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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사를 만든 세가지 사건 - 1919, 1949, 1989
백영서 지음 / 창비 / 2021년 1월
평점 :
이 책은 2019년을 기점으로 100년간 일어났던 중국현대사의 세가지 사건을 중심으로 텐안먼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다. 저자는 1919년의 5.4운동,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의 건국, 1989년의 텐안먼 사건을 중요한 세가지 사건으로 놓고 각각 신청년과 각계민중연합의 시대, 당과 인민의 시대, 군중자치의 순간으로 칭하고 있다. 5.4운동은 반제, 반봉건 운동으로 전승국임에도 파리강화회의의 베르사유 불평등조약 조인거부와 세명의 관료파면을 요구하고 이를 관찰시킨 사건이다. 텐안먼 광장에서 베이징대학 학생들의 주도로 시작된 이 사건은 신문화 운동으로 확대되었고 대학생뿐아니라 노동계와 상계 등 각계각층의 참여로 이루어졌다. 애국운동과 함께 과학을 신봉하고 민주주의를 제창하였고 대학생들은 직접 일하면서 공부하는 조직을 이루기도하지만 그것은 결국 오래가지는 못한다. 하지만 5.4운동과 신문화 운동으로 생겨난 신청년들의 일부는 저자가 말하는 직업혁명가라고 하는 집단이 되었고 또 그중 일부는 러시아의 혁명과 함께 중국에서 공산주의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1949년의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립은 신청년의 일부가 있었던 국민당 독재정부의 패배와 더블어 중국공산당의 신민주주의와 혼합경제체제로 전환을 의미한다. 그들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니라 각계각층의 여러정당이 있는 연합정권을 만들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경제체제에 있어서도 사회주의의 것 보다는 좀 더 자본주의를 인정하는 혼합경제를 추구했었으나 토지개혁의 빠른 성과와 한국전쟁 등의 국제정세가 맞물려 사회주의 집단체제로 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토지개혁의 내용이나 경제의 변화 등 중화인민공화국의 초기상황을 알려주었다.
1989년의 텐안먼 사건은 중공 전 총서기 후야오방의 추도로 시작되었다. 학생조직이 먼저 후야오방에 대한 정확한 평가, 언론자유 보장, 교육경비 증액과 지식인 대우 개선, 인민 생활 수준의 안정 보장과 제고, 학생들의 추도행위 인정 등이 주요내용인 7개조 요구사항을 내건 것을 시작으로 학생자치조직들과 노동자 자치조직들이 시위를 벌였고 중국공산당에 의해 진압된 사건이다. 텐안먼 사건은 5.4운동의 영향을 받아 일어났지만 5.4운동처럼 목표가 간결하지 않았고 개혁과 개방이라는 당시의 상황이 학생과 노동자에게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그에 따라 뜻을 모으는데 있어서 단결되기 힘들었고 학생조직들조차도 의견이 나뉘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중국공산당은 이들의 시위를 수용하기보다는 심각하게 받아들여 강하게 진압하려하여 결국 많은 피해자를 남긴 채 실패로 돌아가게 되었다.
저자는 이 세사건을 관통하는 담론으로 근대적응과 근대극복이라는 이중과제론을 들고 나온다. 물론 5.4운동부터 아니, 신해혁명부터 이중과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있었지만 과연 중국공산당이 장악한 지금 어느정도로 해결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적어도 자유에 있어서는 부족할 것이다. 저자는 사회주의와 자유주의 양진영의 논리를 벗어난 의견을 내기 위해 노력했으나 신민주주의나 혼합경제에 큰의의를 두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왜냐하면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고 늦던 빠르던 그렇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미래에 대한 답도 역시 그렇게 생각된다. 중국공산당이 변화에 발맞추어 변하면 유지될거라는 저자의 말은 옳지만 그 변화가 저자나 다른 학자들이 생각하는 자유로가는 길이 될지는 상당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여러당의 연합정권은 그냥 구색맞추기일뿐 일당의 독재는 국민당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것은 중국공산당의 뜻대로 나오는 현상황인데 북한도 그렇고 러시아도 그렇고 다른 집권에 성공한 공산정권 중에 그러한 연합정권을 만든 공산당이 있는지 궁금하다. 어쨌든 중국공산당의 변화가 저자가 예측한대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그들은 천안문 사건 이후 책에 나온 대로 나름의 변화를 보였으며 애국주의식 교육과 싹을 자르는 식의 방법으로 충분한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변화는 대내외적인 요인에서 나올 것이지만 외적요인보다는 내적요인이 크게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