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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 모음 2022.여름 - 53호
자음과모음 편집부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6월
평점 :
<자음과 모음>은 계간지로 2008년 가을에 창간호를 시작으로 2022년 여름호까지 발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소설, 시, 평론을 중심으로 진행 되다 특별 게스트 코너를 마련해 분야의 다양한 의견을 제공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번 여름호의 특집은 다양한 그림책 전문가들의 입문과정, 작업과정, 기획의도에 대한 고민, 독자들과의 만남, 작가로서의 고민, 예술로서의 그림책에 대한 접근 등... 독자로서 늘 궁금했던 점을 공유 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다.
시와 소설 공모작에 대한 의견, 중단편 소설&시 를 오랜만에 접하며 잊고 있었던 내 안의 문학적 감성도 느꼈던 시간 이었다. 과학자의 마음을 담은 '기록' 도 재미있게 읽을만 하다. 단순하게 주관적인 접근을 넘어 소설과 시 응모작에 대한 비평가 대화는 작품에 이해도를 높여서 좋았다.
그림책을 좀 읽었다는 독자라면 알 것 같은 이름 '이지원' 게스트 에디터.
파주 출판단지에서 그림책 강연을 듣기 시작하며 만났던 것 같다. 덕분에 폴란드 #이보나흐미엘레프스카 작가를 만나기도 했던 추억.
이지원 에디터는 '자음과 모음' 특집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그림책의 창작자, 번역가, 평론가, 큐레이터, 공모전 주최자와 심사위원, 테라피스트, 블로그와 플랫폼 운영자, 그림책 책방 주인의 이야기들을 통해 그림책이라는 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여러 지점을 인식할 수 있기를 바랐다.
자음과모음, 2022 여름호, 그림책 14쪽
그림책 애독자 나는 의도에 100% 공감했다.
삼십대 초반 '김동성 #엄마마중 '을 통해 그림책 독자로 입문하여, 육아와 주부의 삶 속에 더욱 위안을 받는 쟝르로 그림책을 선택한다. 독자로 이렇게 까지 깊이 읽어야 하는가? 에 대한 의문도 가져본다. 평론가도 아니고, 작가는 더더욱 아니고, 그저 마음 내키면 바라보는 독자는 복잡한 기획자나 번역가, 큐레이터 등등의 전문가들의 마음까지 읽어야 하는지.
단순한 독자로 산다는 건 싶지 않은 것 같다. 어떤 분야든 지속적으로 파고들다보면 궁금해지고, 작가는 뭘 말하는지?, 왜 이걸 기획했지?
독자 평론가로 접어들기 시작한다. 지금의 시대는 일상의 전문가가 곳곳에 숨어있고, 관심은 파고들면 전문가의 영역속에 접속되는 것 같다. 그리하여 특집을 읽으며, 그림책 애독자로 좀 더 전문적인 그들의 이야기는 내가 15~6년간 만나며 의문을 품었던 그림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 행복했다.
어린이는 한계가 아니라 자유: 그림책이라는 예술
이수지 작가의 그림책을 들여다보면 따뜻하면서 명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가까우면서 멀게 느껴지는 묘한 느낌이 뭘까? 작가는 어떤 생각 속에 작업을 할까? 늘 궁금했었다.
이 글을 읽으며 알 수 없는 감동이 밀려왔다. 작가의 마음이 이런거 였구나!
단호한 여백미를 통해 독자로 하여금 계속 사고의 틀을 벗어나게 하는 마법.
미술 대학을 졸업하고, 가깝고 친밀한 예술을 하고 싶다는 희망처럼 우연히 종로서적에서 그림책을 만났다는 작가.#존버닝햄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그림책 분야의 수상이력도 남다른 작가로 거듭났지만, 여전히 작가로서 고민을 멈추지 않는 것 같다. 글의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작가의 작품을 좀 더 이해 할 수 있었고, 작품 속 아이들을 어떤 마음으로 그렸을지? 깊은 감동이 밀려왔다.
아이는 맑고 또렷하다. 내가 그림책에 원하는 것은 실은, 세계의 불가능한 명료성에 대한 나의 갈증일지도 모르겠다. 단순하고 명쾌하고 가닿을 수 없는 어떤 정수. 하나의 생명이 태어나고 살아가는 경이로운 세계, 그 생의 초반을 온몸으로 부딪쳐서 살아내는 어린이라는 존재에 경의를 표한다. '너는 중요하다'라고 말만 하면서 정작 어린이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이 세계에서,
오로지 그들을 향해 열린 매체가 있다는 사실이 위안을 준다. 나는 그림책을 만든다. 나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한다. 온 마음으로 집중하여 손끝, 발끝에서 짜릿하게 이 기쁨이 다 뻗어나가도록 자유롭게 그린다. 그게 이 그림책을 볼 어린이에 대한 나의 경외를 담는 방식이다. 이수지, 자음과 모음, 64쪽
정기관행물 코너에서 내가 읽다 '자음과 모음, 여름호' 소장의 욕구를 맛보게 한 주제였다. #엄마의의자 #감기걸린날 은 개인적으로 소장하며 즐겨보는 그림책이다.
늘 따뜻한 가족애, 환경문제를 오리털로 이야기하는 참신함.. 그 정도까지 이해정도.
