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감정 - 최상위 부자가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
이보네 젠 지음, 조율리 옮김 / 다산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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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돈에 어려움을 겪던 경험담으로 시작한다. 저자는 머니코칭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어려움을 해결하고 스스로 머니코치가 되었다. 부제에 나온 최상위 부자가 돈을 대하는 6가지 태도는 존중Respect, 공감Empathy, 사랑Love, 관심Attention, 가까워지기Touch, 실험 정신Experiment으로 이것들이 긍정적이고 깊은 관계의 기초가 된다고 한다. 또한 이것들의 첫글자를 조합하면 연결하다RELATE라는 단어가 된다고 한다. 바로 이러한 6가지 태도가 관계와 연결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것은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었다. 돈에 대한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먼저 자신을 파악하고 자신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그 다음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목표를 제대로 설정하는 일이다. 이것들은 모두 모호하게 표현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설정해야한다. 단순히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어디에 사용할 돈인지, 돈이 얼만큼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목표가 세워진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떻게 돈을 버는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방법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제목에 어울리게 특색있는 부분은 바로 감정 가계부라고 할 수 있다. 감정 가계부는 지출뿐만 아니라 수입에 있어서도 작성할 수 있다. 감정 가계부는 감정의 척도를 -10~10까지로 설정한다. 0은 중립이고 마이너스한 감정부터 플러스되는 감정까지 나누는 것이다. 이에 따라서 감정척도 +3~+10까지는 긍정적인 감정이 들고 만족스러운 충만, -2~+2까지는 아무런 감정이나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는 중립, -10~-3까지는 부족하다는 느낌이나 거부감, 부정적인 감정이 드는 부족과 부정적인 감정을 피하려는 회피가 모두 해당된다. 감정 가계부를 통해 충만과 중립의 수입, 지출은 괜찮지만 부족과 회피의 경우는 그러한 감정이 드는 원인을 찾아서 바꿀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새로운 도전을 할 때 그것을 하나의 실험으로 생각함으로써 그것을 비록 실패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실험에 실패했을뿐이라고 생각하도록 하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의 경험담을 들려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고정적인 수입외에 얼마나 더 부가수입을 얻을 것인지 목표를 설정하고 기간내에 그것을 이루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결과는 실패, 대성공, 성공에 가까운 정도의 수입을 얻은 것이지만 이것으로 그러한 목표설정이 옳다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단 그러한 실험을 해봄으로써 성공할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즉 투기나 투자가 아닌 생활을 작게나마 바꿀 수 있는 목표부터 설정하고 시도를 한다면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게 중요한거 같다.

저자는 자산관리나 머니코치뿐만 아니라 라이프 코치로써 여러 내담자의 예를 들며 돈에서 자유로워지기 위한 돈에 대한 감정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돈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이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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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고고학, 나 혼자 가야 여행 일상이 고고학 시리즈 3
황윤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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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부산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에서 시작하여 김해, 경주로 이어지며 사천왕사에서 마무리되는 역사 여행 에세이이다. 사실 가야에 대한 역사적인 내용들때문에 작가의 여정은 그다지 부각되지 않는 느낌이었지만 나로써는 아주 오래전에 답사를 해본지역이라 작가가 다녀간 몇몇 박물관들은 지어지기 전이라서 새로운 정보로 볼 수 있었다. 가야 이야기의 시작은 의외로 석당박물관 앞에 있는 광개토대왕비의 복제품이다. 이 복제품은 전쟁기념관의 그것과 달리 좀 더 글자를 알아보기 쉽게 한듯하다. 작가는 전쟁기념관의 복제품을 잠시보고 말았다지만 나는 전쟁기념관에서 광개토대왕비를 봤을 때 논란의 부분이 어딘가 한자도 잘 모르면서 열심히 찾아봤던거 같다. 

