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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 마음이 외로운 당신을 위한 따뜻한 위로
A.G 로엠메르스 지음, 김경집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11년 11월
평점 :
절판
어린 시절 처음 접했던 ‘어린왕자’ 이야기를 성인이 되어 다시 접했을 때 느낌은 남달랐다. 어린 시절 동심을 되찾아주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한 재발견이자 현재의 삶과 더불어 남은 삶에 대한 잃어버린 방향을 찾아준 기분이 들었다. 감동적인 책은 여러 번 읽더라도 읽었던 나이와 시간에 따라 매번 다른 느낌과 깨우침을 전해준다는 말이 틀림없음을 느끼게 해준 책이기도 하다. 그렇게 몇 달 전 다시 읽었던 어린왕자의 감동이 메마르기도 전에 생각지도 않았던 후속편이 나왔음을 알았다. 이 책을 통해서 ‘이후 어린왕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무엇을 하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은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해결되었다.
어린왕자는 처음 지구에 왔을 때 만났던 소중한 친구에게 받은 상자 속 양을 간직한 채 자신의 별로 돌아갔다. 하지만, 자신의 별에 있던 잡초에게 애초에 상자 속에는 양이 없었고, 친구가 어린왕자를 이용했다는 말을 듣게 된다. 그렇게 잡초에게 현실적인 관점과 지식을 배워갈수록 의심이 생겨났고 마음에 상처를 받게 된다. 결국, 어린왕자는 친구에게 왜 그랬는지 답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고 잡초의 간절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구로 여행을 오게 된다.
그렇게 지구로 찾아온 어린왕자는 외딴 고속도로 한 모퉁이에 망토를 이불삼아 누워 있었고 차를 몰고 가던 주인공에게 발견되어진다. 어린왕자와의 우연한 만남은 자연스럽게 동행으로 이어졌고, 어린왕자와 주인공은 대화를 통해서 수많은 질문과 답을 주고받는다. 여행 사이사이에 마주치게 되는 사건에서 어린왕자는 대화 속의 가르침들을 순수함과 사랑으로 실천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고, 말뿐이었던 주인공에게도 감동과 실천의 깨우침을 안겨준다. 주인공은 어린왕자와의 여행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언제쯤 어떻게 끝나게 될지 모르는 이 여행의 끝을 아쉬워하게 된다.
과연 어린왕자는 옛 친구를 만나게 될 수 있을까? 자신이 찾고 있는 답을 얻을 수 있을까?
어린왕자는 조금 더 나이를 먹어 10대 소년으로 성장했다. 이제 어른이 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할 정도로 조금 더 진지해졌고, 의심이라는 감정에 흔들리기도 했다. 어린왕자의 실망과 슬픔, 의심에 대한 질문에 주인공은 진지하고 현명하게 조언하기도 하고 때로는 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순수한 영혼의 어린왕자가 깨달음의 과정을 거쳐 현실에서 사랑을 실천해나가는 모습은 주인공에게도 그리고 독자들에게 감동을 넘어 선물로 다가온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독자들은 다양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되짚어보며, 이제는 말보다 실천을 할 때임을, 그것이 더 소중하고 진정한 가치를 발휘하는 것임을 일깨운다.
이 책은 ‘나’라는 화자의 주인공이 어린왕자와의 짧은 여행을 독자인 우리에게 마치 친구처럼 이야기해주고 있다. 이전 어린왕자의 간결하고 은유적이면서 아름답기까지 한 표현의 전개방식과는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직설적인 조언과 일상적인 상황을 통한 표현은 독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올 수도 있고 때로는 좀 더 어렵게 다가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 편의 어린왕자를 읽으면서 관계라는 삶의 측면을 고찰하고 그 안에서 사랑과 배려의 깨달음을 얻었다면,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다시금 사랑과 행복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고 어린왕자를 찾는 것을 보면 삶을 올바르게 살겠다는 순수한 의지가 아직은 남아있다는 것이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행복으로 포장한 욕망에 찌들어 다양한 생각과 고민에 묻혀 살아가다 보니 이 책 역시 여러 번 더 곱씹어 읽어야겠다. 긍정적인 삶의 변화를 갈망한다면 다시 돌아온 어린왕자와의 짧은 여행에 동승해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