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비밀 - 쿠바로 간 홀로코스트 난민 보림문학선 11
마가리타 엥글 지음, 김율희 옮김 / 보림 / 2013년 8월
평점 :
품절


 

'홀로코스트' '난민 이야기'라는 부제를 짐작하며 '열대의 비밀'을 열었다.

초등 고학년 권장용이라 금방이라도 읽어 내릴 듯한 기세였지만, 추측과는 달리 아주 천천히 또박또박 읽어야 했다. 1939년 6월에서 1942년 4월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배경은 쿠바의 난민 수용소, 등장인물은 4인이다.

음악가 부모님과 다시 만나기를 꿈꾸는 유대인 소년 다니엘, 쿠바 관료의 딸 팔로마, 아이스크림을 파는 유대인 노인 다비드, 팔로마의 아버지 엘 고르도. 운문의 형식으로 4인의 심리적 상황이 독백처럼 기록되어 있다. 단문으로 서술되어 집중해서 읽어야 인물들의 내면을 공감 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 난민들이 뉴욕과 캐나다에서 거부당하고, 쿠바 아바나 항구에서 정박해 입국 허가받는 상황이 오프닝으로 등장한다. 한장의 표 뿐이라 홀로 독일을 탈출한 다니엘은 두려움과 그리움, 절박함, 부모님과 만날수 있다는 희망으로 난민생활에 적응해 나간다. 난민을 돕고있는 난민 입국 관리의 딸 소녀 팔로마는 부당 거래를 하는 아버지를 비난하며 엄마를 그리워한다. 수용소 생활에 익숙해진 다비드는 누군가에게 받았던 친절을 어린 다니엘에게 베풀어준다. 유대인을 돕는 딸을 비난하며 엘 고르도는 자신의 지갑이 두둑함에 만족스러워 한다.

 

저자 마가리타 엥글은 역사적 자료로 <열대 디아스포라; 쿠바의 유대인 생활, 플로리다대학, 1933>를 사용하였다.

조부모님 또한 우크라이나계 유대인으로 반유대인 폭동을 피해 아메리카로 삶터를 이동했다고 한다.

<열대의 비밀>을 읽어내며,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공유 할 수 있었다. 홀로코스트의 시대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가상인물들의 독백조의 심리 기술은 섬세하고, 내밀하다. 4인의 인물은 그 시절 어디선가 만났을 법한 입장을 대표하고 있는 것 같다. 청소년들을 주요 독자로 설정하지는 않았겠지만, 인물들의 성격을 적정 수준으로 조절했다는 느낌에 저자의 역량이 돋보인다.

 

홀로코스트가 역사적 사건으로 밀려 났지만, 현 시대는 여전히 나치 전범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며, 당시의 학살들을 다양한 쟝르로 대중에게 전한다. 얼마전 시리아 내전은 화학무기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학살을 강행했다. 경악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의 이야기다. 자국민들을 이라크 난민수용소에서 생활하고 있다니 가슴이 저린다. 먼 국가를 떠나 북한만 하더라도 여전히 자국을 떠나 남한이나 제3국으로 목숨을 건 탈출이 현재 진행형이다. 1930대 홀로코스트의 이야기는 여전히 현 시대에도 유효함에 진저리가 난다.

 

나치 독일은 작은 섬 나라 쿠바에도 대원을 파견하여 반유대주의를 선동했다고 한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입국을 거부당한 배는 쿠바에서까지 정박하지 못하고, 강제 수용소로 이송 되었다.

전쟁 기간 동안 부패한 관료들은 거액을 뇌물을 챙기며 입국 비자를 내주는 상황에도 쿠바는 1938년부터 1939년까지 65,000명의 유대인 난민을 수용하였다.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 중 유대인 난민을 가장 많이 받아들인 나라로 꼽힌다.

 

이 책의 서장에는 "손가락 하나로 태양을 가릴 수는 없다"는 쿠바 속담이 장식하고 있다.

나의 일상과 동떨어졌다는 홀로코스트 난민의 이야기를 우리가 읽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언제든 일어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여전히 유효하며, 지난 역사에서 인간의 잔인한 행위를 반복하지 않는 지혜를 깨워야 한다.

 

 

 

 

- 다니엘 -

 

우리는

쿠바 스카일로 함께 노래를 짓는다.

슬픔과 기쁨,

상실의 쓰라림,

생존의 달콤함이

기억날 때마다

노랫말을 덧붙이거나 바꿔

변화를 주는

즉흥 데시마다.

 

음악이 어울린다면

삶의 어떤 부분이든

노랫말이 될 수 있다.

 

   p181,1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