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생각하다

꿈 - 다섯 작가 이야기 ㅣ 보림 창작 그림책
이광익 외 글.그림 / 보림 / 2012년 5월

다섯 작가 이야기 꿈

개성있는 일러스트레이터 5인이 '꿈'이란 텍스트를 풀어내기 위해 만났다.

텍스트의 깊은 내막은 '우리그림책길찾기'라는 뜻을 품고있다.

첫 번째로 <홍성찬 길목에서>를 마련하고, 그림책 작가 1세대인 선배 작가의 삶과

그림책에 대한 애정을 기린다는 의미가 맞을 것 같다. 사실과 고증을 바탕으로

옛이야기를 기존의 표현과는 다르게 전하는 홍성찬 작가를 그림책을 즐기는 독자

에게는 낯설지 않을 것이다. 나 또한 <여우난골족>을 통해 작가의 그림책에 푹 빠진 적이 있으니깐. 독자로서도 홍성찬 작가의 우리 그림책에 대한 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먼저 그림책 작가의 길에 들어서서 꿈을 담아낸 선배와는 또 다른 표현으로 꿈을 펼치는 5인의 작가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깊은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김병하 / 이광익 / 이혜란 / 안은영 / 이민희 '꿈'을 그리다.

옴니버스 구성으로 각기 다른 '꿈'을 만날 수 있어 즐겁다. 시각적인 느낌이 강한 것, 마음으로 전달 되는 것, 자세히 들여다 봐야 깊은 속을 알 수 있는 작품도 있다. 개인사적 꿈, 함께 꿈꾸는 꿈, 자연의 공존 등 그림 으로 펼쳐지는 꿈에 대한 에피소드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빨간풍선, 이광익>

문을 열고 한 걸음씩 길을 걷는다. 행운을 만나기도 하고, 좁은 길을 만나기도 하고, 계단을 뛰고, 또 걷고를 반복한다. 날카롭고, 뾰족한 봉우리도 만나지만 조금만 더 힘을내서 길을 찾는다. 한 개인이 목표를 위해서 걸어가는 과정을 풍선으로 표현한 재미있는 그림이다.

<꿈을 품고 날다, 안은영>

평범해 보이는 색종이로 종이학을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특별하고, 어떨땐 내가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자신의 깊은 내면을 들여다보며 꿈을 펼칠 용기를 가지는 이야기. 색종이로 다양한 시도를 하다 나비가 되어 날개를 펴고날아가는 희망적인 엔딩이 인상적이다.

<동그라미의 꿈, 이민희>

일곱동그라미의 이야기다. 보라 동그라미는 별이 되고 싶은 욕망에 친구들에게 도움을 받는다. 별이되어 혼자서 제일 잘 났다며 뽑내지만 금새 흐트러지는 별. 여섯개의 동그라미가 함께 별을 만들어 보라 동그라미를 부끄럽게 한다. 혼자만 꾸는 꿈 보다는 연대하여 함께 꾸는 꿈의 풍요로움을 담았다.

<무지개, 이혜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손을 사실적으로 드로잉하였다.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손, 길 청소를 하는 손, 구두수선을 하는 손, 도자기를 만드는 손. 이 모든 손이 세상을 만드는 평등한 손임을 강조한다.'사람이 희망이다' 라는 마지막 컷은 사회적 모순을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

<나무아래서, 김병하>

한 그루의 나무가 새를 품고, 노루를 품고, 많은 물고기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다. 사람들의 풍요로운 모습도 지켜 보고 있다. 그러나 셀수 없이 많은 날들이 지나고, 포크레인이 땅을 파고, 크레인이 고층건물을 올리는 시절도 지켜보고 있다. 회색으로 변하는 세상은 자연의 풍요로움이 살아지고 있다. 그래도 나무는 기다린다.

혼자 또는 함께 '꿈'을 생각한다.

'꿈'처럼 보편적인 희망이 있을까? 사회적 계층도 권력도 학벌도 무관하게 개인은 물론 사회는 꿈을 꾼다. 누군가 에게는 사소 할 수도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목숨을 걸만큼 절대적인 꿈은 모두에게 존재한다. 5인5색의 가기 다른 색깔과 빛깔을 담아낸 '다섯 작가 이야기, 꿈'은 현실에 부딪혀 무디어진 내 안의 꿈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계기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