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 콘서트 - 급변하는 세상을 꿰뚫어보는 힘
최재천 외 지음 / 엘도라도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술 혁신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창조적 가치 창출을 위한 새로운 대안으로 2012년 4월에 기술인문융합창작소를 설립했다. 이 책은 이러한 기술인문융합창작소가 주최한 강연콘서트인 ‘창의융합 콘서트’를 재구성한 책이다. ‘창의융합 콘서트’는 하나의 주제를 두고 기술 분야와 인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연사로 나서서 각자의 입장을 이야기하며 지식을 공유하는 공감과 소통의 장이다. 이를 통해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위한 접점을 찾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창의융합 콘서트’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구어체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에 실제로 내용에 몰입하다보면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 강연을 듣고 있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하기 때문에 실질적인 쌍방향 소통은 불가하다. 하지만 책의 강점을 충분히 살려 강연 시에 부족했던 설명을 보완했고 사소한 오류도 바로 잡았으며 흥미롭게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하여 구성했다.

 

과거에는 전문성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도 발전의 시너지가 되었기에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세상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시간이 갈수록 변화의 흐름은 점점 더 빨라지고 복잡해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문성을 앞세운 기술 혁신으로도 경제적 성장을 보장할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의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 기술과 인문의 융합이다. 최근에 다양한 분야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통섭도 같은 흐름이다. 실제로 최근 다양한 분야의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인문적 감성과 창의성이 비즈니스 성공에 필수요소로 자리 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인문적 감성과 창의성을 어떻게 기술 개발과 비즈니스에 접목해야할지 알아야 한다. 아무리 시대의 화두라고 해도 방향과 방법을 모른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위한 방향과 방법론적인 면을 다양한 분야를 통해서 통찰해갔다. 과학, IT, 게임, 디자인, 영화, 교육 등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대표적 융합인재로 손꼽히는 12인의 전문가들이 급변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융합의 접점을 찾아내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단순히 이론적이고 미래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도 모색했다.

 

융합에 관해 기존에 익숙했던 광고들과 영화들, 게임들을 바탕으로 이해하기 쉽게 풀어간 점도 개인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더불어 의외로 지루할 것 같은 경제학이나 마케팅 관련 이야기들도 통섭의 개념으로 일상에서부터 접근하여 풀어감으로써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기술과 인문은 마치 별개의 것처럼 여기며 살아왔다. 이 때문에 융합의 필요성을 인식해도 늘 ‘어떻게’라는 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이제는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융합적 관점에 익숙해져야한다.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을 높이는 것도 가장 쉽고 좋은 방법일 것이다. 때로는 영화나 공연, 자연학습 등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배워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다양한 경험과 시도를 통해서 창의성을 키우며 융합적 관점에 익숙해진다면 기술과 인문의 융합을 활용하여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는 통찰력도 늘어날 것이다.
그동안 융합과 통섭에 관심은 있었지만, 익숙하지 않아서 외면하고 있었다면 지금이라도 이 책을 통해서 세상의 변화의 흐름을 통찰하고 다양한 융합 이야기를 통해서 그 과정을 이해하기를 권한다. 이를 통해 창의적인 변화를 위한 한 발을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문力사전 - 세상을 읽는 힘
김동주 지음 / 종합출판(미디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사전 중에서 과연 지루하지 않은 책이 있을까? 적어도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 사전이라고 하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책이 있다.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사실과 진리로 정의한 단어들을 현실적 경험과 부조리를 바탕으로 비판적으로 재해석하여 정의했다. ‘ㄱ’부터 ‘ㅎ’까지 단어를 정리하여 사전식으로 구성하였고, 각 단어들의 의미마다 독설이나 해학이 존재하며 위트와 명언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현실의 본질적인 면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단어들의 의미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학술적 의미보다 경험적, 감상적 의미가 우선한다고 할 수 있다. 덕분에 색다른 언어적 사고와 사유를 즐길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줌으로써 언어적 유희를 즐기면서 새로운 통찰도 안겨줄 수 있다.

