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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18. 목

-운명의 목소리에 따라라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 대부분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라 우연하게 발생한다. 우리가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고 이는 기회도 마찬가지이다.
기회 또한 우리가 예상치 못한 곳, 사람에게서 나온다. 차이점은 그 기회가 왔을 때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을 것인가, 그 기회를 잡느냐이다.
이 챕터에서는 마리 퀴리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경제적인 이유로 공부를 포기하고 가정교사로 일하면서 언니와 동생들의 학비를 마련하던 마리 퀴리는 그 집 장남과 사랑에 빠지지만 어머니의 반대로 결혼을 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다가 의사와 결혼한 언니가 파리로 올 것으로 권유했음에도, 그녀는 처음엔 거절하였다. 하지만 그 장남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진절머리를 느끼던 마리는 그와의 사랑을 접고 파리를 건너가게 된다. 이것은 그녀가 기회를 잡은 것이다. 만약 그녀가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제안을 거절했다면 오늘날의 위대한 마리 퀴리는 볼 수 없었을 것이다.
회피형 인간은 지금의 상황을 바꾸고 싶어도 바꿀 수 없다는 교착 상태에 빠지기 쉽지만 외부에서 손을 잡아당겨 주면 의외로 움직인다. 만약 누군가가 손을 내민다면 그것에 순순히 매달려보자. 꼼짝도 않고, 아무것도 바꿔보려 하지 않는 것보다는 훨씬 재미있는 인생을 살 수 있을 것이다.

-회복된 애착 관계가 미치는 영향
에릭 에슨과 조안나 사손은 ‘속도위반‘으로 결혼했지만, 결과적으로 두 사람에게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처음 에릭슨은 불안정한 자신이 결혼을 해도 되나 의심했지만 친구의 설득으로 결혼을 하게 된다. 조안나는 아이들을 보살피는 동시에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아이‘인 남편을 보살펴주고, 원고를 읽은 후 정확한 지적을 해주는 등 남편의 지원자가 되어주었다. 조안나의 헌신은 불안형 애착을 가진 여성의 ‘강박적 보살핌‘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조안나도 역시 어머니와는 원만치 못하여 불안정한 면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조안나의 헌신에 의해 에릭의 위축된 자기애는 회복되었고, 자신감을 가지고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에릭의 애착 상처는 치유되어 일에만 매진할 수 있었고, 동시에 아버지와의 관계도 개선되었다. 한편 조안나도 자신의 가족이라는 새로운 애착 상대를 손에 넣고, 그것에 헌신함으로써 안정을 얻을 수 있었다.

-상처를 공유한 사람들의 만남
회피형이든 불안형이든, 애착 장애를 가진 사라밍 결혼하는 경향을 보면 가장 흔한 것이 비슷한 상처를 갖고 있는 사람들끼리 공감을 느껴 결합하는 경우이다. 아동문학가 톨킨과 그의 아내인 이디스 커플도 마찬가지였다.
톨킨형제는 12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어머니의 후견인이었던 모건 신부는 한 하숙집에 톨킨형제를 맡기지만 그들은 거기서 불안한 생활을 보내게 된다. 그들의 사정을 알게 된 모건 신부는 다른 하숙집으로 그들을 보내고, 그 하숙집에는 소극적인 성격의 소녀 하나가 하숙하고 있었는데 그녀 역시 고아였고 사생아로 태어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몰랐다. 그녀가 바로 이디스이다. 처지가 비슷한 둘은 서로에게 빠지게 되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싶어하던 와중, 톨킨은 대학 진학 조건인 장학금 시험에서 떨어지자 모건 신부는 둘의 연애를 금지한다. 두 사람은 각자 다른 하숙집으로 옮겼고, 톨킨은 장학금 시험과 대학 입학시험에만 매진하여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톨킨은 대학 생활을 즐기며 언어학 연구에 매달린 채 이디스에게 편지도 보내지 않고 3년이란 시간이 흐른다.
하지만 그는 이디스를 포기한 게 아니라 무사히 대학에 진학하고 성인이 되면 이디스에게 정식으로 청혼하려고 결심했던 것이다. 편지를 쓰지 않은 것은 모건 신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비로소 성인이 된 톨킨은 이디스에게 편지로 청혼하지만 이디스는 그 당시 다른 남자와 약혼한 상태였다. 하지만 톨킨은 물러서지 않고 이디스를 설득했고
이디스는 큰 결심을 하여 약혼을 파기한다.
그 결과 이디스는 그때까지 의지했던 사람들을 배신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절연당한 후 살고 있던 집에서도 쫓겨나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가 지불한 약혼 파기에 대한 엄청난 대가 앞에서 톨킨은 왠지 남 일 구경하듯 행동했다. 같은 회피형 스타일의 소유자라도 톨킨은 좋게 말하면 낙관적, 나쁘게 말하면 자기중심적인 경향이 있었다.
아무튼 두 사람이 운명적으로 만나고,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며 맺어진 것이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의 대부분은 우리 스스로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무수한 인과의 사슬과 우연의 결과에 불과하다. - P334

