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개 음모와 숨겨진 뒷 이야기
배신과 음모의 세계사
책 표지가 섬찍하다. '배신', '음모' 라는 단어가 주는 습한 기운이 흥미롭기도 하면서, 접근을 꺼리게한다.
'배신이야말로 승리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문구는 더더욱 양가적 감적을 뚫렷하게 한다.
세계사나 한국사, 개인사에 이르기까지 배신과 책략, 대의 명분을 내세워 선의의 거짓을 행하지 않은 경우가 몇일까?
그만큼 인간사 자체가 얽히고, 꼬여서 승리를 거머쥔 자의 입장으로 펼쳐지는게 아닌가 의문을 가져본다.
매일경제신문사에서 발행된 <배신과 음모의 세계사>는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나눠 세계사적으로 유명한
역사적 일화의 음모설을 43개로 나눠 담아내고있다.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책, 구설로 전해오는 역사적 설명과 이후
의 상황을 짧게 체크해줘 세계사의 큰 맥락을 짚어내기에 유용하다.
이해하기 어렵던 세계사의 흐름을 단편적이지만, 이야기구성으로 진행하는 장점이 편안하게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점이 한편으론 픽션과 논픽션의 애매모호한 경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좀더 명확하게 알고싶은 독자라면
다른 역사적 상황과 겸해서 해석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읽어던 부분은 근대사회 성립의 계기를 만든 '프랑스 혁명'의 뒷 배경에 숨은 단체이다.
영국에서 탄생한 '프리메이슨'이라는 비밀결사대는 군주제를 반대하고 '자유와 평등, 박애'를 기본으로 혁명의
선봉에서 활동했다. 그 유명한 '드레퓌스 사건'도 유대인에 대한 차별이 심했던 당시 드레퓌스는 장교 자리까지
올랐다. 프랑스군대는 유대인에 대한 시민들의 시기와 질투의 분위기를 악용해 드레퓌스를 독일간첩으로 몰아
세운다. 그것을 계기로 유대인 사이에서는 '시오니즘운동'이 확산되었다. '타이타닉 침몰사건'은 영화로도 아주
유명한데 그것은 당시 영국 화이트 스라 라인이라는 해운회사가 적자때문에 보험금을 노린 사고였음을 다양한
입증으로 추리 할 수 있다고 한다.
역사란 승리한 자의 입장에서만 말하다고들 하지만, 영원한 승리와 영원한 비밀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란 말이 왜 있겠는가?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후대에 전해지는 것이 역사라는 생각도 든다.
위안부 할머니들의 이야기도 9.11 테러에 얽힌 이야기도, 세월호의 아픔도 언젠간 그 속에 담겨진
음모와 사건의 경위들이 밝혀지기를 기대해 보며 <배신과 음모의 세계사>의 저면에 깔린 메시지를 기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