광개토대왕비와 관련하여 임나일본부설의 문제가 중요하지만 이 책에서는 그보다는 가야의 흥망에 대한 부분이 더 중요하게 부각되는거 같다. 결론적으로 광개토대왕비가 고구려인의 국뽕이기때문에 과장되었을 수 있다는게 저자의 생각인듯하고 그보다는 가야의 무역과 대외관계에 있어서 광개토대왕의 한반도남부진출이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것이다. 먼저 가야 전기의 맹주였던 금관가야가 쇠퇴하고 대가야가 부상하였으며, 신라가 고구려의 도움으로 강성해지기 시작하고 고구려 기마무사의 영향으로 가야의 갑옷이 판갑에서 찰갑으로 변화하며 말을 사용한 마갑 역시 가야와 신라에 도입되게 된다. 그러면서 가야의 무역대상도 낙랑 대방 등에서 백제나 왜 등으로 변화하고 왜에는 철기 기술을 전수하지 않았으나 광개토대왕의 진출 이후에는 왜에 판갑기술같은 예전의 기술들을 전해주게 되었다고 한다. 

가야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들, 무덤의 양식에 대한 설명 등을 저자가 매우 쉽게 설명해주는 편이다. 대학시절 고대사 수업시간에 들었던 가야시대 수업보다 이 책이 일반적인 도움은 더 될거라고 생각될 정도다. 그러나 수로왕에 설화에 대한 이야기부터는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들이 들어가면서 그럴싸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북방에서 시작된 난생설화가 한반도 남부까지 영향을 미친 것도 고구려 남하의 효과일지도 모른다. 저자는 가야와 함께 신라의 난생설화들도 다루면서 김알지와 알영을 묶어서 왕과 왕비족의 관계를 설명하려하지만 뭔가 좀 미진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물론 허왕후에 대한 의견은 실제 인도인이 아닌 후대의 창작이라는 저자의 의견이 매우 그럴싸했다. 

매우 흥미로웠던 것은 신라에 금이 유행했다는 것과 가야는 철을 만들고 금은 신라만큼 만들지 못했기때문에 국력에 역전이 왔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근데 금관가야니 김해니 하는 국명이나 지명을 보면 그것도 좀 이상하다. 뭐 물론 지명들이 김씨성을 사용한 다음에 생겨났을 수도 있겠지만. 근데 여기서 갑자기 주로 신라의 이야기나 신라에 통합된 김유신 등의 가야계 이야기로 넘어간다. 사실 정작 내가 궁금한건 이거인데 왜 가야하는 신라의 김씨와 같은 김씨를 사용했을까? 금괘니 금알지니 하는 설명은 있으나 정작 가야가 김씨를 칭한 이유는 보지못했다. 스스로 김씨를 그냥 칭한 것인지 아니면 신라의 김씨로 부터 차용하거나 사성받는 식으로 칭하게 된 것인지 궁금해졌다. 저자는 수로왕 설화의 구지가 역시도 후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당시 민간에 유행한 노래에서 차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수로부인의 설화를 근거로 하였다. 하지만 나는 좀 아닌거 같긴하지만 2019년 출토된 구지가가 새겨진 5~6세기 대가야 토제 구슬 유물들이 진짜라면 저자의 주장은 틀린게 된다. 

가야에 대한 자료가 워낙 적다보니 저자는 후반부에 신라에서의 가야계의 활약같은 부분을 다루고 가야계가 후대에 다시 결집하기 위해 신화를 만들어내거나 수로왕릉을 만들고 제사를 지낸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여섯개의 알에서 수로왕과 가야의 다른 다섯왕이 온 것이 후대에 가야의 위세를 빌려는 호족들이 가야의 탄생설화에 개입한 결과라는 것인데 그건 아닌거 같다. 앞서 설명한 성주장군들의 실패담을 본다면 가야계들이 쓴 탄생설화에 다른 성씨들을 그렇게까지 했을거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보다 이른시기에 가야연맹체를 결집시키기 위해 넣었다는게 더 설득력이 있을거같다.   

