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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 개정판
스펜서 존슨 지음, 형선호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인 스펜서 존슨의 책 중 처음 접했던 책은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였다. 창피한 이유이지만, 그 당시 이 책을 선택한 것은 단순히 책이 얇았기 때문이다. 시간 때우기용으로 우연히 선택한 책이었지만, 무척 인상적인 우화로 기억에 남았다. 덕분에 변화와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삶을 살아가는 마음가짐을 다잡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두 번째로 접한 저자의 책은 ‘선물’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수년 전이다. 이 책 역시 짧은 이야기라 부담 없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책을 읽은 후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지만, 이를 통해 얻은 교훈은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 순간 흐릿해져갔다. 아마도 지금이 나에게 다시금 선물이 필요할 때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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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 이야기는 지혜로운 노인과 소년의 이야기다. 이 이야기 속에서는 노인의 지혜를 통해 소년이 성인이 되어 성찰해가는 과정을 담았고, 이들의 이야기는 소년이 그랬듯이 책 속의 현실인 빌과 리즈의 삶을 변화시킨다.
언제부턴가 리즈는 직원은 줄었는데 업무량이 늘어나면서 직장생활의 어려움에 빠졌다. 덕분에 삶은 더 힘겨워졌고 인생은 즐겁지 않았다. 그녀에게는 뭔가 삶을 변화시킬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녀는 성공을 거둔 전 직장동료인 빌에게 조언을 얻기 위해 만남을 요청하고 그로부터 소중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빌의 성공에 원동력이었던 그 이야기는 지혜로운 노인과 소년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된다.
소년과 지혜로운 노인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즐거워했다. 소년은 노인의 이야기를 귀담아들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에 대해 배우게 된다. 하지만, 노인은 선물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알려줄 수 없었다. 그 선물은 그 어떤 사람도 대신해서 찾아줄 수 없고 스스로 찾아내야하기 때문이다.
소년은 십대를 지나 청년으로 성장하는 동안에도 선물을 찾기 위해서 노력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지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근처 회사에 입사하여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후 자신이 불행해져버렸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에게 돌아와야 할 승진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겼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화가 났고, 삶의 모든 것들이 잘 풀리지 않고 있음을 알았다. 점점 더 삶이 불안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에 겨워 절망하고 있을 때 어린 시절 노인과 이야기 나눈 ‘소중한 선물’이 떠올랐다. 어느 새 소년에서 성인이 된 그는 오랜만에 노인을 찾아가 조언을 구한다. 노인은 그와의 즐거운 대화 속에서 깨달음으로 이끌 수 있는 조언을 전했고, 이후 그가 방황하고 찾아올 때마다 ‘소중한 선물’을 찾을 수 있도록 지혜로운 길로 안내한다.
소년의 친구이자 멘토였던 노인은 자신의 인생 지혜를 소년의 성장을 통해서 깊이 있게 배우고 깨우칠 수 있도록 지혜롭게 이끌었다. 이를 통해 소년은 성인이 되어 삶의 본질적인 깨달음인 현재의 소중한 가치와 더불어 과거와 미래에 대한 소중한 마음가짐도 배우게 된다. 덕분에 주인공은 이 세 가지 가치의 균형을 통해 자신의 삶을 풍요롭고 가치 있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 그는 노인이 죽은 후에 상실감에 잠시 방황했지만, 노인의 삶으로부터 소명의 가치를 깨닫는다. 그는 노인에게 받은 가르침을 자신 역시 주변에 전함으로써 자신만의 소명을 이루며 살아갈 수 있었다.
리즈는 빌에게 들은 이야기를 메모했고 이를 바탕으로 삶에 적용해갔다. 덕분에 그녀의 불안한 삶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그녀 역시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하며 그들의 삶도 변화시켰다.
고통이란 현재 상태와 우리가 바라는 상태의 차이일 따름일세. 다른 모든 것들처럼 현재의 고통 역시 계속해서 변하지. 그저 왔다가 갈 뿐이야. 완전히 현재 속에 사는데도 고통을 느끼고, 그리고 그 때문에 좌절한다면, 그때는 무엇이 옳은지부터 생각해보고 그에 따라 행동하면 될걸세.
중요한 건 고통스런 상황을 겪을 때 그걸 피하려고 자꾸 다른 생각을 하지 말고 그 고통에서 배움을 얻도록 노력하는 것이라네. [p52~53]
인간관계에서는 상대방의 모든 것에 관심을 쏟아야하네. 사람들의 ‘좋은’점과 ‘나쁜’점을 알게 되면, 그들에게 실망하는 것이 아니라 장차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잘 다룰 수 있지. [P55]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에 집중하라.
바로 지금 올바른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
바로 지금 중요한 것에 관심을 쏟아라. [P56]
과거에서 배움을 얻지 못하면 과거를 보내기는 쉽지 않다.
배움을 얻고 과거를 보내는 순간 우리의 현재는 더 나아진다. [P65]
현재를 살면서 불평하거나 성공적이지 않다고 느낄 때는 언제든 바로 그때 우리는 과거에서 배우거나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과거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나는 그것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이제 나는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는가? [P71]
우리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은 무엇인가?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우리의 계획은 무엇인가?
그렇게 하기 위해 오늘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P83]
성공은 우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고귀한 목표들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다.
성공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우리는 모두 스스로 정의한다. [P102]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은 바로 현재의 순간인 바로 지금이다.
현재를 가치 있게 살기 위한 균형 --> 현재 속에서 살기, 과거에서 배우기, 미래를 계획하기
자신의 삶에 소명이 있을 때 그 모든 것은 의미를 가진다.
수년이 흘러 개정판으로 우연히 다시 읽게 된 ‘선물’은 어쩌면 지금 이 순간 나에게 가장 중요한 깨달음을 되돌려주려 했는지 모르겠다. 매 순간 머리 안을 떠돌아다니는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과 고민 때문에 정작 현재의 소중한 가치를 잊고 있음을 다시금 깨우쳐줬으니 말이다. 그리고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 있던 과거와 미래에 대한 마음가짐도 되돌려 세울 수 있었고, 소명 찾기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책의 가르침을 이전처럼 잊지 않고 머리가 아닌 내 가슴속에 각인해두기 위해서 두세 번 더 읽었다.
저자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짧은 이야기로 구성했음에도 그 안에 녹아들어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해지는 그의 스토리 구성력과 통찰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선물’ 역시 ‘현재’라는 의미의 ‘Present’라는 단어에 ‘선물’이라는 의미를 함께 둔 조상들의 지혜를 저자의 통찰이 담긴 가상의 스토리를 통해서 간결하지만 깊이 있게 풀어냈으니 말이다. 덕분에 나를 비롯하여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되돌아보고 깨달음으로써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우화 형식의 짧은 이야기라는 특성 역시 독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많은 책이다.
살다보면 누구나 어려움 앞에서 좌절하거나 타성에 젖은 삶 속에서 열정을 잃고 방황할 수 있다. 때로는 과거의 실패와 미래의 불안으로 인해 현재를 우울하게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삶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삶 속에서도 극복해가는 길이 있고 막연하고 지루한 삶 속에서도 행복의 길이 있다. 자신이 지금 삶 속에서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서 본질적인 삶의 방향을 찾길 권한다. 이 책은 다소 직장인에게 초점이 맞춰줘 있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삶의 본질적인 깨달음이 담겨 있기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한번은 일독해보기를 추천한다. 이 책을 통해 각자의 삶의 위치에서 자신만의 선물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