하늘의 뜻이라는 순간이 평생 몇 번인가는 있다. 그때는 일단 해보는 것이다. 해보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 P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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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13. 토
-치료가 고통을 수반할 때
인지요법과 인지행동 요법 같은 치료법은 우울증이나 불안장애의 개선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인격 장애나 대인 관계 문제 기괴한 핼동 교정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이 치료법은 인지, 즉 사물의 수용 방식이 한쪽으로 편중되어 있는 상태를 수정함으로써 사회생활이나 조직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치료법이다.
인지요법이나 인지행동 요법은 이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좀 더 낙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유도한다. 그런데 이 방법은 누군가에게는 효과적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효과가 없을 뿐 아니라 상태를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특히 애착이 불안정하고 인간에 대한 불신감이나 자기부정이 강한 경우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다. 아무래도 이 치료법은 ‘당신의 사고방식은 편중되어 있다‘거나 ‘당신은 현상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라는 부정적인 견해를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원래 자기부정이 인간에 대한 불신이 강한 사람에게 이렇게 말하면 옳은 지적이라고 해도 반발과 실망을 불러일으켜 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고통이 되어 중도에 포기해버리는 경우도 많다.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 심리요법
이런 문제점 때문에 대안으로 제시된 방안 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바로 마인드풀니스라는 심리 상담법이다. 이것은 모든 것을 가치로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풍요로운 깨달음을 얻는 것이다.
풍요롭게 느끼는 것이라고 해도 좋다. 이 기법은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심리적 접근이며 그 기원은 명상에 있다.
이 기법은 얼핏 듣기에는 비과학적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과학적으로도 그 효과가 입증되어 실제 치료법으로도 쓰이고 있다. 마인드풀니스 치료법은 우울증이나 불안, 분노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마인드풀니스 요법은 인지요법처럼 어떤 사안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편중되어 있다‘거나 ‘옳다‘라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편중된 수용 방식은 잘못된 것이므로, 그것을 올바른 수용 방식으로 바꾸려는 일도 없다. 왜냐하면 그런 것이 이상적인 상태를 향해 노력해야만 한다거나, 이상적인 상태여야만 한다는 사고방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치료해야 하는 상태를 또 다시 만들어내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 요법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느끼는 것이 목표이다. 부연하자면 좋거나 나쁘다는 가치 판단으로부터 자요로워지는 것이 목표다. 이상적인 상태여야 한다는 것에 사로잡혀서 우울증이나 불안 같은 증상을 만들어낸다. 집착으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써 증상을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라져간다. 그것은 과거의 방법처럼 증상을 제거하거나 조절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증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조절하려고 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기묘하게도
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회복하는 것과 연결된다. 증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증상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마침내는 그리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편안해진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렇게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마인드풀니스 요법의 큰 특징을 머리로는 알아봤자 쓸모없다는 것이다. 마음과 몸을 통해 그것을 체험하고,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 일단 체험하면 모든 것을 느끼는 방식이 180도 변한다.
하루하루가 좀 더 생생하고 풍요로울 뿐 아니라 지금까지는 지루하고 평범했던 일상이나, 힘들고 상처투성이였던 일상도 온갖 환희와 풍요로운 느낌으로 가득 찬 보물로 재탄생하게 된다. 우울증이나 불안, 초조에 사로잡혀도 그것이 생활이나 인생을 부패시키는 것이 아닌, 열심히 살아온 증거로써 소중하게 느껴진다. 뭔가를 한다기보다 여기에 있다는 것, 존재한다는 것 자체를 맛보고 느낄 수 있게 된다.

