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8. 04. 목
-회피형 인간에게 좋은 안전 기지란
안전 기지란 안정감을 회복시켜 주는 존재이다. 그 기본적인 태도는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응답이다. 상대가 원할 때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응답해주는 것이다. 원하는 것을 무시하거나 거부하면 안정감에 상처를 입힌다. 또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쓸데없는
참견을 하면 안정감이나 자존감에 상처를 주고 만다.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의사와 페이스를 존중해주는 게 중요하다. 안전 기지를 해주는 역할은 상대방이 자식이나 배우자라 해도 독립된 인격을 가진 존재로서 존중하고, 주체성을 침해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회피형 인간을 대할 때에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을 확보하고 나서야 비로소 상대에게 마음을 열 수 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회복의 과정을 시작할 수 있다.
어느 정도 회복이 되어야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방이나 주변 사람도 역시 위로나 지원이 필요한 똑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게 된다. 자신의 심리 상태가 우선 안정적이어야 비로소 타인에 대한 심리적 배려도 가능해진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나 배려심이 애당초 부족하다. 특히 인정 욕구가 강한 불안형 인간은 회피형 인간의 미적지근한 태도에
불만을 갖기 쉽상이고 이로 인해 둘의 관계가 끝나는 경우도 있다. 불안형 인간이 회피형 인간에게 비나는 퍼붓기 시작하면 회피형 인간은 자신의 안전이 위협 당하고 있다고 여기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고 거리를 두게 된다. 이렇게 두 사람의 관계가 친밀함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게 된다.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회피형 인간은 괴로울 때일수록 관계를 피하려 하기 때문에 이때의 침묵을 무시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질책을 할 수록 더욱더 멀어질 뿐이고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면서 상대방의 의견을 물어보는 것이 제일 좋다. 상대방의 기호나 페이스에 맞추면 서서히 그쪽에서 먼저 마음을 열게 된다.
침묵도 충분히 괜찮은 것이라고 받아들여 느긋하게 기다린다. 말하지 않으면 준비가 덜 된 것이고 안심하게 되면 무엇이든 다 말하게 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런 방법으로 그 사람에게 안전 기지가 되도록 노력하고 관계가 양호해지기를 기다려줘야만 회피형 인간은 기운을 차린다.
이런 과정 이후에, 대인 관계가 개선되고 일이나 학업에도 성과를 보일 뿐만 아니라 지원해준 존재에게 배려와 감사의 마음이 싹트게 된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마음속에 계속 존재한다
불운했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부모가 탄탄한 안전 기지가 되어준 두 사람의 이야기를 해준다. 서예가 다케다 소운 씨와 영국의 작가 존 로날드 로웰 톨킨이다.
다케다는 어린 시절 소위 ‘분위기를 흐리는 아이‘ 였지만 부모로부터 항상 긍정적인 말을 들어와서 그가 어떤 문제에 닥치더라도 꿋꿋하게 생활할 수 있었다.
톨킨 또한 마찬가지였다.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 돌아가셨지만 그는 소극적이거나 주눅 드는 일 없이 여유 있는 인생을 보냈다. 생전의 어머니로부터 큰 사랑을 받으며 자라왔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3살 때 사망하고, 어머니는 가톨릭으로 개종한 상황에서 톨킨의 가족은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가정이었다. 이 상황에서도 어머니는 아들들을 사랑하며 소중히 키웠고 교육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였다. 톨킨이 12살 때 병으로 돌아가셨지만, 신부가 후견인으로 아버지 역할을 해준 것도 어느 의미에서는 그녀의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 덕분이었다. 이렇게 어린 시절에 탄탄한 안전 기지 안에서 빈틈없는 보호를 받고 자란 사람은 훗날 어떤 일이 닥쳐도 마음속에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었다.
-안정감과 관심의 공유가 마음의 문을 연다
회피형 인간은 타인과의 접점이 적고 극히 제한되어 있다. 하지만 전혀 접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피형 인간의 경우 바깥 세계와의 창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흥미의 영역이다. 그래서 흥미를 공유하는 것이 회피형 인간과의 관계에서 한층 더 중요하다. 회피형 인간이 흥미를 갖고 있는 영역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그것이 친밀함의 원천이다. 돕는 사람 입장에서는 회피형 인간과 관심을 공유할 수 없는 것에도 경의 표해주고,
그가 하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면서 공감해줘야 신뢰가 쌓이기 시작한다. 신뢰가 쌓이면 자연스레 자신이 갖고 있던 문제점들을 얘기하게 되고 이것이 회피형 인간이 한 발 나아가는 첫걸음이다.
대답하지 않을 자유를 보장하는 게 대화하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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