국립중앙박물관에 간게 코로나 이전이니까 벌써 2년가까이 되어간다. 마지막으로 본 전시가 가야본성이었으니 가야도 꽤 인연이 있는 셈이다. 지금은 몸상태도 안좋고 해서 코로나가 아니라도 답사여행은 커녕 박물관도 가기 힘든 상황이지만 이 책은 나와 비슷한 지역에 있는 저자가 가야 및 신라 지역을 여행하는 것이라 동선이 도움이 될 수 있는듯하다. 비교적 설명이 잘되어있고 알아듣기도 쉬운 편이다. 다만 저자의 주장들은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는게 너무 후대에 목적을 가지고 창작하는 걸로만 몰아간듯한 느낌이 있다. 물론 그중에 몇몇은 정말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밝혀진건 없고 무리같은 느낌도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에 많은 사실들도 정리해주고 해서 좋았다. 아쉬웠던건 금관가야와 신라루트에 좀 더 집중한 모양새라 마지막 가야(?)라고 할 수 있는 대가야에 대해서는 신화부분만 좀 나오고해서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대가야를 신라가 정복한 후 세운 마지막 왕이 월광태자인지, 구형왕의 동생인지 같은 부분도 다뤘다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튼 재미있게 읽었고 흥미로운 내용들이라 저자의 다른 일상이 고고학 나혼자 여행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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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집이 대가를 치를 것이다
스테프 차 지음, 이나경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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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LA와 인근에 두 시기의 두 인종 두 가족의 이야기다. 하나는 흑인인 에이바와 숀의 가족이 로드니킹 사건이 벌어진 후 91년. 부모님을 잃은 남매는 실라이모와 살게되고 실라이모의 아들 레이와도 가족같이 지낸다.하지만 로드니 킹 사건으로 주변의 시끄러운 정국은 이들을 삼켜버리려 하고 있었다. 또 다른시기는 2019년. 한국계 그레이스 박은 부모님이 하는 우리약국에서 근무한다. 그녀는 그것을 물려받을 것이다. 그런데 언니 미리엄은 부모님과 사이가 좋지 않다. 작가를 꿈꾸는 그녀는 집을 나와 남자친구와 산다. 그레이스는 언니와 함께 알폰소 쿠리얼의 추모식에 가기도 한다. 알폰소 쿠리얼은 흑인 고등학생인데 자기집 뒷마당에서 죄없이 경찰에게 사살 되었다. 그레이스는 어머니 이본 박과 약국에서 퇴근하던 중 흑인의 총격을 받는다. 그레이스는 무사했지만 이본은 총에 맞아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수술을 받는다. 그리고 그레이스만 몰랐던 91년 어머니의 모습이 밝혀지고 사회 전체에 알려지게 된다.

에이바는 다른 사람들에게는 피아노를 잘쳐서 유명한 흑인치고는 유망한 아이였지만 동생 숀의 기억 속에는 평범한 수준이었다. 동생에게 물건을 빼앗고 폭동이 일어났을 때도 청바지를 훔쳐냈다. 그런 그녀는 숀과 주류마켓에서 우유를 사러갔다가 한정자라는 가게 점원과 다투다가 총을 맞고 죽는다. 숀은 눈앞에서 누나의 죽음을 목격하게 된다. 그는 후에 LA폭동 때 그 가게를 불태우기도 한다. 문제는 한정자가 법원에서 에이바가 우유를 훔치려하지 않았음을 인정받았음에도 집행유예와 사회봉사의 가벼운 형을 받고 나왔다는 사실이다. 이는 LA폭동의 한 원인이 된다. 그러나 한정자는 그 후 사라졌는데 성씨를 박으로 바꾸고 멀리 떠나지도 않은 채 그들을 보호하는 한국인들과 함께 LA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며 살았던 것이다. 바로 이본 박이 한정자였던 것.

숀은 이제 마흔살쯤 되었다. 레이와 숀은 갱단에서 활동하기도 했지만 숀은 수감되어 석방된 후 손을 씻고 이삿짐센터에서 일했고 그보다 더 오랜 수감생활을 하던 레이는 2019년도 반이상 지난 후에야 출소한다. 레이는 아내와 두아이를 10년간 기다리게 했다. 그런데 이본 박이 총격을 받으면서 숀과 레이는 경찰의 의심을 받게되고 결국 레이가 체포되고 만다.

