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법륜.오연호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서명을 다 읊어보면,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새로운 100년' 가슴을 뛰게하는 통일 이야기> 이다.

 

오마이뉴스 오연호 대표와 즉문즉설로 안철수의 멘토로 지난 대선기간 언론에 떠오른 법륜스님의 통일 대담을 엮은 책이다. 서명만 설핏 읽어보면, '통일'이라는 주제에 골치 아플 수도 있고, 무관심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읽어 내리는 동안 아주 또렷한 의식의 깨어남을 느꼈다면 좀 과장 될까? 그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으로 미래 100년을 고민하는 내 삶과 뗄수 없는 문제가 대담 속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연호 대표는 <노근리 그 후>로 법륜스님은 <엄마수업>을 통해 안면을 트고 있어, 대담집을 읽는 서먹함이 덜했다.

오연호 대표는 기자 출신답게 핵심적인 인터뷰 진행과 3000페이지나 넘는 원고를 잘 다듬어 편집하였고, 법륜스님은 다양한 연령층의 강연 경험으로 엉켜있는 한반도의 역사를 쉽고, 명료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새로운 100년>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사이 1장에서 9장으로 구성되었다.

1장은 법륜스님의 출생과 성장 배경에 관한 간략한 이야기, 과학자를 꿈꾸다 불교에 입문한 사연을 담았다. 광주학생운동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든 후, 정토회를 만들어 통일운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소개한다. 

 

2장에서 4장은 역사의식 속에 내재된 통일의식을 말한다. 동학운동과 독립운동사,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는 과정, 시기마다 일어났던 민란의 성패에 관해, 분단이 진행되기까지의 상황을 짚어보았다. 분단극복을 지난 역사를 통해 배우자는 교훈을 전한다.

 

5장과 9장은 북한체제의 형성과정 및 사상, 사회전반의 분위기, 남북의 역사적인 교류, 통일을 위한 남한정부의 전략과 전술, 통일 후 시너지 효과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에 따른 2012년 대통합을 이룰만한 인물을 선택하는 시민의식도 강조하고 있다.

 

한반도의 분단과 통일을 이야기 하자니 6000년의 뺏고, 뺏기는 역사의 시간을 벗어 날 수가 없다.

법륜스님은 역사의식과 시대흐름을 끈임없이 강조하고 있다. 지난 역사 속에서 시대를 읽지 못해 감정이 앞서거나, 의욕만 앞서 폐망한 통치권자들의 어리석음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함을 지적한다. 스님은 매년 고구려·발해사의 현장을 찾아 민족의식과 역사의 자긍심을 참가자와 교류한다. 그것은 통일이후 동북아시대에 주체가 되기위한 자신감의 발원임을 지지한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100년>은 흩어져있던 역사의 시간과 사건들의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신라가 금관가야를 합병해 어떻게 삼국을 통일 시켰는지? 독립운동사에 김일성과 김구가 왜 다른 길을 걸었는지? 언론에서 대대적인 방송을 했던, 7.4 남북공동성명의 성과, 6.15 공동선언, 김대중 정권의 햇볕정책의 허와 실을 파악 할 수 있었다. 지난 정권들의 남북정책 성과와 실패가 무엇인지도 개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법륜스님 개인적 의견이라 하더라도 어떤 맥락으로 남북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어렴풋이 생각한 주변정세에 따라 움직이는 통일정책을 이해하였다.

 

궁금했던, 북한 주민들의 실태와 궁핍한 현 체제에서 민란이 일어나지 않는 의문도 풀었다.

주체사상을 유일신으로 받으며 살아온 60년의 시간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으며, 남한체제가 인정해 주어야 할 부분임을 공감했다. 오연호대표가 정리한 내용 속에도 남한과 북한 사회 주민에 의식변화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 수 있다.

 

"역사의 아이러니군요. 북한 주민들은 초기에 지지할 정권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 후 수동적으로 되었고,

남한 주민들은 초기에 지지보다는 저항할 정권이 있었는데 그것 때문에 그 후 능동적으로 되었다는 점이요." p201

 

이런 비유도 재미있다. 법륜스님은 북한을 몰락한 양반, 부도난 부자, 가난한 선비로 남한을 벼락 출세한 남자,

갑자기 돈 번 졸부, 먹고살 만은 한데 역사의식 없는 사람.. ㅋㅋ 위트있는 비유다. 공감된다.

 

30개월된 아들을 바라보며, 우리는 과연 통일을 할 수 있을까? 한반도에서 아들이 살 수 있을까? 동북아시대의 역량을 높일 수 있을까? 그런 큰 의문는 접더라도 '아들이 청년이 되면 군대에 가지 않아도 될까?'를 자문해 본다. 어떤 독자는 법륜스님의 통일이야기가 낙관적이라는 평을 내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100년이라는 시간 앞에서 통일은 낙관적이지도, 비관적이지도 않은 우리 삶의 목표이며, 실현 해야 할 의무임을 후대를 위한 우리의 책임이라 여겨본다.

 

<새로운 100년>을 읽다보니, 앨빈토플러의 <부의 미래>중 '한반도의 시간과의 충돌' 부분이 떠오른다. "시간은 모든 경제체제와 사회 속에서 가장 중요한 근원이며, 한국의 속도 지상주의와 문화와 경제 그리고 신중하고 더딘 외교 사이의 모순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따라 한국은 물론 북한의 미래에도 강력한 영항을 미칠 것이다."라는 말이 되새겨진다.

 

'과거의 100년을 청산하고 새로운 100년을 만들어 갈 역사적 법통', '통일은 독립, 성장, 민주화를 완성해주는 통합적인 우리 민족의 100년 과제'라는 법륜스님의 말에 깊은 지지를 보낸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개성공단의 폐쇄와 대담의 결여, 고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에 대한 여야의 대립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무심한 듯 하지만, 불안과 불편함이 나의 내면에도 흐른다. 엄마가 되고는 분단국가에 사는 나 자신을 넘어 아들이 살아갈  이 땅의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어떻게 살아갈지에서 '어떻게 살아 가도록 조력해 주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입장이 되었다. 그런 고민중에 접한 <새로운 100년>은 아둔한 엄마의 역사의식을 깨우며, 아들의 삶에 어떤 조력자가 되어야 하는지 가르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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