김지은의 글을 읽으며, 그림책 속의 여성의 주체성 해석은 전혀 다른 에너지로 다가왔다. 특히 #베라윌리엄스 작가의 사적 스토리와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엄마, 할머니, 이웃들에 대한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이해되는 계기를 나에게 전해주었다. 늘 보던 그림책에 마법을 풀어준 것 같은 즐거움을 느끼며 감사함을 전한다.
역시 그림책은 혼자보면 딱 자신이 느끼는 그 시선을 벗어나지 못한다.
전문가적 해석과 그림책을 함께보는 친구들을 통해서 전혀다른 지점을 발견하는 색다른 해석의 즐거움. 책을 통해 또 느꼈다.
Picture books for adults: 그림책테라피가 뭐길래?
몇 년 전, 파주도서관에서 '그림책테라피'의 설립자인 #오카다다쓰노부 저자를 만났다.
그때 일본 #에혼테라피스트협회 를 알게 되었고, #그림책테라피가뭐길래 (나는별, 2018)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건축가였던 저자는 자신들의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다 그림책테라피 프로그램을 고안했다고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진행되는 그림책테라피 교육과 그 과정을 교육중인 테라피스트이 권하는 그림책을 소개하고 있어
정보로 의미있어 보인다.
신인문학상
제12회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 발표
당전작: 김이숲 '관객'
진짜 오랜만에 읽었던 단편소설이다.
가독성이 좋았다. 화자인 '누리'를 쫓으며, 문제를 인지 하지 못하는 유년기에서 예민한 청소년기를 지나 문제를 정면으로 대응하는 청년기까지를 엮어내는 의도가 분명해서 읽는 동안 호기심이 생겼다. '가난의 내음'이란 말에서 #기생충 을 연상하기도 했고, '부자의 내음'이라는 말이 없는 것은 왜 인지? 생각도 해보았다.
젊은 작가의 폐기도 느껴졌다. 예전은 <별산동 프로젝트>라는 가난한 달동네 사람들을 촬영하는 다큐를 통해 성장하는 동안 겪는 우울함으로 현실에 적응했다면 '김이숲 <관객>'은 좀 달랐다. 제목에서 보여주듯 자신의 삶을 '누리'는 제3자들의 반응으로 가난을 촬영한 '테라장'의 모순이나 고민, 프로젝트를 통해 가난을 현실적으로 겪는 자들에 대한 태도 등을 좀더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싶어한다.
시선의 변화가 마음에 든다. 늘 피사체를 작업의 대상자로 보는 당사자들의 태도에 대한 연구는 사실 아무도 하지 않거나 피사체 당사자들은 그럴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소설을 통해 입장차를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 같아 살짝 통쾌감을 느꼈다고 할까? 독자로 하여금 입장에 대한 고민을 끌어내는 작가의 의식이 소설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아쉽다면, 심사평 처럼 지면의 한계 때문일까? 테라장의 메일의 내용이 무엇일까.. 너무 궁금했다. 누리는 테라장의 메일을 어떻게 해석할지????? 후속편이 궁금하네 ㅋㅋㅋ
자음과 모음에서는 기성작가는 물론 신인작가 발굴하는데 노력하는 것 같다.
문학 작품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 대한 견해를 특집으로 구성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 같다. 다양한 매체가 일상화된 시대에 소설이나 시를 읽는다는 것. 인쇄된 글을 읽는 것은 참 쉽지 않고, 그것을 권하기도 쉽지 않다.
출판시장도 현재 만만하지 않다는 소식을 계속 듣는다. 이 와중에 시와 소설을 말하고, 비평을 쓰고, 그림책이라는 대중적이면서 대중적이지 않은 영역을 여름호 지면에 과하게 기록한 태도. <자음과 모음>에 독자로 뜨거운 지지를 보낸다. ㅎㅎㅎㅎ
편집자의 글을 옮기며,
<자음과 모음, 2022 여름호> 의 서평을 마무리한다.
덕분에 나도 그림책을 펼치면 만끽했던 묘한 해방감의 근원을 발견한 기쁨의 감사를 전한다.
해방은 홀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무위로 있어서는 결코 누릴 수 없는 자유이기도 하다. 잡지를 만들면서 좋은 시와 소설과 비평을 싣고 읽는 일뿐만 아니라, 이 글들이 '무엇으로부터' '어떻게' 생겨났는가를 질문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했다.
잡지에 싣는 글 바깥에서 무엇이, 어떻게, 왜 일어나고 있는가를 묻고 답하는 자리를 통해서 문학이 문학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랐다. 해방이라는 단어를 구체적으로 떠올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자주 관계와 공존, 함께하는 일의 의미를 논의했고 현실적으로 문학 외적인 작업이라 칭해지는 지점들에서 그것을 확인하려는 일련의 기회을 꾸려왔다.
그런 과정에서 몇 계절 전부터 잡지를 기획하는 우리의 관심 가운데 '그림책'이 있었다. 그림과 글이 동등하게,때로는 그림이 글을, 글이 그림을 대신하기도 하면서 시각과 언어라는 장르를 허무는 모험을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시도하는 예술로서의 그림책을 누군가와 함께 들여다보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그림책을 여닫을 때마다
만끽하게 되는 이유 모를 묘한 해방감의 근원을 모두와 공유하고 싶었다.
자음과 모음, 김나영, 해방에 대하여 4쪽~1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