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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인 호아킴 데 포사다의 책은 몇 년 전에 우연히 접했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작인 ‘바보 빅터’에 이르기까지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인상 깊은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이론과 지침 위주의 다소 딱딱한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던 나에게 동화식 구성의 스토리텔링 자기계발서는 깨닫는 여유를 선사했다. 덕분에 지루함 없이 쉽게 읽고 이해하면서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그런 면에서 자연스러운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임팩트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며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떠올리게 하는 깨달음의 시간으로 안내했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뮤지션 울랄라세션의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북 CD는 이야기를 좀 더 감성적으로 접하면서 메시지를 각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제목에서 조금은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이야기는 열정과 소명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일깨우는 이야기다. 최근작인 ‘바보 빅터’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가치를 이번 책에서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진 올리버라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서 그려간다.
올리버는 7살 때 자전거를 타고 부모님 심부름을 나갔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한쪽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된다. 이후 고등학생인 17살이 되도록 장애에 대한 마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고 친구조차 없었다. 이런 올리버는 아버지의 가게에서 일하게 된 인디언 혈통의 필란 존에 의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올리버가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필란은 올리버도 모르게 뒤에서 돕는다.
올리버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첫사랑인 친구 줄리엣과 오웬 선생님의 도움으로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덕분에 교회의 합창대회에 출전하게 되지만, 아쉽게 팀이 중간에 탈락하게 되면서 한 때의 추억이 되어버린다. 모처럼 열정적이었던 올리버의 마음도 다시 이전처럼 되돌아가고 의욕을 잃은 무료한 대학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올리버는 필란과 함께 배달을 도우려고 모교에 방문했다가 음악실에서 오웬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오웬 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올리버에게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송 페스티벌 팸플릿을 보이며 참가하기를 권유한다. 그 대회는 전국에서 6만 명이 넘게 참여하는 큰 대회였다. 올리버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오웬 선생님과 필란, 부모님의 조언을 통해서 용기를 내어 대회에 참여한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과연 올리버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끓게 할 100℃를 위해 99℃를 채울 나머지 1℃를 찾아낼 수 있을까?
99℃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1℃가 보태져 100℃가 되어야 물은 끓기 시작한다. 우리의 삶 역시 99℃에서 포기하느냐 도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우리가 겪는 고난과 역경, 상처 역시 99℃의 과정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이 나머지 1℃가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1℃를 바라보지 못하고 좌절하고 포기한다. 현재의 열악한 상황에 매몰되거나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절망에 다가가기도 한다. 자신의 내면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외부의 상황에만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위험과 결핍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기회를 바라볼 수 없다. 자신의 부족함에만 집착한다면 눈앞에 있는 자신의 강점은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스스로의 소명을 발견해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1℃를 보태어 열정적으로 불타오를 수 있다.
올리버 역시 장애에 대한 절망감과 콤플렉스로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있었다.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보다는 오히려 절망의 그늘로 숨어들었다. 이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알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다행히 주변의 지인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에도 눈을 뜨고, 자신의 정체성도 찾아가게 된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올리버는 숨겨진 마지막 1℃를 찾아내어 100℃로 끓어오를 수 있었다. 비로소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던 것이다.
올리버처럼 주변에 고마운 지인들이 있다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올리버처럼 멘토와 같은 지인과 스승, 친구들이 없더라도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며 도전해가야 한다. 물론, 현실의 장벽에 좌절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올리버가 그랬듯이 마음의 그늘에 숨어들기 쉽다.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올리버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족쇄가 되어버린 감정의 원인을 일깨우게 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동기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한 여정에 간접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 내지 외부적 환경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올리버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참모습을 일깨우기 위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