그레이스는 어머니가 총격을 받은 후 사건을 알게 되고 검색해서 찾아본다. 그리고 이슈를 노리는 사람에게 에이바의 체격을 이야기하며 어머니를 편들다가 인종차별주의자로 페이스북에 알려지게 된다. 한정자가 살인자라고 해도 그레이스에게는 어머니일뿐이었다. 미리엄이 부모와 의절하듯 산 것도 이사건을 먼저 알게 되서이고 미리엄도 그 가족과 만나려다가 그만두었다는 걸 알게 된 그레이스는 에이바의 가족을 만나려하고 결국 사과하러가지만 그들은 그녀의 사과를 받지 않았다. 한정자는 그들에게 사과한 적이 없었던 것이다. 이본 박은 정신을 차리고 생각보다 빨리 퇴원하지만 폐혈증으로 결국 세상을 떠난다. 

숀은 레이의 친구 덩컨으로부터 레이의 알리바이를 듣고 그를 구명하려 한다. 하지만 레이는 스스로 자백해버린다. 한편 숀은 집을 나간 레이의 아들 대릴을 찾아 데려온다. 그레이스는 형사의 말을 듣고 집에 CCTV를 통해서 사건이 벌어지기 일주일전부터 살펴보던중 자신이 보았던 한 사람이 가게에 와서 이본을 지켜보고 갔음을 알게 된다. 그가 바로 범인이었다!

어머니를 묻고 미리엄과 그레이스는 범인의 얼굴을 다시 확인하기 위해 실라이모가 아들을 구명하기 위해 연 행사에 가게되고 숀과 그레이스는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누가 진정한 범인인지도 밝혀지지만 이후의 결정은 나오지 않고 소설은 마무리 된다.   

실제 LA폭동을 유발한 사건 중 하나인 두순자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슈퍼에서 오렌지 주스를 사러 온 15세 라타샤 할린스는 주스를 배낭에 넣고 카운터로 갔고 이를 오해한 두순자는 주스를 훔쳐간다고 생각하고 배낭을 붙잡았고 라타샤는 두순자를 네차례 가격하고 뒤돌아 나오려는데 두순자가 그녀의 뒤통수에 총을 쏴 죽인 사건. 라타샤 할린스는 돈을 손에 쥐고 죽었고 두순자는 배심원들에게 유죄판결을 받지만 판사는 사회봉사와 집행유예라는 가벼운 처벌을 내려버린다. 책에도 언급되지만 사실 상 로드니 킹 사건으로 경찰이 표적이 되자 이 사건이 마침 일어났고 경찰로부터 두순자, 그리고 한인들에게로 총구를 돌린 모양새다. 아무리 두순자가 강도를 당했었고 체구적으로 큰 흑인여자애에게 가격당했다해도 뒤돌았을 때 총을 쏘았다는 점에서 유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상황을 감안해 낮은 형을 줄 수는 있지만 집행유예나 사회봉사까지는 아닌듯하다. 소설에서는 용서도, 화해도 없다. 진짜 범인의 정체는 꽤 가혹하다. 두 인종은 평행선을 달리는 모습이다. 하지만 작가가 한국계이다보니 좀 더 한인쪽을 챙겼다는 인상이다. 왜냐하면 한정자에게 그레이스를 임신중이라는 특수상황을 껴넣었고 에이바는 천사같은 순진한 아이가 아닌 것으로 숀에게 묘사되며, 한인쪽의 피해는 이본정도인 반면 흑인쪽은...

하지만 최근의 아시아인에 대한 흑인의 공격은 궤를 달리하는 폭력이다. 흑인만 살 수는 없다. 모두가 살아야한다. 한인이나 아시아인에게 돌아가라고? 그렇다면 흑인도 아프리카로 돌아가야하지 않을까? 한인이나 아시아인은 제발로라도 왔지만 흑인들은 끌려온거 아니겠나? 백인들에게 차별당하더니 차별하는 법을 배운건 아닐까 싶다. 아무튼 인종차별하는 백인들은 웃으며 팝콘들고 보고 있지 않을까도 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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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카인드 - 감춰진 인간 본성에서 찾은 희망의 연대기
뤼트허르 브레흐만 지음, 조현욱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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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인간이 위기의 순간에 선한본성에 의한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 이기적인 유전자가 아닌 이타적인 부분을 통해서 역사를 이루어 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인간은 본래 선하다는 설교자의 입장이 아니고 인간은 좋은 점과 좋지 않은 점을 모두 갖고 있는 복잡한 존재이지만 어느 쪽을 보여주고 싶어하는가에서는 좋은 면을 강하게 선호하며 인간본성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현실적이라는 가설을 증명하려 한다. 