 

계약서(contract) 사회적 빈약자를 묶어 놓기 위한 족쇄. 별 것 아닌 조항은 큰 글씨로, 사기성 조항은 작은 글씨로 써놓은 문서

 

단두대(guillotine) 확실한 비듬제거 장치. 인류가 수천 년 동안 생명의 신성함을 역설한 후 만들어낸 기구 [화자미상]

 

명작(masterpiece) 재미는 없지만 남들이 호평하므로 잘된 것 같은 작품. 저자/작가가 죽을 고생으로 만들고 죽은 후에 빛을 보는 작품. [고전문학 명작] 누구나 찬양하지만 읽지 않는 책 [화자미상]

 

배반/배신(betrayal) 접시에 담긴 음식을 다 먹어치운 후, 그 빈 접시를 대하는 감정 [A. bierce] 성공을 위한 필수덕목 중의 하나(참고 : 세상천지에 배반 없이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없다. [J. Renoir]) 관련예문->배신은 진실을 쳐버리는 행위? 천만에! 해당 진실에 대한 견해가 달라 배척하는 행동일 뿐이다. [화자미상]

 

이 책은 사전식 구성이다 보니 굳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펼쳐서 읽어도 괜찮은 책이다. 삶을 풍자와 해학을 통해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독특하고 기발하면서 흥미로운 책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속으로만 생각했던 것들을 글로 정리해놓은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이 책에 담긴 의미와 같은 경험과 생각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나 역시 했던 것들이고 때로는 어제와 오늘도 경험했던 일이기도 하다. 더욱이 쉬운 문장을 통해서 명쾌하면서도 날카롭고 적나라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지루함 없이 공감적인 면을 이끌어내기도 한다.
이 책은 무언가 배우거나 찾고자 하는 마음으로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이다. 그냥 부담 없이 가볍게 읽으면서 삶의 또 다른 면을 통찰해가면 된다. 이렇게 읽어가다 보면 어떤 의미들에서는 나도 모르게 가벼운 미소를 짓게 만들기도 하고 속 시원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이 책은 심각하고 진지하게 읽지 않을 때 더 좋은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으로 단어들의 의미가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성향을 갖고 있다 보니 어린 학생들에게 추천하기에는 어려운 책이다. 비판적인 사고를 갖는다는 것이 좋은 면도 있지만, 이 책의 의미는 스스로의 삶의 경험을 통해서 삶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라는 양면성을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 때 올바르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인 짧은 소견으로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저자인 호아킴 데 포사다의 책은 몇 년 전에 우연히 접했던 ‘마시멜로 이야기’를 시작으로 최근작인 ‘바보 빅터’에 이르기까지 따뜻하고 잔잔하면서도 인상 깊은 기억으로 자리 잡았다. 이론과 지침 위주의 다소 딱딱한 자기계발서 위주로 읽던 나에게 동화식 구성의 스토리텔링 자기계발서는 깨닫는 여유를 선사했다. 덕분에 지루함 없이 쉽게 읽고 이해하면서도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이 책 역시 그런 면에서 자연스러운 기대감을 충족시켰다. 임팩트가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그동안의 삶을 되돌아보며 잊고 있었던 소중한 가치들을 떠올리게 하는 깨달음의 시간으로 안내했다. 부록으로 제공되는 뮤지션 울랄라세션의 목소리로 녹음된 오디오북 CD는 이야기를 좀 더 감성적으로 접하면서 메시지를 각인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책의 제목에서 조금은 유추할 수 있듯이 이번 이야기는 열정과 소명을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일깨우는 이야기다. 최근작인 ‘바보 빅터’에서도 느낄 수 있었던 소중한 가치를 이번 책에서는 교통사고로 장애를 가진 올리버라는 아이의 성장 과정을 통해서 그려간다.
올리버는 7살 때 자전거를 타고 부모님 심부름을 나갔다가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한쪽 다리에 장애를 갖게 된다. 이후 고등학생인 17살이 되도록 장애에 대한 마음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도 자연스럽게 왕따가 되었고 친구조차 없었다. 이런 올리버는 아버지의 가게에서 일하게 된 인디언 혈통의 필란 존에 의해서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한다. 올리버가 온전히 자신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필란은 올리버도 모르게 뒤에서 돕는다.
올리버는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고 첫사랑인 친구 줄리엣과 오웬 선생님의 도움으로 노래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덕분에 교회의 합창대회에 출전하게 되지만, 아쉽게 팀이 중간에 탈락하게 되면서 한 때의 추억이 되어버린다. 모처럼 열정적이었던 올리버의 마음도 다시 이전처럼 되돌아가고 의욕을 잃은 무료한 대학생활을 하게 된다.
어느 날 올리버는 필란과 함께 배달을 도우려고 모교에 방문했다가 음악실에서 오웬 선생님을 만나게 된다. 오웬 선생님은 기다렸다는 듯이 올리버에게 아메리칸 유니버시티 송 페스티벌 팸플릿을 보이며 참가하기를 권유한다. 그 대회는 전국에서 6만 명이 넘게 참여하는 큰 대회였다. 올리버는 처음에는 거절했지만, 오웬 선생님과 필란, 부모님의 조언을 통해서 용기를 내어 대회에 참여한다.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기 위한 도전을 시작한 것이다. 과연 올리버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끓게 할 100℃를 위해 99℃를 채울 나머지 1℃를 찾아낼 수 있을까?

