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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샨과 치히로 ㅣ 중국 아동문학 100년 대표선 11
쉐타오 지음, 전수정 옮김 / 보림 / 2014년 2월
평점 :
"개성 넘치는 캐릭터 '만샨'을 통해 중국 항일운동의 역사를 이야기 하다"
저자 '쉐타오'는 책 머리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의 일곱살 조카에게 '양징위 장군'을 세워주고 싶다."
이 서문을 읽으며, 역사적인 무게가 부담감을 주었다. 섣부른 추측은 '만샨'이라는 개성넘치는 주인공을 만나며 내려놓았다. <만샨과 치히로>는 1937년 7월부터 시작된 중일전쟁 시기 동북 지역의 항일무장군대 '항련'에 대한 투쟁을 문학적텍스트로 표현하고 있다. 문학과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의 조합도 어렵지만, 아동문학이라는 지점을 생각하면 더욱 '항련'을 묘사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다.
저자의 역량이 빛나는 것은 '만샨'이라는 엉뚱하면서도 배포두둑한 사내아이를 중심축에 두고 이야기를 끌고가는 에너지가 좋았다. '만샨'이 살고있는 촌 마을 '관수이'에 일본군들이 진입한다. 관수이역에 진을치고 무기수송을 관리하는 일본군은 '항련'과 대치하는 상황을 맞는다. 그 과정에 '만샨'이 보여주는 말썽과 용기, 영리한 소년의 기운이 스토리에 흥미를 유도한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있던 우리나라의 30년대 시절을 똑같이 보여주고 있다. 항일운동사라는 역사적 배경에 친근감까지 든다. 일본군 앞잡이가 된 외삼촌 하이추안, 항련의 일원인 이웃아저씨 두안우, 결국 죽움을 맞는 단짝 리샤오다오, 일본 소녀 나오코, 전쟁에 희생량이 된 일본군견 치히로. 일제시대를 소재로 한 우리의 문학적 배경과 닮아 소설에 푹 빠졌다.
일본에게 전범에 대한 사죄를 요구하는 중국과 한국의 입장이 최근엔 언론을 통해 더욱 강력하게 요구되고 있다.
여전히 일본은 사죄의사를 묵비권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전쟁의 상흔은 여전히 곳곳에서 들어나고 있다.
<만샨과 치히로>는 중국의 항일운동사라는 거대한 역사적 배경을 담고 있지만, 아동문학인 만큼 유쾌함을 절대 놓치 않는다. 만샨이 새총으로 일본군을 저격하고, 폭격에 정신장애를 입은 군견 치히로를 애정으로 치료하고, 외삼촌이 항련의 일원임을 깨닫고는 자랑스러워 하는 인간애를 '만샨'과 주변의 인물을 통해 따뜻하게 전하고 있다.
전쟁이라는 폐허 속에서도 나라가 식민지화 된 상황에도 독립에 대한 의지, 자존감을 절대 포기하지 않으려는 중국인들의 낙천적이고, 두둑한 기상이 '만샨'이라는 인물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