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7. 28. 목

*침잠 : 마음을 가라앉혀서 깊이 생각하거나 몰입함

-모리타 마사타케의 경우
모리타 마사타케(일본의 정신과 의사이자 모리타 요법의 창시자)는 자신도 불안신경증을 앓고 있어 학업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여기저기서 치료를 받아보았지만 좋아지기는 커녕 더욱 심해졌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의 경제 원조까지 중단되고 말았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그는 어차피 죽었다, 생각하고 해볼 만큼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는 두근거림이 느껴져도 방치하며 자신이 하려고 한 일에만 정신을
집중했다. 그렇게 학업에 몰두하다 보니 좋은 성적을 받았고, 부모의 경제 원조도 시작되었으며 무엇보다도 자신을 괴롭히던 증상이 사라졌다. 이 사실로 모리타는 한 가지 중요한 진리를 터득했다. 신경증을 증상을 치료하고 싶어도 낫지 않지만 중요한 일에 집중하며 자연스럽게 없어진다는 것을.

-필요는 행동의 어머니
폭로 요법이나 모리타 요법과 달리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이 요법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바로 필요에 의해 충격적인 체험을 하는 일이다. 어머니의 부재와 폭력적인 아버지 밑에서 자랐던 도토루 커피(일본의 커피 전문점)의 창업자 도리바 히로마치는 당장의 생계를 위해 행했던 일들 때문에 대인공포증이나 적면공포증(자기 가족 이외의 사람들 혹은 많은 사람 앞에 나갈 때, 때로는 특정한 인물과 만나거나 할 때 안색이 붉어지는 것을 고민하는 신경증)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모리타 마사타케가 발견한 것처럼 증상을 치료하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있으면 집중할 수 있는 일, 그것이 이 악순환을 극복하는 방법이다. 이 경우 중요한 것은 수동적인 자세가 아니라 ‘내가 먼저 공격한다‘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자신의 모습이 남들에게 우습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적극적으로 행동하여 자기 스타일대로 상황을 만들면 조절하기가 편해진다. 그렇게 해서 성공 체험이 쌓여가면 극복의 계기가 된다.

-기계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난다
오늘날 회피형 인간에게 나타는 공통점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컴퓨터나 TV, 인터넷 게임 의존이다. 과거 사람들은 자신의 내부로 침잠하려 할 때 독서나 명상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들은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 않아 우리의 정보 처리 능력 한계를 벗어나지 않아 우리가 능동적으로 상상, 생각할 수가 있었다.
이야기를 하는 행위도 마찬가지이다. 취미나 관심 사항이 같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활력소가 되는 경우도 많다. 다만 거기에도 함정은 있다. 온라인상에서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지만 이런 관계는 여차하면 바로 끊어질 수 있다. 더군다나 회피형 인간은 온라인의 세계가 현실로 연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리고 현실에서 만나는 관계와 온라인상에서 만나는 관계의 결정적인 차이는 온라인상에서는 내측전두전야 같은 사회적 뇌의 기능이 작동하기 힘들다. 어떤 사람이 행동하는 것을 보면 그 행동에 관여하는 뇌의 영역이 활성화된다. 이것이 미러 시스템이며, 이 시스템에 의해 공감이나 공명도 발생한다.
그런데 상대의 행동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는 이 미러 시스템이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공감이 작동하기 어렵다. 대인 관계도 물건이나 숫자처럼 인식하고 처리하는 것이다. 인터넷으로만 대인관계를 유지한다면 사회적 기능을 하는 뇌의 부위는 기능이 저하되기 쉽고 이렇게 되면 공감 시스템과 함께 애착 시스템도 활성화되가 어렵다. 이런 생활을 계속하면 회피 성향이 더욱 강화될 뿐이다. 타인과 이야기를 할 때 상대방의 눈이나 표정을 보면서 생각을 추측한다거나, 비언어적인 대화나 스킨십을 늘임으로써 뇌의 사회적 기능과 애착 시스템은 활성화된다.
그를 위해 우선 해야 할 일은 컴퓨터나 휴대전화 화면을 보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게임이나 메일, 채팅하는 시간을 정해서 온라인 친구들에게도 알려줌으로써 기계의 노예 생활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렇게 생활의 리듬을 정비하고 과도한 정보를 차단하면서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는 상태에서 자신을 놓아둬야 한다. 이것이 회피형 인간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동호인 모임을 활용한다
회피형 인간이 풍요로운 인생을 만들 수 있는지 없는지는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를 만날 수 있는지 없는지에
크게 좌우된다.
회사에서 여성 직원들의 비난과 험담을 당해 크게 힘들어서 히키코모리가 되었던 F씨는 취미였던 장기 동호회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나이 든 회원이 많았던 터라 젊은이가 와 환영을 받았고, 상대방이 여성이거나 동년배인 사람 앞에서는 긴장했지만 나이 든 사람들과는 훨씬 편안하게 만날 수 있었다. 그런 F씨가 매주 장기 모임에 다니며 멤버들과 서서히 농담을 주고받기도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는 사람으로 변해갔다.
그렇게 다시 자신감이 생겨 일을 다시 할 의지가 생겼고, 동년배나 여성 비율이 낮은 직장을 대상으로 취직 활동을 했는데 곧 한 회사의 입사시험에 합격했고 면접도 통과할 수 있었다. 그는 새로 취업한 이후 예전과는 달리 자연스럽게 직장의 분위기에 녹아들었다. 장기 동호회에서 환영받았던 경험은 그에게 사회성을 길러주었을 뿐 아니라 상처 입은 자존심을 치유해주었고, 자신감도 회복시켜 주었다. 회피하는 행동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자신이 어울릴 만한 모임이면서
도 자신을 환영해줄 만한 모임이 없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한다.


공격은 최대의 방어인 것이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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