 

99℃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1℃가 보태져 100℃가 되어야 물은 끓기 시작한다. 우리의 삶 역시 99℃에서 포기하느냐 도전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우리가 겪는 고난과 역경, 상처 역시 99℃의 과정이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이 나머지 1℃가 되어줄 수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1℃를 바라보지 못하고 좌절하고 포기한다. 현재의 열악한 상황에 매몰되거나 남과 자신을 비교하며 스스로 절망에 다가가기도 한다. 자신의 내면을 올바로 바라보지 못하고 외부의 상황에만 집착을 하게 되는 것이다. 위험과 결핍에만 집중하면 오히려 기회를 바라볼 수 없다. 자신의 부족함에만 집착한다면 눈앞에 있는 자신의 강점은 보이지 않는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스스로의 소명을 발견해가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1℃를 보태어 열정적으로 불타오를 수 있다.
올리버 역시 장애에 대한 절망감과 콤플렉스로 삶에 대한 의욕을 잃고 있었다.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노력보다는 오히려 절망의 그늘로 숨어들었다. 이 때문에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알아차리기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해서 알려고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다행히 주변의 지인들과 친구들의 도움을 통해서 자신의 재능에도 눈을 뜨고, 자신의 정체성도 찾아가게 된다. 덕분에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과정 속에서 올리버는 숨겨진 마지막 1℃를 찾아내어 100℃로 끓어오를 수 있었다. 비로소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던 것이다.


올리버처럼 주변에 고마운 지인들이 있다면 좋겠지만, 누구나 그렇지는 않다. 저자는 올리버처럼 멘토와 같은 지인과 스승, 친구들이 없더라도 좌절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봄으로써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며 도전해가야 한다. 물론, 현실의 장벽에 좌절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올리버가 그랬듯이 마음의 그늘에 숨어들기 쉽다. 쉽게 이겨낼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극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올리버의 성장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마음의 족쇄가 되어버린 감정의 원인을 일깨우게 되고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동기를 부여하게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참모습을 찾기 위한 여정에 간접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외형적인 모습 내지 외부적 환경 때문에 자신감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면 올리버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신의 참모습을 일깨우기 위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보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시작하는 여행 스케치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
오은정 지음 / 안그라픽스 / 201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같은 여행을 다녀와도 멋진 사진을 남겨오는 사람도 있고, 때로는 자신만의 멋진 스케치를 남겨오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 중에서 어느 쪽에도 속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던 젊은 시절 열정은 어느 새 사그라지고 사진으로 대체하기로 마음먹고 장만한 디지털 카메라도 지금은 애물단지로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아버렸다. 언제부터인가 나름 일 때문에 바쁘다고 합리화해버린 덕분에 삶은 더 무료해져간다. 이제는 그 좋아하던 여행도 남의 일이 되어버렸고, 여행을 가려면 뭔가 계획을 해야 하고 챙겨 가야할 것들이 많은 또 하나의 일로 치부하는 버릇도 생겼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여행을 사랑하고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아이러니하지만, 사실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나와 같은 아이러니한 일상에 빠져 살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 내가 잊고 있었던 두 가지를 다시 얻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삶과 추억을 그림으로 담고 싶었던 스케치에 대한 욕구를 채우고, 여유가 되면 멋진 여행을 가야겠다는 막연함이 아닌 시간과 돈에 의존하지 않는 여행 자체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인 여행의 길을 배우고 싶었다. 늘 원하기만 했을 뿐, 그동안 실천하지 못하고 경험하지 못한 것은 물질적인 부족함이 아닌 마음의 부족함이 아니었을까? 이 책이 그 마음의 부족함을 조금씩 채워주기 시작했다.

