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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
에란 카츠 지음, 김현정 옮김 / 민음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천재가 된 제롬>의 저자 '에란 카츠'는 새로운 구성으로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를 내놓았다. 뇌를 좀 더 쓸모있게 활용하기 위한 자기계발서 정도로 이 책을 펼친 독자라면 처음부터 서술기법의 반전에 놀랐을 것 같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밝힌다. 유대문화와 아시아 문화를 잇는 교량 역할을 하고, 많은 이들에게 실용적인 두뇌 개발 기법을 알리는데 기여하고자 한다. 심리적 장벽을 무너뜨리고, 치명적인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유용한 정보를 채워, 치명적인 실수를 예방하여 충동과 욕망을 통제하는 한편,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책의 목적이다.
스토리텔링기법의 전개는 도입부터 흥미롭다. 월명사의 제망매가의, 이수광의 지봉유설, 세종대왕의 한글까지 거론되니 한국 독자라면 흥이 더 날것 같다. 이야기 공간은 예루살렘에서 한국, 보스톤, 뭄바이, 방콕, 베이징, 도쿄 라는 이동경로를 따라 주인공 제롬교수의 삼십년 전 사건을 미스테리하게 풀어간다.
아시아 학생으로 부터 편지를 받아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은 다섯가지의 암시를 나타내고, 제자 미선이 수수께끼를 푸는데 동행한다. 독자는 제롬교수와 미선이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제3자로 지켜보는 듯 하지만, 서서히 미션과제 수행원으로 동행하는 착각을 갖는다. '망각, 믿음, 욕망, 설득, 아름다움' 이라는 핵심적인 심리적 장벽이 주는 의미를 알게 되고, 뇌를 위한 다섯가지 선물에 공감 할 것이다.
두뇌 개발의 기술적 부분을 조목조목 나눠서 이런저런 활동을 하거나, 방법을 활용하면 좀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기대는 접어야 한다. 저자의 글에 흥미를 더욱 느꼈던 것은 뇌를 기능적인 측면이 아니라 심리적인 측면을 동시에 녹여낸 서술이 의미있었다. 책을 읽어내리며 예전 심리상담 수업에서 말하는 자기긍정이 떠올랐다. 사람이 가장 건강한 심리상태는 '자신에게도 OK, 타인에게도 OK'.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타인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심리상태만이 각자의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상태라고 말이다. 이 책에서도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잔, 네 스스로를 '좋은 아이'라거나 '나쁜 아이'라고 정해 둘 필요는 없단다. 그저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지금 내게 보여 준 것과 같은 친절과 연민을 스스로에게 보여 주면 되는 거란다.'" 221p
끈임없이 상처받고, 상처주고 살아가는 삶에서 기억해서 좋은 것도 있지만, 잊어서 다행인 것이 인생이다. 상처의 소용돌이 속에서 갇혀지낸다면 우리의 두뇌는 어떻게 새로운 삶을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살아 갈 수 있겠는가?
<뇌를 위한 다섯 가지 선물>은 자기계발서 이상의 심리적 장벽에 대한 치유, 왜 사는 가?, 어떻게 살 것인가? 등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요구한다. 프롤로그에서 목적을 밝혔듯이 치명적인 기억과 불필요한 정보를 삭제하고, 열린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채워 가기를 바란다. 에란 카츠의 선물이란? 자기긍정의 삶이 아닐까?
* 비룡소 연못지기 회원 '에란카츠' 강연 참석에서 선물 받은 도서*
사진출처 : 에란카츠 저자의 사진은 비룡소 스텝 사진을 활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