하지만 저자의 예들은 그다지 좋은 선택같지 않았다. 그가 든 첫번째 예는 영국과 독일에 2차대전 폭격에 대한 것인데 먼저 상대를 죽이기 위해 폭격을 한다는 점부터 생각해보자. 물론 인간들이 패닉과 우울에 빠져 사기저하가 올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지만 서로 돕고 빠른 회복을 하는게 과연 선한 본성때문인지, 전체주의적인 생각에 의한 서로돕기나 복수를 위한 회복은 아닌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저자는 파리대왕이나 이기적 유전자가 당시의 시대적 사조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의견을 내었다. 이는 매우 흥미롭다. 하지만 파리대왕의 실제를 찾기전에 15소년표류기같은 작품도 있다는 걸 생각하자. 15소년표류기는 파리대왕보다는 더 나이든 애들이 나오고 배의 기구와 총들을 갖고 있었지만 그렇다해도 청소년들이 문명세계에서 벗어나 섬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공화적 사회를 이루고 산다는 점에서 파리대왕과는 다르다. 

은여우를 가축화하는 부분은 흥미롭다. 그리고 가축화되면서 외형의 변화와 친화성으로 사회적 학습능력이 높아졌다는 부분도 흥미롭다. 그러나 여전히 네안데르탈인이 단지 빙하기의 온도변화로 얼어죽었다는 가정은 부실하다. 네안데르탈인은 불도 사용할줄 알았다. 친화성을 가진 인간이 반드시 온세상에 선하진 않았을거다. 네안데르탈인을 죽인 용의자로써의 호모 사피엔스는 여전히 1순위로 보인다. 

저자는 다시 옥시토신을 언급하면서 낯선사람에게는 더 혐오감을 가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이런 주장은 일면 네안데르탈인을 멸망시킨 이유로 은근슬쩍 넣은듯한 느낌이 든다. 그러나 저자는 다시 킬러유인원설을 논박한다. 하지만 이것도 비슷하게 논박이 가능한거같다. 지금 알 수 있는 유목이나 수렵채집 종족들이 문화인류학자나 다른 문명과의 접촉을 통해 오염되었다는 주장은 물론 괜찮다. 그런데 사실은 그 수렵채집종족은 오염되지 않았다면 과연 완벽하게 원시인류를 대신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가 있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수렵채집을 존속하고 있다면 그들은 적어도 주류는 아닌 아웃사이더라고 봐야한다. 인적이 드문 곳으로 도망친 겁쟁이거나 패배자들의 후손일 수도 있다. 그들의 풍속이 물론 원시인류와 비슷할수도 있지만 완벽히 같다고 보기도 힘들지 않을까?

어쩔 수 없는 망나니를 부족 전체가 살해하는 것은 공공의 선이니 선한 본성일까? 꽤나 궁금하다. 여기서도 재밌는건 망나니를 살해하는 일부와 죽은 후 그에게 창을 꼿는 나머지다. 망나니와 전사라고 할만한 살해자들만이 문제일까? 이쯤에서 전에 본 책에 나온 사이코패스가 생각났다. 사이코패스의 성향은 사실 원시사회에서 조직을 이끄는 전사나 리더의 그것이라고 해석한 부분이 있다. 그들은 좀 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잔혹한 손속을 지녀야할 때가 있어야했고 그래서 그러한 성향의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사이코패스의 본성은 악인가?

저자는 이스터섬의 잔인한 전설들을 반박해낸다. 그것은 모두 섬을 방문한 학자들이 지어낸 것일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이스터섬의 주민들이 줄어드는 이야기는 선한 본성과는 차이가 있다. 뭐지? 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듯한 느낌...