 

이 책은 여행과 삶에 대한 깨달음과 함께 다양한 여행 스케치와 방법들이 ‘발견, 자연, 나.너’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통해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7년 가까이 국내외를 여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을 통한 깨달음을 따뜻하고 통찰력 있는 사유들을 통해서 풍부하게 그려냈다. 그리고 여행 스케치가 전문가의 영역이 아니라 누구나 도전하여 자신만의 추억과 느낌을 담은 스케치를 그려낼 수 있음을 설명한다. 전문가들의 복잡한 기법이나 갖춰진 도구들이 아닌 일상에서 구하기 쉬운 펜이나 연필, 샤프나 마커를 활용하여 편지지나 봉투, 작은 메모지나 노트 등에 쉬운 기법을 통해서 누구나 멋진 스케치에 도전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때문에 잘 그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벗고 자신 안의 자유로움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이끈다. 쉬운 스케치 기법 이외에도 어떻게 바라보고 관찰하며 담아내야하는지도 여행 상황과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
한편으로 이 책은 스케치에 대한 전문 드로잉 기법을 위주로 한 책은 아니다. 여행과 스케치라는 소재를 통해서 저자의 여행에 대한 철학적 통찰과 스케치에 대한 활용이 조화롭게 녹아든 책이다. 덕분에 여행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사유들, 그 여행에서 담은 스케치들을 읽고 보는 재미가 더 인상적이었고, 때로는 공감과 함께 향수를 불러오기도 했다. 더불어 준비되지 않은 여행, 혼자 떠나는 여행, 시간과 이동의 가치, 여행에서 얻은 작은 행복과 인연에 대한 다양한 여행 이야기들과 팁들을 통해서 현실적인 여행을 도전할 수 있는 자신감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드로잉뿐만 아니라 여행에 대한 현실적인 도전과 출발점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그동안 현실의 벽 앞에서 여행에 대한 막연한 로망만 가지고 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을 찾기 위한 진정한 여행에 대한 길잡이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 담긴 저자의 여행 경험에서 나오는 이야기와 삶의 통찰이 담긴 사유들, 그리고 일상의 작은 도구와 준비만으로도 담을 수 있는 스케치들과 활용법들은 한 때 나에게 존재했었던 여행과 그 여정을 스케치하고 싶었던 열정에 작을 희망의 불씨를 지폈다. 돈과 시간, 특별한 기술이 있어야만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여행과 스케치라는 공간에 다시금 나 자신을 던져 넣을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이제 핑계로 가득한 답답한 일상에서 벗어나 기지개를 펴고 나 자신을 자유와 설렘으로 채우고 싶다. 그 안에서 그동안 잃어버렸던 삶의 소중한 가치와 바닥을 보이던 열정과 창의력을 충전 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져본다. 저자가 그러했듯이 나 역시 진정한 여행을 통해서 깨닫고 느끼며 한 단계 더 성숙한 내가 되어갈 수 있는 기회를 온전히 누려갈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여행스케치에 도전하여 그 느낌을 풍부하게 간직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스터리의 법칙 - 내 안에 숨겨진 최대치의 힘을 찾는 법
로버트 그린 지음, 이수경 옮김 / 살림 / 201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로버트 그린의 전작들이 그렇듯이 이 책 역시 소설이 아닌 자기계발서로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페이지를 자랑한다. 비록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이지만, 그의 전작들이 그랬듯이 이 책 역시 술술 읽히는 저자만의 필력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 이번 책에서는 한 분야의 10년 이상의 경력자라면 고수의 경지에 올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 이 능력을 어떻게 발굴하고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한 마음가짐과 전략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차에 그 장에서 다루는 내용들에 대한 간략한 개요가 설명되어 있다. 보이지 않는 내면의 힘을 파악하여 인생의 과업을 발견하는 과정, 수련의 세 단계를 통해 마스터리를 끌어내는 이상적인 수련 방식, 스승을 활용하는 방법, 미련한 바보들의 방해와 계략을 헤쳐나가는 기술, 창의성 근육을 단련하는 방법, 직관과 이성의 결합을 통한 고차원적 지성인 마스터리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 등 다양한 위인들과 거장들의 사례를 통해 세밀하게 분석하여 마스터리에 이르는 핵심 법칙과 다양한 전략들을 공유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마스터리는 놀라운 집중력을 통해서 대상이나 상황에 집중하여 진정한 핵심을 꿰뚫게 하는 힘이자 그러한 정신 상태를 일컫는다. 이러한 정신은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에 눈을 뜨게 하고 영감과 창의성을 샘솟게 만든다. 아마도 자신의 일에 몰두했던 사람이라면 이런 경험을 적어도 한 번 이상은 해봤을 것이다. 나 역시도 맡은 업무가 마감일에 쫓기게 되거나 저절로 몰두하게 되는 즐거운 일을 맡았을 때, 때로는 생각지도 못한 위기에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덕분에 초집중 상태에 돌입하여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일들을 짧은 시간에 수월하게 해내기도 했다. 하지만,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이러한 힘과 놀라운 창의성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만다. 다시 이전의 낮은 집중력과 분산된 정신 상태로 되돌아간다. 마치 슈퍼맨이 되었다가 다시 인간으로 변화된 기분이라고나 할까?