우리는 힘들게 살아가는 와중에 이상적인 나의 모습에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이라는 순간을 소중하게 음미할 수 없다면 이상적인 상태를 손에 얻는다 해도 색이 바래 시시한 것으로 변하고 만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이렇게 존재하는 것,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음미하자. 그것이 가능해지면 생명이라는 것이 본래 가지고 있는 빛을 되찾게 된다.
마인드풀니스 요법은 살아 있다는 것의 원점이라고도 할 수 있는 호흡과 몸의 감각에 주의를 기울여, 그것을 있는 그대로 음미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것을 기본으로 하면서 힘든 체험이나 괴로운 느낌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음미함으로써 거기에서 흔들림 없는 마음과 풍요로운 깨달을 얻어간다. 그럼 의미에서 이 체험은 가장 고차원적인 체험임과 동시에 가장 원초적인 체험이기도 하다. 이것이 단순히 심리 요법이라기보다는 몸의 체험을 동반하기 때문에 기존의 심리 치유를 초월하는 면이 있다. 그리고 이 점이 효과의 비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보살핌과 애착 시스템
애착은 생물학적인 구조이기도 하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생물로서, 포유류로서 생물학적인 체험이 중요하다. 특히 회피형 인간은 기능이 저하된 애착 시스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안전 기지가 되어주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는 것 뿐만 아니라 자신이 누군가를 지탱해주거나 보살펴주는 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애착이란 상호 작용이며 보살핌을 받거나 보살핌을 주는 행위로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동물과의 접촉은 애착을 활성화시키고, 살아가는 기쁨을 되찾기 위한 힘을 갖고 있다. 오갈 데 없는 작은 생물의 생명에 책임감을 갖고 필사적으로 보살피면, 똑같은 생물인 사람의 몸에도 애착이라는 본능적인 구조가 활성화된다. 그것이 자신의 아이라면 막중한 책임감에 주출할 수 있지만 보살피다 보면 애착이 생기고 어떤 힘든 일이라도 참아내려는 마음이 샘솟는다.
하지만, 부모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와 접촉하고 보살피는 행위는 물론 중요하다. 그 행위는 아이와의 유대가 강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불안이 억제되고, 긍정적인 활력이나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져, 타인에 대한 배려나 사회생활의 활력소가 되는 것이다.
보살핌에 따른 효과를 아이를 상대로 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누군가를 소중히 여기고 보호하려할 때, 애착 시스템이 활성화된다. 그러한 관계를 일이나 학교생활 속에서 찾아내도 좋고, 봉사 활동 같은 과외 활동에서 발견하는 것도 좋다. 장애가 있는 사람이나 노인을 돌보는 일도 역시 애착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일이다.
다만, 회피형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살핌이나 타인과의 관계가 서툴기 때문에 고통을 느낄 수도 있다. 허용범위를 초과해서 부담이 되어버리면 애착 시스템일 활성화되기는 커녕 회피하는 행동이 더욱 강화될 뿐이다.
그럴 경우 키우는 동물을 방치하기도 한다. 그런 일이 자녀를 상대로 벌어지는 비극도 적지 않다. 관계가 시작된 이상 나름대로 책임지려는 각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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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12. 금

-나를 속박하는 것은 무엇인가?
k씨는 긴 상담 기간 동안 자신의 과거를 되짚어보면서 외상과도 같았던 기억을 되새겼고, 그와 동시에 그 뿌리에 박혀 있던 부모와의 애착 문제에 대해 자각하게 되었다.
이 과정 동안에는 고통을 동반하기 때문에 그 과정에 잠이 부족하거나 침울해질 수 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억눌러왔던 것이 방출됨에 따라 교착상태가 부서지는 것이다.
처음에는 변화의 방향을 정하지 못해서, 그저 현재 자신의 상태에 대해 화를 내거나 옛날 일에만 사로잡혀 부모에게 따지고 들거나 하는데, 우울해지거나 공격적으로 변하기도 해서 마치 악화된 것처럼 보인다. 활성화된 에너지를 어디로 분출해야 하는지를 본인도 모르기 때문에 이렇게 된다. 하지만 이런 반응은 회피에서 벗어나려면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이 에너지를 주변 사람과의 마찰로만 사용하면 헛수고가 되어버린다. 그 에너지를 자기 내부의 변화로 연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어느 시기부터 현실적인 행동을 촉구해야 한다.
본인의 안정감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등을 떠밀어주고 어떤 때에는 힘껏 떠밀어야 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현재 자신을 변화시킬 에너지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서서히 자신을 속박하고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기 시작한다.