저자는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여러 심리실험들, 스탠퍼드 교도소 실험, 밀그램의 전기충격실험, 캐서린 제노비스 사건의 방관자 효과 등이 사실은 조작되거나, 강요, 왜곡에 의한 것임을 밝혀준다. 그럼 이걸 왜곡하는 심리학자와 언론은 어떻게 봐야할까? 생각되었다.

저자는 전쟁에서 병사들이 싸우는 것은 이데올로기나 사상보다는 용기와 충성심, 연대의식, 전우애 등으로 벌어진다고 한다. 사실 이전에서 저자는 2차대전에서 총을 거의 쏘지 않아 총으로 인한 사상자는 적고 폭탄으로 사망자가 많았다고 하고 이를 그들의 선한 본성이 싸움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저술했다. 내가 듣기로는 세계대전이 참호전이었기때문에 총을 마구 갈겼고 어쩌다가 맞은 자들만 사상자가 된 것으로 들었는데 어느쪽이 맞는진 모르겠다. 그러나 적어도 동양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사실은 거의 확실하다. 그런데 역시나 저자가 바로 직전에 아돌프 아히이만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사실은 그가 나치의 신봉자가 맞았고 재판에서 거짓연기를 한것이라고 했는데 아히이만이 나치를 신봉해서 전쟁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면 독일병사들에게 그것이 적용불가능했을까? 하는 의심이 든다.

저자는 권력자의 뇌가 뇌를 다친 사람과 유사하다며 후천적 소시오패스로 명명한다. 권력자가 되는 길에서 그들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친절하지만 권력자가 되고나면 바뀌는 것에 어떤 이유를 부여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성군과 훌륭한 정치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까? 왜 그들은 변하지 않았을까?

이제 저자는 인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얼마나 성공적인지를 보여준다. 요스 드 블록의 가정건강돌보미 조직인 뷔르트조르흐, 자동차 부품회사인 프랑스의 파비, 네덜란드의 대안학교 아고라, 베네수엘라 토레스 등에서 실시된 시민 참여 예산, 알래스카의 공동재산 운영, 노르웨이의 교도소, 남아공 만델라의 선거, 1차대전 크리스마스의 기적과 콜롬비아 게릴라반군을 막은 광고이야기 등이다. 