저자는 마스터리라고 명명한 이러한 힘은 주변세계와 타인들, 그리고 자신을 온전히 장악하며 자유자재로 다스리는 힘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힘을 특정한 순간에만 잠시 경험하지만,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은 이 힘을 삶을 움직이는 중심축이자 세계를 바라보는 창문으로써 자유롭게 활용한다. 그들처럼 마스터리에 이르기까지는 모종의 단계가 존재하는데 이 단계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평범한 사람들이 거장과 같은 마스터리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 어떤 것들에 초점을 맞추고 수련을 해나가야할지, 어떤 자원을 활용해가야 할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풀어냈다. 더불어 자신이 잘하는 것만 집중하고 혁신과 변화를 꺼려한다면 오히려 성장을 방해하는 정체를 가져올 수 있음을 인식하고 그에 대한 저항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저항연습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동기도 부여한다. 

 

개인적으로 로버트 그린의 ‘전쟁의 기술, 권력의 법칙, 유혹의 기술’까지 모두 소장하고 읽었기에 이번 책에 대한 기대감도 자연스러웠다. 로버트 그린의 저작들을 읽어본 독자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그의 날카로운 필력과 통찰에는 흥미를 넘어 특별한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내용은 인기방송프로의 생활의 달인에서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오랜 시간의 숙련으로 달인의 경지에 올라 능력을 자유자재로 발휘하기 위한 길을 저자의 통찰을 통해서 법칙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으로 누구나 한 분야에 오래 몸담는다면 일반인들에 비해서 고수의 경지에 오를 수는 있겠지만, 그렇다고 누구나 달인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같은 길을 가더라도 방향과 방법을 어떻게 해왔느냐에 따라서 달인에 도달하는 시간은 수년의 차이가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를 위한 전략과 방법, 장해물을 대처하는 요령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10년이라는 시점에 다다른 직장인으로서 더 없이 소중한 통찰을 제공한다. 따라서 이 책에 담긴 통찰은 현재 한 분야에 꾸준히 정진하고 있는 사람들과 직장인들에게는 자신이 쌓아왔던 노력들을 어떤 잠재력으로 드러내고 활용할 수 있을지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련기에 있는 초심자들과 경력자들에게는 마스터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과 함께 마스터리 단계에 도달하기 위한 삶을 숙고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