-내 상처를 똑바로 바라보다
회피형 인간을 포함한 모든 불안정한 인간 유형들의 근본적 문제는 어린 시절의 애착 관계에서 받은 상처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그 기원을 찾기 힘든 사람도 많고 찾기 쉬운 사람도 있다.
애착 관계의 여러 단계에서 계속 상처를 받거나, 자각하지 못하는 상처가 있는 상태에서 자각하는 상처가 추가되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는 상처 받았던 기억을 자각하는 것만으로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상처를 받게 된 직접적인 사건 자체는 자각할 수 없다 해도 그 흔적은 여러 형태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어느 정도 차면 어린 시절에 자신의 신변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상처가 너무 깊을 경우에 마주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서 자신의 과거를 봉인한 채 살아가는 경우도 많지만 말이다.
인생의 벽에 부딪히거나 궁지에 몰렸을 때 자신을 밑바닥에서부터 다시 바라보며 일어서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줄곧 방치하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물론 복구를 꾀하다가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회피하는 방어 자세가 정말 강한 경우에는 자신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기 때문에 복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십 년이 걸리는 경우고 많은데 그런 경우에는 복구의 과정이 무의식적으로 진행되어, 이미 상처를 극복한 이후에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를 느끼고 이해하다
사람은 자신이 받은 상처에서 회복하려는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안정감이 보장되고, 그것을 이야기해도 혼나는 일 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주리라는 것을 알면 서서히 그 체험에 대해 이야기하게 된다. 그렇게 과거의 기억을 다시 한 번 느끼고,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며, 그것을 이해해주고 공감해줌으로써 해독은 진행된다. 이러한 작업은 일반적인 진찰만으로는 다 할 수가 없어서 일반적인 진찰과 더불어 업무 제휴를 하고 있는 심리 상담 센터에서 심리 상담을 병용하고 있다. 마인드풀니스 심리 상담을 하면 그 효과가 훨씬 더 커지는 듯 하다. 마인드풀니스 심리 상담이란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는 체험을 말만이 아닌 몸으로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어머니의 품에 안겨 있는 듯한 체험 같은 것이다.
한편 기본적인 진찰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역할을 한다. 본인의 마음을 이해해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시점에서 진단하고 문제점도 밝혀 내 변화를 촉구하는 경우도 있다.

회피하는 태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안정감을 회복할 필요와 동시에 다시 한 번 위험과 불안으로 가득한 현실로 뛰어들 용기도 필요하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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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06. 토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길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는 것만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그리고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사람에게 안전 기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안전 기지의 역할을 맡아주면 그는 상대방의 진짜 속마음이나 현재 기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일단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되면 그때부터 변화를 향한 큰 힘이 생겨난다. 안전 기지라는 역할의 특성이 주체적인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이다. 안전 기지인 사람은 주체성을 침범하지 않는다. 뭐가 됐든 상대방의 자유의사에 맡김으로써 애당초 책임감이라는 것 자체를 상대방의 것으로 되돌린다. 쓸데없는 간섭이나 방해 없이 그 사람의 있는 그대로를 긍정해줌으로써
그 사람 본연의 빛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을 쓴다고 모든 회피형 인간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히키코모리 같은 경우는 오랜 시간 그렇게 되었기 때문에 바뀌고 싶은 마음이 있어도 동시에 회피하고 싶은 마음도 강하게 품고 있다. 그런 마음을 지워내고 새롭게 도전해보려는 용기를 주는 것도 안전 기지가 되는 존재가 지켜봐주고 있다는 안정감이 있어야 가능하다.

-회피하는 습관의 뿌리
상처받았던 경험이 많아 그 경험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서 회피하는 습관이 오래 지속되는 것만은 아니다. 회복이 힘든 경우는 원래 애착 성향이 회피형인데다가 후천적으로 상처받은 경험까지 있어서 증세가 강화된 경우이다. 이럴 경우에는 회피하는 습관만을 고치기 보다는 어린 시절의 문제와 함께 치료해야 한다. 오랫동안 히키코모리로 살던 k씨는
자신의 어렸을 적 경험을 미루어보았을 때 인간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사건을 겪고 나서 대인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거리를 두는 관계에 머무르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 사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변 사람들과의 생각 차이에서 발생한 오해였고,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부터 k씨 자체가 이미 생각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성향을 갖고 있었다.