독특하게 느꼈던 점은 저자는 공감이 세상을 비추는 선한 태양이 아니며 제한적인 스포트라이트라고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공감은 우리 주위의 것, 내가 느낀 것에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그외의 부분에서는 알 수 없게 때문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장식 축산 농장에서 학대당한 동물을 먹으면서 기르는 귀여운 강아지에게 공감하는 모습은 내가 생각했던 부분이라서 매우 동감했다. 그러므로 공감보다는 연민을 느끼는 편이 낫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러가지 성악설적인 이야기나 심리학적 실험을 논박하는 것도 필요했겠지만 인간의 본성이 악하냐 선하냐를 논할 때 이쪽과 저쪽 모두가 공격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는 오히려 인간의 선하고 긍긍적인 부분을 강조한 여러가지 예를 더 많이 싣는게 훨씬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되었다. 사실 아직도 인간이 선한지 악한지에 대해서는 한쪽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선하고 긍정적으로 보는게 매번 좋은 결과를 가져오리라 생각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인간의 본성이 선과악, 이타와 이기를 모두 가진 복합적인 존재라고 본다면 지금의 여러 현상들을 더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은가 싶다. 그러나 한가지 저자의 말이 옳은 것은 인간이 선한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호모퍼피라며 인간이 은빛여우와 같이 스스로에게 친화적이 되어 친절하게 되었다고 하는데 사실 나는 그냥 이것이 사회성으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한다. 뭐 결말은 비슷하지만 퍼피는 아니란거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성이 꼭 본성과 연결이 되는가에는 깊은 의문이 있다. 우리는 위선이라는 개념을 알기때문이다. 인간은 자연상태에서 다른 포식동물들에 비해 약한 편이기에 서로 도와야했다. 설령 서로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 있더라도 말이다. 그렇더라도 돕지않으면 모두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친절을 가장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본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어떤 마음으로 친화적이고 선했던지 간에 선한 마음을 유지하고 선하기를 원한다면 인간의 사회에서 그것은 사회유지를 위해 필요한 것이고 인류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인간의 선한본성을 추구는 하되 완전히 믿지 않기에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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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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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19년을 기점으로 100년간 일어났던 중국현대사의 세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텐안먼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1919년의 5.4운동,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1989년의 텐안먼 사건을 중요한 세가지 사건으로 놓고 각각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 당과 인민의 시대, 군중자치의 순간으로 칭하고 있다. 5.4운동은 반제, 반봉건 운동으로 전승국임에도 파리강화회의의 베르사유 불평등조약 조인거부와 세명의 관료파면을 요구하고 이를 관찰시킨 사건이다. 텐안먼 광장에서 베이징대학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된 이 사건은 신문화 운동으로 확대되었고 대학생뿐아니라 노동계와 상계 등 각계각층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애국운동과 함께 과학을 신봉하고 민주주의를 제창하였고 대학생들은 직접 일하면서 공부하는 조직을 이루기도하지만 그것은 결국 오래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5.4운동과 신문화 운동으로 생겨난 신청년들의 일부는 저자가 말하는 직업혁명가라고 하는 집단이 되었고 또 그중 일부는 러시아의 혁명과 함께 중국에서 공산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은 신청년의 일부가 있었던 국민당 독재정부의 패배와 더블어 중국공산당의 신민주주의와 혼합경제체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각계각층의 여러정당이 있는 연합정권을 만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경제체제에 있어서도 사회주의의 것 보다는 좀 더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혼합경제를 추구했었으나 토지개혁의 빠른 성과와 한국전쟁 등의 국제정세가 맞물려 사회주의 집단체제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토지개혁의 내용이나 경제의 변화 등 중화인민공화국의 초기상황을 알려주었다. 

1989년의 텐안먼 사건은 중공 전 총서기 후야오방의 추도로 시작되었다. 학생조직이 먼저 후야오방에 대한 정확한 평가, 언론자유 보장, 교육경비 증액과 지식인 대우 개선, 인민 생활 수준의 안정 보장과 제고, 학생들의 추도행위 인정 등이 주요내용인 7개조 요구사항을 내건 것을 시작으로 학생자치조직들과 노동자 자치조직들이 시위를 벌였고 중국공산당에 의해 진압된 사건이다. 텐안먼 사건은 5.4운동의 영향을 받아 일어났지만 5.4운동처럼 목표가 간결하지 않았고 개혁과 개방이라는 당시의 상황이 학생과 노동자에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에 따라 뜻을 모으는데 있어서 단결되기 힘들었고 학생조직들조차도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중국공산당은 이들의 시위를 수용하기보다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강하게 진압하려하여 결국 많은 피해자를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다.   

저자는 이 세사건을 관통하는 담론으로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이라는 이중과제론을 들고 나온다. 물론 5.4운동부터 아니, 신해혁명부터 이중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지만 과연 중국공산당이 장악한 지금 어느정도로 해결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자유에 있어서는 부족할 것이다. 저자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양진영의 논리를 벗어난 의견을 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신민주주의나 혼합경제에 큰의의를 두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고 늦던 빠르던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답도 역시 그렇게 생각된다. 중국공산당이 변화에 발맞추어 변하면 유지될거라는 저자의 말은 옳지만 그 변화가 저자나 다른 학자들이 생각하는 자유로가는 길이 될지는 상당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여러당의 연합정권은 그냥 구색맞추기일뿐 일당의 독재는 국민당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은 중국공산당의 뜻대로 나오는 현상황인데 북한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고 다른 집권에 성공한 공산정권 중에 그러한 연합정권을 만든 공산당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쨌든 중국공산당의 변화가 저자가 예측한대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들은 천안문 사건 이후 책에 나온 대로 나름의 변화를 보였으며 애국주의식 교육과 싹을 자르는 식의 방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변화는 대내외적인 요인에서 나올 것이지만 외적요인보다는 내적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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