복의 계기가 된다.

-기계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다
오늘날 회피형 인간에게 나타는 공통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컴퓨터나 TV, 인터넷 게임 의존이다. 과거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려 할 때 독서나 명상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들은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우리의 정보 처리 능력 한계를 벗어나지 않아 우리가 능동적으로 상상, 생각할 수가 있었다.
이야기를 하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취미나 관심 사항이 같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활력소가 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거기에도 함정은 있다. 온라인상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지만 이런 관계는 여차하면 바로 끊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회피형 인간은 온라인의 세계가 현실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현실에서 만나는 관계와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관계의 결정적인 차이는 온라인상에서는 내측전두전야 같은 사회적 뇌의 기능이 작동하기 힘들다. 어떤 사람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 행동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것이 미러 시스템이며, 이 시스템에 의해 공감이나 공명도 발생한다.
그런데 상대의 행동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 미러 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공감이 작동하기 어렵다. 대인 관계도 물건이나 숫자처럼 인식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만 대인관계를 유지한다면 사회적 기능을 하는 뇌의 부위는 기능이 저하되기 쉽고 이렇게 되면 공감 시스템과 함께 애착 시스템도 활성화되가 어렵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 회피 성향이 더욱 강화될 뿐이다. 타인과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이나 표정을 보면서 생각을 추측한다거나, 비언어적인 대화나 스킨십을 늘임으로써 뇌의 사회적 기능과 애착 시스템은 활성화된다.
그를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컴퓨터나 휴대전화 화면을 보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게임이나 메일, 채팅하는 시간을 정해서 온라인 친구들에게도 알려줌으로써 기계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렇게 생활의 리듬을 정비하고 과도한 정보를 차단하면서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놓아둬야 한다. 이것이 회피형 인간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동호인 모임을 활용한다
회피형 인간이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는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 있는지 없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회사에서 여성 직원들의 비난과 험담을 당해 크게 힘들어서 히키코모리가 되었던 F씨는 취미였던 장기 동호회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나이 든 회원이 많았던 터라 젊은이가 와 환영을 받았고, 상대방이 여성이거나 동년배인 사람 앞에서는 긴장했지만 나이 든 사람들과는 훨씬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런 F씨가 매주 장기 모임에 다니며 멤버들과 서서히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다시 자신감이 생겨 일을 다시 할 의지가 생겼고, 동년배나 여성 비율이 낮은 직장을 대상으로 취직 활동을 했는데 곧 한 회사의 입사시험에 합격했고 면접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는 새로 취업한 이후 예전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직장의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장기 동호회에서 환영받았던 경험은 그에게 사회성을 길러주었을 뿐 아니라 상처 입은 자존심을 치유해주었고, 자신감도 회복시켜 주었다. 회피하는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이 어울릴 만한 모임이면서
도 자신을 환영해줄 만한 모임이 없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공격은 최대의 방어인 것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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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7. 15. 금

-심리적 반전을 경험하다
회피형 인간의 심리 구조는 이중의 회피 반응에 의해 강화된다. 하나는 마음이 다친 상황에서 또다시 상처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고 하는 방어 반응이다. 불쾌한 경험을 했을 때 누구나 이러한 회피 반응을 보인다. 다른 하나는 그다음 단계인데 회피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을 때 나타나는 정신적 동요와 거부 반응이다. 앞서 말한 융 또한 이러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융은 이러한 문제들을 스스로 마주하며 변화해야겠다고 스스로 느꼈고 노력하였다. 그가 회피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건 그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시간의 길고 짧음은 있지만 회피의 함정을 극복한 사람은 반드시 이러한 심리적 반전을 경험한다.

-실체 없는 공포
회피하고 있는 성 안에 갇혀 있는 것과 비슷하다. 상처받은 마음이 만들어낸 공포 때문에 그 벽이 뛰어넘기 힘든 것으로 변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상황에 처할 것 같은 불안에 사로잡혀 마주할 용기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 눈을 돌리면 돌릴수록 공포는 더욱 심해진다. 이런 경우에 효과적인 방법은 가장 두려운 상황을 용기 내어 머릿속에 그려보는 일이다. 그리고 그 상황에 처했을 때 얼마나 힘든 기분이 되는지, 얼마나 슬픈 기분이 되는지를 상상하고, 그것을 음미해본다. 이렇게 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최악의 상황이 되었을 때, 본인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를 음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처음에는 괴롭고 무서워하지만 계속 상상하다 보면 그리 무섭지 않거나, 실제로는 별것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다. 이러한 심리요법은 익스포저 즉, 폭로 요법이라고 하는데 불안이나 공포에 사로잡힌 마음을 극복하는 기법 중 하나이다. 이 요법은 예기불안에 빠진 사람이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그 문제의 상황 속으로 뛰어들어 가 스스로 만들어낸 공포를 극복하도록 해준다. 상처가 깊은 회피형 인간은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여 이야기하는 것 조차도 힘들어하지만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그 상황을 느껴봐야 한다. 본인이 도망치지 않고 맞설 수 있다면 공포와 불안은 점차 희미해지면서 상황을 극복하는 힘을 얻게 된다.

-너무 높은 기대치
회피형 인간의 마음에는 실체가 없는 공포 외에도 자신에 대해 너무나 높은 기대치를 품고 있다는 것이다. 그 기대치가 실패에 대한 공포를 강화하여 더욱더 회피형으로 견고해지는 것이다. 뭔가를 해야 한다면 아주 높은 수준에서 해야 하고,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아예 안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모든 생활 기준이 이렇듯 모 아니면 도이다. 자존심에 상처받을 만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회피를 선택하는 이들은 그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두통이 생기거나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식으로 자신의 몸을 괴롭힌다. 그렇게 해야만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벗어나는 첫 번째 단계는 본인의 괴로움을 인정하고 스스로가 그 상황을 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는 것이다. 싸워야 할 대상이
바로 상황을 피하고 있는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아는 것에서 변화는 시작된다. 그러고 나서 가장 최악의 상황을 설정하여 그것을 자기 생각의 도마 위에 올려놓는다.
자신에 대한 이상이 너무 높아 한동안 학교를 쉬던 k씨의 예시를 든다. k씨는 ‘아무도 나를 상대해주지 않고 무시해버리면 어쩌지‘, ‘진도가 많이 나갔을 텐데 못 따라가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저자는 그에게 객관적으로 사태를 다시 예측해보라고 하였고, 수업에 대해서도 물어보며 ‘대답하지 못하면 안 된다‘는 시각에서
‘대답하지 못하는 것도 쓸모가 있다‘는 시각으로 바꾸었다.(리프레이밍) 하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k씨에게 폭로 요법을 사용했다. 그 이후 k씨는 오랫동안 쉬고 있던 대학에 다시 나가게 되었다.
만약 회피하고 싶은 상황에 대한 공포가 지나치게 강하다면 이러한 폭로 요법은 시기상조이다. 하지만 일단 본인이 극복하고 싶어 하고, 그를 위해 괴로운 상황과도 마주해보려는 마음을 갖게 되면 폭로 요법은 강력한 해독제로 작용한다.


힘든 현실이나 불안과 마주하는 공포보다, 인생의 가능성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공포가 더 커지다 보니 마음의 양상이 백팔십도 뒤바뀌는 것이다. - P252

‘도망쳐봤자 별 수 없다‘, ‘아무리 불안해도 뛰어들 수밖에 없다‘라고 마음먹는 것이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그동안 불안하고 무섭고 도저히 접근할 수 없을 것 같던 상황도 별거 아닌 걸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그 상황에 뛰어들어 보면 본인이 느꼈던 불안은 스스로 만들어낸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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