-타인이 지옥이라 느끼는 사람
하지만 k씨의 대인 관계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니 문제가 보였다. 그는 집단에 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과 즐겁게 지낼 수 있었지만, 누구와 단 둘이 있게 되면 어색했다고 말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는 부모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했다. 그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반응해주고 말을 해줬으면 했지만 아버지는 k씨가 말을 걸어도 대답을 해주지 않았다. 그런 상황이 지속되자 그는 점차 아버지에게 말을 걸지 않게 됐다. 반응을 원하는 마음이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바뀌어 인간에 대한 거부감을 더 강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어머니와는 좀 더 편한 사이였지만 점차 틀어졌다. 어머니는 교사로서 항상 뭔가를 가르치거나 지도하려고 했다.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에서 k씨에게 그런 태도가 지속되자 k씨는 점차 어머니에게 반발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이 되풀이되자 둘은 입만 열면 싸우게 되었다. 10년동안 그렇게 서로 싸웠고 k씨에게 타인은 지옥이 된 것이다. 그러다 보니 그 이후 그 누구에 대해서도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것은 회피형 인간이 자주 보이는 방어 반응의 하나인데 친밀함을 원해 접근하는 상대를 깔보거나, 의심하는 태도를 취한다. 속마음을 내보이는 일도, 털어놓고 의논하는 일도 없으며, 누구도 신뢰하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곧바로 외면해버리거나 주변 사람이 곤란에 처해도 자신은 아무 상관없다는 듯 냉랭한 태도를 취한다.
k씨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의 회피형 성격이 어디에서 유래되었고, 어떻게 그동안의 인생에 영향을 끼쳤는지를 서서히 알게 되었다. 히키코모리가 된 상황도 이 모든 과정에서
비롯된 결과였던 것이다.

회피형 인간이 자신의 인생으로부터 도망칠 때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럴 경우, 주체성과 책임감을 회복하는 것만이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방법이다. - P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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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8. 04. 목

-회피형 인간에게 좋은 안전 기지란
안전 기지란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는 존재이다. 그 기본적인 태도는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응답이다. 상대가 원할 때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응답해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안정감에 상처를 입힌다. 또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쓸데없는
참견을 하면 안정감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만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의사와 페이스를 존중해주는 게 중요하다. 안전 기지를 해주는 역할은 상대방이 자식이나 배우자라 해도 독립된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존중하고, 주체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회피형 인간을 대할 때에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회복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야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도 역시 위로나 지원이 필요한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심리 상태가 우선 안정적이어야 비로소 타인에 대한 심리적 배려도 가능해진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배려심이 애당초 부족하다. 특히 인정 욕구가 강한 불안형 인간은 회피형 인간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불만을 갖기 쉽상이고 이로 인해 둘의 관계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불안형 인간이 회피형 인간에게 비나는 퍼붓기 시작하면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이 위협 당하고 있다고 여기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거리를 두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함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게 된다.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회피형 인간은 괴로울 때일수록 관계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이때의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질책을 할 수록 더욱더 멀어질 뿐이고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제일 좋다. 상대방의 기호나 페이스에 맞추면 서서히 그쪽에서 먼저 마음을 열게 된다.
침묵도 충분히 괜찮은 것이라고 받아들여 느긋하게 기다린다. 말하지 않으면 준비가 덜 된 것이고 안심하게 되면 무엇이든 다 말하게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안전 기지가 되도록 노력하고 관계가 양호해지기를 기다려줘야만 회피형 인간은 기운을 차린다.
이런 과정 이후에, 대인 관계가 개선되고 일이나 학업에도 성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지원해준 존재에게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싹트게 된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속에 계속 존재한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부모가 탄탄한 안전 기지가 되어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준다. 서예가 다케다 소운 씨와 영국의 작가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이다.
다케다는 어린 시절 소위 ‘분위기를 흐리는 아이‘ 였지만 부모로부터 항상 긍정적인 말을 들어와서 그가 어떤 문제에 닥치더라도 꿋꿋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톨킨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셨지만 그는 소극적이거나 주눅 드는 일 없이 여유 있는 인생을 보냈다. 생전의 어머니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3살 때 사망하고, 어머니는 가톨릭으로 개종한 상황에서 톨킨의 가족은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가정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아들들을 사랑하며 소중히 키웠고 교육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였다. 톨킨이 12살 때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신부가 후견인으로 아버지 역할을 해준 것도 어느 의미에서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 덕분이었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 탄탄한 안전 기지 안에서 빈틈없는 보호를 받고 자란 사람은 훗날 어떤 일이 닥쳐도 마음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정감과 관심의 공유가 마음의 문을 연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과의 접점이 적고 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전혀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피형 인간의 경우 바깥 세계와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흥미의 영역이다. 그래서 흥미를 공유하는 것이 회피형 인간과의 관계에서 한층 더 중요하다. 회피형 인간이 흥미를 갖고 있는 영역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그것이 친밀함의 원천이다. 돕는 사람 입장에서는 회피형 인간과 관심을 공유할 수 없는 것에도 경의 표해주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서 공감해줘야 신뢰가 쌓이기 시작한다.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레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얘기하게 되고 이것이 회피형 인간이 한 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게 대화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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